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다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신지요....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네요. 물론 인기팀 몇몇팀의 소식과 이야기가 중심으로 다뤄지는 이 곳 국톡이지만
대구 김재하 단장 사의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어 제가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중간중간 틀린 부분 혹은 저의 군복무로 인해 빠진 부분이 있음을 양지해주십시오, 수정할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셔도 좋아요^^)
2003년 창단된 대구, 그동안 단장(대표이사)으로 3명(상공회의소장인 이인중씨는 제외,실제 단장직을 수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음)의 인물이 거쳐갔으며, 그 4번째로 2011년 1월 前삼성라이온즈 단장으로 있다가
은퇴했던 김재하씨를 선임합니다.
화려했던 전임 단장들의 업적을 살펴보자면, 그 시작은 시 와의 연줄로 인한 낙하산 인사 혹은, 전문경영인 모집등의 방법을 통한 선임이었으나, 그 결과는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연간 5~60억원의 재정손실, 스폰서 발굴에대한 무 대책 및 소홀, 코칭스탭과의 불협화음, 에이전트및 감독의 용병영입 비리 연루혐의, 재직 중 자신의 자서전 발간, 구단운영에 대한 서포터즈 의견 미반영및 소통창구 폐쇄, 주축 선수 판매 및 기량미달 선수영입(신입,K리거 공히) 등으로 점철된 분노의 역사였습니다.
본디 10년 넘게 삼성라이온즈 단장으로 있으면서 현장에서 쌓인 피로와 노후생활을 위해 은퇴를 선택한 김재하님에게 대구시장 김범일은 '진정한 국내 최초의 시민구단인 대구FC를 살려달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며 단장으로 선임하게 됩니다.
선임되자 마자 김재하씨가 선택한 행보는, 구단의 오랜 지지자들이던 서포터즈와의 간담회를 곧바로 추진(전임 단장은 운영에 대한 지적을 두려워했는지 퇴임시위를 해도 끝끝내 간담회를 피했죠)하여, 구단운영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누고, 좋은 안건들을 실현하겠다는 약속(단기적으로-재정 건실화및 10주년 기념사업)으로 (장기적으로는 전용구장 건설 및 클럽하우스 마련이 그 목표)
2011년 시즌이 시작됩니다. 불행하게도 K리그 전체를 몰아친 승부조작이 대구에서도 터지게 되면서 주전 4~5명이 아웃되며 험난한 시즌이 됬었고, 덕분에 3년 연속 리그꼴지자리를 차지하며 시즌은 종료되고 김재하님역시 첫 시즌인지라 업무파악을 통해 장기적 청사진을 그려가겠다는 인터뷰가 있었고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쉽게 계획들을 실현할 수 있었던 야구단 사장때와는 일이 훨씬 다르며,대신에 잘살고 공부잘하는 형보다 가난하지만 잠재력있고 공부 열심히 하는 동생같은 대구를 자신이 잘 이끌어 보겠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있었음) 별다른 인상적인 움직임은 없었던 걸로.... 아.. 역대 단장 최초로 스스럼없이 시즌 중 4~5차례 홈,원정 경기때 서포터석을 직접 방문해 서포터들과 의견을 나누고,
격려했던 기억은 있네요. 고압적이고 수동적이던 전임 단장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었죠. 동네 아저씨 같이 다가가서
악수를 청해도 항상 웃으며 받아주시던...
자 이제 2012년 시즌이 시작됩니다. 승부조작을 방지못했고(억울할수도 있겠지만, 감독이 책임져야할 부분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고 봄), 수비축구를 지향하던 이영진감독대신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모아시르 페레이라를 돈이 아닌 감독 커리어에 대한 열망을 매개로 영입하였고, 그와의 인연을 통해 브라질인 코치진 3명과, 팀에게 있어 역대 최고의 네임벨류를 갖춘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청소년 월드컵 출전및 FC포르투에서의 커리어를 갖고 있던 레안드리뉴, 코린치안스 출신의 미드필더 지넬손을 매우 저렴하게 영입, 기존에 있던 유망주 미드필더 마테우스와는 3년 정식계약을 채결하며, 이전까지 1년 임대로 인해 시즌종료 후 쓸만한 선수를 얻어낸 후 곧바로 기업구단에 빼앗기는 구조의 악순환을 끊으려 노력하는 행보를 보였고,
선수단에 대한 프런트의 불개입주의를 내세웠으며 브라질 스탭과 선수들의 원할한 적응을 위해 가족들을 모두 국내로 데려와 함께 살게하는 등의 국내축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코치진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부담을 주지않는 이전에 없던 현명한 행보와,
변병주의 총알축구 이후로 무색무취했던 대구축구에게'삼바 축구'라는 코드를 부여하며 전지훈련때부터 지역 방송사로부터 많은 관심과 화젯거리를 이끌어냅니다. (코칭 스태프의 고향 브라질에서의 전지훈련으로 브라질 명문 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한 경험축적은 덤)그 결과로 역대 시즌중 최대승수와 꼴지를 거듭하던 패배의식 쌓인 팀을 10위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죠.
그 와중에 전주성에서의 전북의 11개월 연속 무패기록을 3:2로 뒤집어내는 승리 후엔 서포터석 앞에와서 눈물흘리며 큰 절까지 해주셨던... 단장에게서 처음 느껴보는 진정성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셨죠.
경기 외적으로는 골수팬들을 위해서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한 체육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였고,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지역언론에 대한 노출(시사인터뷰 통), 현재 많은 팀들이 하고 있는 초,중,고 방문 배식봉사및 싸인회, 축구교실의 정기적인 시행(1달에 3~4번씩은 꼭 실행중)을 통해 좋은 성적과 연계한 관중몰이에 성공하여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하기에도 이르렀죠.
또 국톡인들에게도 역대급 디자인으로 칭송받는 10주년 기념 유니폼 제작, 10주년 기념물 제작, 파란색,군청색,하늘색으로 왔다갔다하던 팀컬러를 하늘색으로 확실히 정했고, 10여개에 불과하던 지역내 스폰기업들을 무려 40여개 까지 직접 발로 뛰며 늘렸으며 현금스폰뿐이던 방안을 다양화하여 으랏차차 응원릴레이등을 통해 자동차 경품을 기업으로 부터 지원받아 경기 관람객에게 추첨을 통해 지급, 리그 휴식기 영남일보와 연계하여 해외 유명 클럽 초청 친선경기를 하는 등... 여러가지 리그내 타팀들의 본이 되는 운영으로, 프로축구연맹회의에서 김재하 단장이 타 단장들에게 운영에 대한 사례발표및 운영 노하우를 전파하는 기회를 갖는 등의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비록 성적은 중위권 팀이지만 운영에 대한 자부심과 성장 가능성은 우리가 최고다 라는 자부심으로 팀을 응원해오게 된 계기였죠.
올 시즌 들어서도 아쉽게 사전 타 리그 팀과의 접촉의혹과, 운영비 부담을 통해 모아시르 감독과는 결별하였지만, 후임 당성증 감독이 팀을 꼴지로 떨어뜨렸을때, 발빠르게 지역 출신 백종철 감독을 선임하여 경기력 부분에 있어서의 정상화, 개선을 이루어냈고, 여름 이적 기간 동안 부진한 외국인선수의 재빠른 정리및 검증된 레안드리뉴와 발터 코치의 재영입등을 통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기존 5~10만원으로 판매되어 라이트 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즌권 제도를 후원회원 제도로 바꾸어 보다 쉽게 고정팬으로 흡수하려는 시도와, 경기장 입장 게이트를 인근 대형 마트와 직접 연결, 관객 이동동선의 간편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 설치, 홈 경기장 주요 출입구에 선수 개인 깃발을 설치했고, 지역 교육청과 경찰청 등 공공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공헌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시 지원금이 늘어날 명분을 충분히 갖추었으며, 전용구장및 클럽하우스의 건설혹은 인근에 세워질 육상센터를 활용자는 대체 방안을 제시하는 등 그 업적은 이루 다 말 못할 정도로 다양했고, 일개 팬인 저 한 사람이지만 저는 단장님의 모든 결정(승부조작 선수 복귀는 코칭스탭의 의견을 반영하여 이루어진 결정)을 존중하고 찬성하며 기대해왔던 팬인지라... 작금의 사태가 너무나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건강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단장님의 자진사퇴가 너무나도 아쉽고, 혹여 이런 글 하나로라도 결정을 바꿀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덥고 짜증나는 날씨지만, 행여 여유가 되는 국톡분이 계시다면 대구 공홈 게시판에 김재하단장 사퇴를 반대하는 글이라도 하나 남겨주시면, 이 곳에서 그리도 외치고 있는 리그 선진화와 흥행에 선봉장이었던 전문 축구 경영인의 쓸쓸한 퇴단을 막을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댓글 김재하 단장님이 오시고 나서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항상 맴돌았는데.. 아.. 우리팀 진짜 어떻하지 감독교체보다 더 큰 일 입니다 ㅠ
근데 성적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임하신건가요.? 아님 외압? 저런 분 다시 구하기 정말 어려울텐데
기사로 나온 내용으로는 대구시가 구단 예산을 100억에서 90억으로 감축한데에 대한 반발로 사임하신것 같았습니다 예산 문제로 대구시와 트러블이 있었던거 같아요 스트레스로 인한 대상포진 발병도 원인이구요
보진 못했지만 글보고 참 열정적이시고 대단하신 분 같습니다.. 소위 불려지는 윗선?에서 저렇게 열성적인 모습 보기 힘든데 말이죠.. 대구분들 힘내세요!
쩝.. 희망이 보이나 했더니 다시..
훌륭하신 분이네요. 저런 분을 밀어드려야 하는데요...
전남 원정때도 본부석서 보시던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였줄이야.... 하
글정말 잘읽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구단의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구단의 모습이 바뀌는 법이니깐요. 참 안타깝습니다..
ㅠㅠ
글 잘 쓰셨습니다 ㅎㅎ 지적 하나만 해드리면 체육대회는 원래 했습니다! 예전부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