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과 알고리즘으로 지배하는 인지자본주의의 현재
인공지능은 자본주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공유와 가상까지 사고파는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조감도
ㅇ 사이버네틱스는 어떻게 인공지능을 촉발했는가
ㅇ 빅데이터는 누구에게서 추출하고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가
ㅇ 플랫폼 장치는 우리를 어떻게 인지하고 포획하며 착취하는가
ㅇ 플랫폼 자본주의 속 노동의 현실과 수탈의 형태는 무엇인가
ㅇ 인간의 인지능력과 감정을 이윤으로 흡수하는 인지자본주의, 어떻게 비판할 것인가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어느 쪽이 될지 갑론을박하는 가운데, 정작 논의해야 할 문제는 찬란한 기술진보에 가려진다. 기술이 인류의 삶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의 이면에는 플랫폼 중심의 인터넷 지배구조,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기업들의 착취와 수탈, 이용자의 정보가 데이터로 환원되어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는 현실, 즉 인지자본주의가 놓여 있다. 정보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꾸준히 연구해온 사회학자 백욱인이 플랫폼과 알고리즘에 종속된 우리의 현실을 예리하게 분석하며 내놓은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조건.
인공지능은 생산에서 유통을 거쳐 소비와 여가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을 대하는 틀은 인공지능을 독립된 객체로 설정하는 입장과 인간-기계의 배치로 보는 입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가 인간과 기계의 개별적 관계에 주목한다면, 후자는 인간과 기계의 집합적 배치에 주목한다. 그래서 전자는 기계의 독립적 존재론을 펼치고, 후자는 인간과 기계의 배치 관계에 치중한다.
사이버네틱스는 공학적 사고에 토대를 둔 인간-기계 분리주의에 얽매여 있다. 튜링테스트로 대표되는 기계관은 인간과 같은 능력을 소지하는 기계에 대한 은유로서 인간과 기계를 단순 비교하는 데 그친다. 사이버네틱스는 공학자들이 인간이나 동물의 소통/제어능력에 대응하는 기계를 만드는 데 몰두한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버네틱스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배치와 그 결과, 즉 인간과 기계의 사회적 관계를 파악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