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들은 열매가 되려 하고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하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네.
변화와 사라짐만이 있을 뿐.'
꽃처럼 아름답게 물들어 바람에 흩날리는
거리의 단풍잎들을 보며
'헤르만 헷세'의 이 싯귀가 떠 올랐습니다.
인보마을로 가는 길은 그렇듯 꽃비가 내려서
꽃길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인보마을'은 인보성체수도회 설립자 윤을수 신부님이
'효'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노년을 아름답고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설립한 노인장기요양 보호시설입니다.
여느 요양시설이 다 그렇겠지만
이 곳은 '아름다운 선택, 행복한 노후'라는 모토 아래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님들과 봉사자분들이
80여 분의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11월 9일은 인보마을 설립 10주년 기념일이자,
마침 팔순, 구순, 백수를 맞으시는 어르신들의
생신을 겸한 특별 기념잔치에
우리 분당 색소폰클럽이 축하공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인보마을에서 보낸 하루를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그 곳엔 온통 눈길 닿는 곳마다
꽃천지를 이루고 있었어요.
이 날 행사는 이 곳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과
그 분들의 가족, 친지들과 봉사자들, 직원들,
그 밖의 모든 축하객들과 함께 작은 성당에서
기념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점심식사를 한 후,
생신 축하식과 함께 축하공연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오늘의 주인공이신 세 분의 어르신들께
자녀와 가족들이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잔을 올리고 예쁘게 절을 올렸습니다.
이어서 원도희 사회자님이 마이크를 잡고
환한 웃음으로 등장하셨죠.
먼저 경기춤 연구회 회원들의
춤공연이 있었어요.
이 분들은, 춤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로
우리춤을 널리 알리고 공연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춤사랑 모임입니다.
화관무입니다.
궁중무에서 유래되어 축하와 경사때 추는 춤으로
화려하고 아름답지요.
아리랑춤입니다.
여심을 춤사위에 담아 추는 춤으로
여인의 향기가 나는 춤이죠.
이 춤은 살풀이입니다.
경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으로
박선계 선생님과 한수자 선생님께서
멋지게 보여주셨어요.
교방무입니다.
궁중에서 기녀들이 추던 춤으로
화려한 의상에 차맛자락을 걷어올려
교태를 드러내며 추는 춤입니다.
장고춤입니다.
신나게 장고를 치며 큰 동선을 그리며 추는
아주 신나는 춤이죠.
부채춤입니다.
12명이 화려하게 수 놓은 부채를 들고
우아하고 화려하게 춤을 춥니다.
이렇게 멋진 춤공연이 끝나고
음악공연이 시작됐어요.
'실로암' 합주입니다.
임기용 회장님의 연주입니다.
인병주님의 연주입니다.
김한수님의 춤과 연주입니다.
드러머 서정현님의 노래,
조용히 춤공연을 보시던 객석의 어르신들과
관객들은 신이 나서 환호성을 울립니다.
수녀님의 노래에
할아버지께서 무대 앞까지 휠체어를 밀고 나오셨어요.
앵콜까지 이어지고...
테너 4중주입니다.
어르신들께서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셨죠.
천사같은 수녀님들의 무대였죠,
봉사자님들은 일제히 댄서로 변신을 하고...
윤흥식님의 연주입니다.
어머님께 이 곡을 바치신다며
눈물이 그렁그렁....
모두 모여 함께 노래를 불러요~~
모두 모여 함께 춤을 춰봐요~~
예정된 시간은 훨씬 지나갔는데
도무지 이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네요.
아이처럼 좋아서 방글방글 웃으시는 어르신들,
아마추어가 맞느냐고 놀라워하시는 가족들,
수도복을 안 입었다면 분명 연예인이 되셨을 수녀님들,
'그동안의 수고는 이 한 방에 날려라', 며 몸을 푸는 봉사자들~~
즐거운 시간은 그렇게 금세 지나갔습니다.
어르신들이 자리를 뜨시고
뒷정리를 하고
할머님들이 만드신 공예작품 전시회를 둘러보고
다과를 나누는 뒷풀이를 했습니다.
너무 아쉬워 하시며 다시 와달라고 하시네요.
뜻 있으신 분들, 많이 많이 모여 주세요~~^^
바쁘신 중에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우리들의 작은 수고가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이렇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다니....
너무 기쁘고 더불어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문 앞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시며 감사인사를 전하시는 수녀님들과
휠체어에 몸을 싣고 또 오라며 손을 놓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희 회원이신 윤홍식님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행사라서 (어머님의 구순잔치) 공식적으로 공지를 못했음을 양해해 주시기를... 그곳에 계시는 어르신들,직원분들,수녀님들의 요청이있어 12월부터 정기공연을 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공연에 대한 세부사항은 별도 공지하겠습니다.
오마나~~그러셨군요!^^ 이러다 '유랑극단' 탄생하는 거 아닌가요? ㅋㅋ 클났어여~~
주일이면 저도 동참 가능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어느 공연보다도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 사진은 어디로 갔대유? ㅠ.ㅠ.
tomy님~^^ 죄송합니다. 사진은 용량 넘쳐서 못 올렸어요. 거리가 멀다보니 사진도 좋지가 않고요.항상 한 분도 빠짐없이 올리려해도 공연 분위기 살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골라놓은 사진을 다 못 올리게 되더군요.정말 죄송합니다.이해해 주시리라 믿으며 귀한시간 내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다음엔 파인님도 함께...^^
이런게 진정 beautiful입니다. 저도 시간이 맞으면 동참할 기회를 주세요....물론 종교는 틀리지만 이런 일은 종교간 문제가 아닌듯싶습니다. 우리동호회 화이팅입니다. 여기서도 navy님은 사진 찍으시느라 식사는???
호호... 제가 답글을 놓쳤었네요. 이곳은 종교와는 전혀 무관하답니다.(저도 그게 궁금했어요.ㅋㅋ) 입주자도, 직원도, 가족도.... 점심도 맛있었고 즐거운 하루였어요. 감사합니다!!^^
인보마을은 카톨릭 수녀회에서 운영하지만 여기에서 생활하시는 노인들은 종교와 무관하게 들어오신다고 합니다.
저는 선생님이 그렇게 몸짱이신 줄 몰랐답니다~~^^ 색소폰 안고 추는 춤사위가 너무 멋졌다는 거... 아실려는지?^^
비몽사몽 간에 한 일이라서 저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네요
멋지게 춤추는 장면, 앨범에 올렸어요~~^^
멋진 공연입니다. 분당색소폰클럽 화이팅
이런 기회에 'gamu'님이 안 계셨다니...歌舞 아닌감요?^^ 다음엔 무조건 가셔야 해요.(압박모드로...)
경기춤 연구회 주소 알려구 인터넷 검색하다가 "인보마을다녀와서 "라는 표제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 수녀님들 모두 불러모아 함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르신들이 아주 행복해 하시는 최고의 선물로 신명나는 공연이었습니다. 화이팅팅입니다. 마리아 수녀입니다. ㅎㅎㅎ
안마리아 수녀님~! 반갑습니다. 자주 들려 주시고 또 뵙기를...
오홋? 마리아 수녀님~~^^ 반가워요!! 여기서 뵙다뇨?^^ 저 누군지 아시겠어요~? ㅎㅎ 그날, 어르신들, 수녀님들과 보낸 하루.. 얼마나 뜻깊고 즐거웠는지요. 또 뵐 수 있겠죠?^^ 이제 카페에도 자주 놀러 오세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