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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짙푸른 바다와 야자수가 반기는 오키나와는 언제나 싱그럽다.
사진 속 풍경은 오키나와 중부에 위치한 아메리칸 빌리지의 해안 산책.
파란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 말간 하늘, 쏟아져 내리는 햇살, 투명한 에메랄드부터 짙은 코발트블루까지 층층이 그러데이션을 이루는 바다, 초록으로 일렁이는 숲과 대지를 뒤덮은 사탕수수 물결, 기기묘묘한 절벽과 기암괴석…. 오키나와는 두 눈이 번쩍 뜨일만큼 시각적 청량감이 압도적인 곳이다. 흡사 톡쏘는 사이다를 쭉 들이켤때의 느낌같다. 특히 겨울은 청정함이 배가된다. 겨울이라 해봤자 우리의 봄에 가깝다. 섬 특유의 강한 바람이 시시때때로 불어오지만, 10~20℃ 안팎의 습도없는 쾌적한 날씨는 싱그럽기 그지없다. 두꺼운 겨울 외투는 잠시벗고 나풀나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갓진 오키나와를 누비기에 지금이 적기다.
1 나하 시내 곳곳의 관광지를 연결하는 유이레일. 1day 패스를 구입하면 24시간 무제한 이용 가능해 경제적이다.
2 1월부터 오키나와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선명한 핑크색 벚꽃, 칸히자쿠라'
벚꽃이 반기는 곳
일본 최남단에 자리한 오키나와는 본토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남국의 이국적인 정취도 한몫하지만, 19세기 일본에 병합되기 전까지 약 450년 간 오키나와를 다스린 류큐 왕국의 독자적인 문화가 남아있어서다. 덕분에 일본인에게도 오키나와는 색다른 감흥을 전하는 인기휴양지다. 도시에서의 분주한 일상은 훌훌 털어버리고, 자연의 여백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완벽한 도피처로 사랑받는다. 겨울엔 더더욱 여유를 즐기기 좋다. 앞서 말했듯 오키나와의 겨울은 봄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온화하다. 덕분에 일본에서 벚꽃이 가장 먼저 개화하며 봄을 알려온다. 오키나와의 벚꽃은 짙고 선명한 진분홍색을 띤다. 1월 초부터 서서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2월 초에 만개하며 봄날의 고운정취를 자아낸다. 아름다운 자연 절경과 함께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야에다케 공원과 나고 성터, 나키진 성터와 야에세 공원이 유명하다.
오키나와 여행의 중심, 나하
섬 160여 개가 옹기종기모여 군도(群島)를 이루는 오키나와 여행은 주로 본섬인 나하섬에 집중된다. 세로로 길쭉한 나하섬은 남북으로 100km에 달할 만큼 커서 공항과 편의시설이 밀집한 남부를 거점으로, 렌터카를 타고 북부와 중부를 여행하거나 버스 투어를 통해 둘러보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나하 시내는 공항부터 주요 여행지를 잇는 유이레일(모노레일)이 있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나하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지는 국제거리로 통한다. 아기자기한 기념품부터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특산품과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여행 필수 코스다. 유이레일의 겐초마에 역 앞부터 마키시 역까지, 총 1.6km의 쭉 뻗은 거리를 따라 각종 기념품점과 카페, 백화점, 호텔이 자리한다. 낮에는 쇼핑을 위해, 밤에는 포장마차가 모여있는 야타이무라를 찾는 인파로 거리는 늘 북적인다. 국제거리에서 꼭 맛볼 음식은 단연 스테이크다. 거리를 걷다 마주치는 점포만 수십 개에 달한다. 최고급 호주산 소고기와 오키나와산 와규를 즐기는 철판요리 전문점 헤키(Heki), 맛은 물론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샘스 세일러 인(Sam’s Sailor Inn) 을 비롯해 가성비가 뛰어난 얏파리 스테이크(やっぱりス テ―キ)와 스테이크 정석으로 통하는 스테이크하우스 88(ステ―キハウス88)이 대표적이다.
스테이크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면, 본격적인 쇼핑리스트를 채울 차례. 오키나와 특산품으로는 소금과 흑당이 유명하다. 청정한 바다에서 채취한 오키나와 소금은 염분은 낮고 미네랄 함유량이 월등하다. 국제거리 중간쯤 헤이와도리 시장 바로 앞에 자리한 마스야(塩屋)는 이름난 소금 가게로, 일명 ‘눈꽃 소금’이라 불리는 오키나와 소금을 살 수 있다. 오래전부터 사탕수수를 재배한 오키나와 사람은 흑당을 즐겨 먹었다. 사탕수수 즙을 오랜 시간 졸여 만든 흑당은 단맛이 과하지 않으면 서도 향미가 풍부하다. 천연 단맛을 자랑하는 오키나와 흑당을 함유한 디저트로 바움쿠헨이 빠지지 않는다. 통나무의 나이테처럼 얇은 반죽을 켜켜이 쌓으며 굽는 바움쿠헨 전문점인 후쿠기야(Fukugiya)는 오키나와 흑당을 사용해 한층 고급스러운 맛을 자랑한다. 이 밖에 오키나와식 하와이안 셔츠인 카리유시, 자색고구마 타르트 베니이모, 액운을 막는 오키나와 수호신 시사가 기념품으로 인기다.
1 코끼리 형상의 바위가 반기는 만좌모. 탁 트인 벌판 위로 파도와 바람이 몰아친다.
2 나하섬 북부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혹등고래 보트 투어는 1~3월이 최적기다.
3 투명한 바다 한복판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코우리 대교.
자연 그대로의 색을 만나다
이른 아침, 나하 시청 앞에 버스 여러 대가 도열한다. 여행객을 싣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투어버스다. 섬 제일 의 절경으로 꼽히는 만좌모(万座毛)를 시작으로 물빛 고운 바다를 가로지르는 코우리 대교를 눈에 담고, 고래 상어가 유영하는 추라우미 수족관과 저녁노을로 붉게 물드는 아메리칸 빌리지를 둘러보는 북부 버스 투어는 렌터카 운전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대안이다.
첫 도착지는 ‘만 명이 앉아도 충분할 만큼 넓은 벌판’이란 뜻에서 유래한 만좌모다. 입장료를 내고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가장 먼저 산들바람이 반긴다. 사방이 탁트인 해안 절벽이라 사정없이 몰아치는 바람의 기세가 대단하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산호초를 품은 맑디맑은 바다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푸르고 너른 초원 너머로 코끼리를 닮은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육중한 덩치와 아래로 길게 내려뜨린 코는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영락없는 코끼리 형상이다. 10분 남짓이면 둘러볼 만큼 만좌모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오키나와의 절경으로 꼽을 만하다.
만좌모에서 한참을 달려 북쪽으로 향하면 거대한 코우리 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야가지섬과 코우리섬을 잇는 대교로, 오키나와에서 가장 긴 해중 도로이자 사진 명소다. 다리 아래로 투명한 옥빛 바다가 넘실대는 풍경은 비 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아름답다. 나하섬 북부지역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얀바루국립공원 일대에 2025년, 영화 <쥬라기월드>를 연상시키는 일본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키나와의 자연에 정글을 접목한 놀이공원으로, 바다와 정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열기구와 집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북부여행의 색다른 체험으로 혹등고래 보트 투어도 놓칠 수 없다. 매년 1월부터 3월까지 오키나와 바다에는 혹등고래가 자주 출몰한다. 모토부 지역을 비롯해 코우리섬, 세소코섬에서 출발하는 보트투어는 2~3 시간 소요되며, 보트 가까이 접근해 멋진 점프장면을 보 여주는 혹등고래의 매력에 푹 빠지기 좋다.
두고두고 기억될 순간
북부 버스투어는 추라우미 수족관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난히 맑고 투명한 오키나와 바다는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하지만 겨울에는 바다 입수가 힘든 만큼 오키나와 바닷속을 그대로 옮긴듯한 추라우미 수족관이 좋은 대안이다. 추라우미 수족관은 해양박람회기념공원에 속해있다. 수족관을 비롯해 열대·아열대 식물원, 해양 문화관, 에메랄드 비치 등이 한곳에 모여있어 모두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면, 추라우미 수족관과 탁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돌고래쇼를 관람할 수 있는 돌고래 공연장은 꼭 들러보길. 진귀한 산호초를 비롯해 해양생물 680여 종이 전시된 추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바닷속의 해양생태계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희귀한 생물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그중 으뜸은 ‘구로시오해’ 메인 수조다. 광활한 우주를 옮겨놓은 듯 거대한 수조 안에는 몸길이 8m에 이르는 대형 고래상어가 미끄러지 듯 유영한다. 육중하지만 우아한 고래상어의 몸놀림은 볼수록 빨려들 만큼 황홀하다. 오직 이 광경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추라우미 수족관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오키나와 속 미국’이라 불리는 아메리칸 빌리지다. 오키나와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로 약 30년 동안 미군 주둔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메리칸 빌리지는 1981년 미군비행장 부지를 반환받은 자리에 세운 거대한 도시형 리조트다. 이국적으로 채색한 크고 작은 리조트와 건물, 야자수가 늘어선 거리, 미국 본토의 맛을 구현하는 레스토랑과 펍, 아기자기한 매력의 카페, 거대한 대관람차와 놀이시설 등 눈길 닿는 곳마다 미국의 어느 휴양지에 온듯한 착각이 들게한다. 오키나와의 바다가 붉게 물드는 석양 무렵에는 전망 좋은 선셋비치에 앉아 황홀한 일몰을 감상하며 쉬어가기 좋다. 어둠이 짙을수록 오색 찬란한 조명은 더욱 빛을 발하고, 휴양지를 찾은 여행자의 들뜬 마음도 쉬이 진정되지 않는다.
육중한 고래상어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추라우미 수족관의 메인 수조.
미국의 휴양지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아메리칸 빌리지. 먹고, 마시고, 쉴 수 있는 휴양의 3박자를 모두 갖췄다.
일본(Japan, 日本) : 동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국가. 일본열도와 홋카이도[北海島]·혼슈[本州]·시코쿠[四國]·규슈[九州]의 네 섬과 이즈제도[伊豆諸島]와 오가사와라제도[小笠原諸島]·류큐[琉球]열도로 구성되어 있다. 수도는 도쿄[東京]이다. 인구는 약 25,400만명(2023년 추계), 단일 아시아계 민족이 압도적이고 주요 종교는 신도·불교·그리스도교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하와이 및 필리핀의 미군기지를 공격했고, 유럽 식민지를 점령했으나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투하되었고 연합군에게 항복하였다. 전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폐허로 변한 산업기반을 재건하여 놀랄 만한 경제 회복이 이어졌다. 활발한 지진 활동대에 놓여 화산 폭발 및 지진을 겪는다.
후지산(Fuji Mount) 일본에서 제일 높은 산이자, 일본의 상징적인 휴화산.
오키나와(Okinawa, 沖縄, 예전에는 고자[胡差]라 불렸다) : 일본 최남단의 현. 현정 소재지는 나하이며 류큐제도[琉球諸島]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해안에는 산호초가 발달했고 감청색 바다와 흰 모래밭이 특징이다. 15세기에 류큐 왕국이 수립되었다가 메이지 시대 일본에게 강제로 복속되었다. 주요경제활동으로는 다랑어잡이·목축업·제당업 및 파인애플 통조림 제조업이 있다. 오키나와 섬은 태평양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 중 하나로 1945년 4월 미군이 합동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일본군이 이에 대해 강력한 방어전을 벌여 3개월 동안 일본군 10만 명이 전사했다. 종전 후에 미국이 계속 통치하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으나 광범한 미군시설이 계속 주둔하면서 양국간의 현안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참고문헌 및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4년 01월호, 글: 이은혜(자유기고가)》, 《Daum, Naver 지식백과》|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행복한 새해 첫 주말이 기다려지는 아침입니다.
요즘 미세 먼지가 심하답니다.
호흡기 질환 조심하시고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아름다운 모습까지 갖추고
아름답게 살아간다면
늘 서로에게 사랑받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주말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