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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가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에게 쓴글
만약 우리 둘 입장이 바뀌어
네가 군인이 되고 내가 고무신이 된다면
넌 절대 내게 기다려달란 부탁을
할 수 없을꺼라고 했었어
날 믿지 못하느냐고 격분했을 때 너의 한마디
"이렇게 힘든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부탁을 하겠니"
목이 매이는게 뭔지 절실히 느낀 날이었다
나는 늘 웃고 있는 이모티콘이 가득한 편지를 받고
쾌활한 음성만 들어가며 통화를 하고
즐거운 소풍처럼 면회를 오는 너를 만나며 살았는데
너는 늘 고생했을 훈련 얘기만 가득한 편지를 받고
무뚝뚝한 데다가 군기까지 잡혀있는 재미없는 통화를 하고
먼길을 왜 고생하며 왔냐는 내 핀잔에 서운해하며 지냈겠지
하지만 힘든 훈련 일정을 받아놓고 나면
늘 니 목소리가 그리워서 이병 주제에 객기 부려가며
행정반 앞 전화기에 줄을 섰었고
면회를 오겠다는 네 전화를 받고 나면 여자친구에게
잘 보여야 한다면서 선임들이 다려주는 A급 전투복에
각이 제대로 서지 않을까봐 그 날 오전은 늘 서서 지냈지
택시에서 내리는 너를 보기라도 하면
군기고 나발이고 손을 높이 흔들어보이고 싶었는데
고작 멀리서 웃기만 했었다
제대까지 기다리는 여자들이 몇이나 되는지 아느냐고
선임들이 훈계조로 애인을 믿지 말라고 말할때마다
보물같은 너는 다를거라 믿으면서도
다른 사람도 만나보고 일에도 미쳐보고
내가 아니다 싶으면 되도록 빨리 말하라고 대못을 박았다
그땐 그게 남자다운 말이라고 믿었다
휴가때마다 부대앞까지 마중을 오는 너를 보면서
한번도 고맙단 인사를 해주지 못했지만
예쁜 너를 앞세우고 버스를 탈때면
내일모레 전역하는 병장들도 부럽지가 않았어
복귀때면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건강하란 인사를
훈련소 입소하는 애인을 보내듯 간절하게 말하던 너
포상 휴가라도 따서 곧 나오겠다고 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을 늘 그렇게 네 눈물 밟아가며 뒤돌아서곤 했지
내가 상병을 달던 날
정작 기뻐해야할 나보다 더 행복해하던 너
훈장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들떠있던 너를 보면서
침묵을 지키던 나였지만 뿌듯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상병 약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리고
제대를 2개월 남짓 남겨놓았을 때 넌 헤어지잔 말을 했었지
너무 힘들다고 너도 힘들다는 말을 할줄아는
사람이라는걸 나는 왜 모르고 지낸걸까
그리고 지금
우린 연락조차 닿지 않는 남남이 되었지만
나.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젠 겜방 전전하며 널 속상하게 하던 내가 아니라고
막노동한 돈으로 등록금 내고 이번 학기엔 장학금도 탔는데
아직도 넌 날 치기어린 옛사랑쯤으로 기억하고 있겠지
아니, 이젠 잊고 다시 일어날 시간일지도 모르겠구나
한번쯤은 네 소식을 들을까 싶어서
귀를 바짝 세우고 다니는데
누구나 나 때문에 눈물을 달고 살던 너를 기억할 뿐
행복했던 기억이 한 조각쯤 남아서
네가 나를 그리워 해준다면
그마저도 행복할 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내가 울고 다녀
너를 울보라고 늘 놀리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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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하세요 ^^
비가 소강상태인 이시간 ...
맘고생 많으셨지요 ^^
낼이면 다시 북상한다는 예보네요
마음의 대비를 하시고요 ^^
저녁시간도 누구보다 행복하십시요
분단 국가인 우리나에서
군입대쯤에 벌어지는 이
저는 절대 면회 오지 말고
제대 때를 기약하며 입대했네요
물론, 제대하니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요
현대맨님 덕분에
잠시 학창시절의 女를 생각해 봤어요
아하 지도 군생활에 면회한번없이 전역했는디 ...
워요 ^^* 파크 님
자식이 많은 가정이라 그때만해도 누구나 가는 남자들의 코_스라서 ...
자욱한 안개가 넘 아름다운 이시간 ...
저녁시간도 행복하시구요
마음변한 애인 군대에 가면 힘든과정의 훈련을 이를 하고 갈것을 안타 깝네요
해야 하는대
앤두고 군에가면 기다리는 마음으로 열심훈련해야하는디 ...
고맙습니다 ^^* 햇살^_^ 님
행복하십시요7
그런 아픈 사랑을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으로 공감이 가네요. 모든것은
세월이 약이지요. 가끔은 생각나는
빛바랜 아름다운 사랑이길.....
삶에 세월이 약이라고 가끔은 느끼면서 살지요 ^^
찾아주셔서 ㄳ드립니다
존글공유하며
에고....워요..
어느 여인이 고무신을 거꾸러 신었을까요..
울지말고..
힘내시길..기원합니다..
현대맨님..
오늘 주신글..감사히 보며..
수고하신 현대맨님께...감사한 마음..전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행복가득..편안한 밤 보내세요..^^
에전에는 고무신 거꾸로 신은사람을 본적이 있었는데
워요 ^^* 하트 님
분위기가 좀 이상하던디 ...
이시간 여긴 안개가 자욱한게 시간개념이 없어지는걸요
저녁시간도 누구보다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