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455장)
※말씀: 요한복음 12장 20-36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24절)
■ 주님께 기도
"섬김/사랑과 헌신" 사랑이 없으면 헌신할 수 없고, 헌신이 없으면 사랑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요12:25-26). 자기 중심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 제자의 목표입니다. 제자는 스스로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이기적인 목표와 야망을 버리고 오직 그리스도만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시는 삶을 선택했다면, 그분께 온전히 복종해야 합니다. 섬김의 개념에는 사랑과 헌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랑과 헌신은 하나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헌신할 수 없고, 헌신이 없으면 사랑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요즘 사회는 개인주의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개인의 삶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거부합니다. 이런 문화가 교회에도 침투되어, 섬기기보다는 섬김을 받으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종이 되기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을 비천한 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예수님의 종이 되어 섬기며 살아가는 삶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스스로 낮추어 종의 입장에 설 수 있어야만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섬길 수 있습니다.
본문 말씀을 보면 유월절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헬라인들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진리가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그것을 찾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헬라인들 가운데 몇몇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평소에 알고 있는 빌립을 찾아와 예수님 뵙기를 청했습니다. 헬라인들이 찾아왔다는 보고를 들은 예수님께서는 “인자의 영광을 받을 때가 왔도다”라고 말씀하시면서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라는 유명한 말씀과 아울러, 계속해서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라는 아주 역설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의 뜻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와 사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위해 죽으러 오신 분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그 죽음을 통해 더 많은 열매를 맺으려고 오신 분입니다. 그럼 "예수님처럼 행하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받겠습니다.
□ 예수님처럼 뿌려져야 합니다.
밀알이 뿌려지듯이 우리도 뿌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씨 뿌리는 자의 비유(마 13:1-9)에서 씨는 뿌려져야 자란다는 진리를 선포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 씨는 뿌려졌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땅에 떨어져야 혹 100배, 혹 60배, 혹 30배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라는 생명의 씨앗을 뿌리러 이 땅에 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베드로전서 1장 23절에서 “너희가 거듭난 것이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는 말씀이 곧 복음이며,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밀알이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씨는 좋은 땅에 뿌려져야 합니다. 씨도 뿌리지 않고 열매를 원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입니다. 씨를 뿌리지 않고 어떻게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 구원의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는 가능한 한 복음의 씨앗를 이곳 저곳에 뿌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예수님처럼 죽어야 합니다.
밀알이 죽듯이 우리도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땅에 뿌려진 밀알은 곧 흙에 덮힙니다. 그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땅에 떨어져 흙에 덮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죽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밀알들은 새들이 와서 쪼아먹거나, 뜨거운 해가 뜰 때 새싹이 모두 타버리고 맙니다. 말하자면 마귀의 유혹에 넘어져 마귀의 사람이 되거나, 어려운 시험이 올 때 이기지 못하고 시들어버립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 사건을 당하신 것은 밀알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흔히 기독교의 역사를 순교사라고 말합니다. 신앙을 위해 생명을 바친 이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들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역사는 곧 순교의 역사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죽지 않고 살려고만 했다면 복음의 역사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며, 그 사실을 제자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먼저 죽어야 삽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죽어야 우리는 진정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25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역설적인 진리라고 합니다. ‘죽어야 한다’는 고백이 있을 때 우리 삶 속에서도 많은 열매를 얻게 될 것입니다.
□ 예수님처럼 썩어져야 합니다.
밀알이 썩어지듯이 우리도 썩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는 결국 썩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죽는 것은 무엇입니까? 썩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죽는 것은 자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썩는 것은 자신을 주는 것입니다. 밀알은 죽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명에게 자신을 주어 양식이 되게 합니다. 새싹은 밀알의 썩은 거름을 먹고 새 생명으로 자라나 수많은 알곡을 만들어냅니다.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 또한 먼저 썩어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어야 합니다. 사실 썩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썩음으로 사라지고 우리 자신을 상대방에게 온전히 준다는 것, 이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뿐만 아니라 죽으심으로써 자신을 나누어 주신 바로 거기에 썩어지는 밀알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온전한 열매를 맺으려면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나누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 예수님처럼 영혼을 사랑해야 합니다.
밀알이 썩어지듯이 영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육신을 미워하라는 것은 육신을 업신여기고 학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순위에 있어서, 그리고 종속 관계에 있어서 영의 문제를 앞에 놓으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은 육신을 위한 것도 될 수 있습니다. 죽어야 산다는 예수님의 법칙을 따르는 자만이 영생을 얻게 될 것입니다.
■ 주님께 기도
하나님, 우리도 예수님처럼 씨로 뿌려지고, 죽어야 하고, 썩어져야 하며, 영혼을 사랑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