단양 비경 詩(397) 孝星/金泰達
개나리의 눈웃음도
겨우내 옛친구도 애닯고
망중한도 한 소큼 더 끓일 양
물 탄듯 술 탄듯한 인심도 읽으려
노랗게 물들어 가는 삼도의 경계지인
마늘잎이 파릇한 단양으로 향해 갔다네
소선암과 대잠리 계곡
제비봉 가파른 산길 오르며
비취색 물속에 누운 조약돌은
명경에 내려선 선녀와도 속삭이고
봄바람 연두 실로 휘감는 수양버들의
하늘거리는 애교에 초로와 넋도 잃었다네
쏘가리와 애노는
남한강에 배 띄우고
옥순봉 두향 거문고 소리에
병풍바위 바라보며 소원성취도 빌며
시루섬 바위에 앉은 노송들과 목례하고
40년 지기와 정감도 나누면서 흘러갔다네
청명 한식 지나서
신선봉과 투구봉 지나
두향과 이황의 애절한 사연 들으며
구담봉 금수산 현악봉 따봉바위 올라보고
선상에서 한잔 술 기울이며 영우와 영부인은
지나간 세월 회상하며 깊은 우정도 나누었다네
곤줄박이가 돌아온 봄
새 얼굴에 단장도 해야 하건만
겨우 내 빨간 열매 달고 있던 산수유가
노란 꽃 함께 줄기에 매달고 핀 모습에서
후세에게 몰려 줄 인계인수서로 유서 남기며
발도 내려놓아야 하는 섧은 부둣가도 상기해 보았네
사인암 표석에 박힌
탄로가 시조 한 수 읇으며
우탁이 원망한 빠른 세월도 동감하고
빗재 넘어 방곡마을 도요 터에 들러서는
속절없이 계속되는 생사의 질곡들을 모두
검디 검은 가마 속에 하얗게 불태워 버리고 왔다네
제천 신월동 대보명가의
맛깔스러운 약초가 쟁반에 담겨진
진곡이 차린 과분한 영웅 대접 상만 받고
애틋한 우정도 중앙선 철길에 영원히 매달면서
인품과 지성미 갖춘 선비의 여유와 기풍도 풍기면서
도담삼봉의 풍광도 삼키며 아쉬운 귀향길에 올랐다네.
2011. 4.11
孝星 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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