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오늘이
절기상 소설(小雪)이라 한다.
흰 눈이나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는데 햇빛이 쨍하다
오늘같은 날
싸아~한 겨울의 냉기가 거리를
휩쓸고 저마다 움츠린 어깨 위로
소담한 흰 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는 저마다 정다운 사람들을 만나
조용한 커피숖에서 아니면
광장시장의 허름한 막걸리집에서라도
아리한 한잔의 술을 기울이며
고독을 나누고
정겹고 애틋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알고보면 모두는 정다운 존재들
무엇을 미워하고 질투하랴
삶은,눈물겹도록
고마운 것
쏟아지는 흰눈처럼 시리도록 희디흰
찬란한 여백이다.
그 공간에다 아름다움의
그림을 마음껏 그리자
나는 나일뿐 그뿐이다.
온갖 위선과 허위와 가면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진실 하나로
이 한겨울의 나목들처럼
의연히 서자
참말이지 진짜의 나로 서서
인생을 보고 진실을 보고 진리를 보려하자
욕망은 끝없는 것
채울수록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게
인간의 탐욕이다.
끝없는 욕망을 쉴 때
비로소 즉하에
넘쳐나는 풍요와 환희와 무량의 은혜를 보게 된다.
이미 잊혀지고 퇴색해버린 단어들
우정 순정 사랑 고향 향수 추억 등
아아 달-별-꿈결처럼 흐르는 은하.
그 유년의 단어들을 되살리는데서
우리의 인생은 윤택해지고
살뜰해진다.
흰눈이나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 눈을 맞으며
청순한 소녀처럼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거리를 거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눈내리는 날의 깊은 밤에
정답고 그리운 이들을 향해
편지를 써야겠다.
자판을 두드리는 편지가 아니라
직접 손끝을 놀려가며 쓰는 그
벌써 까마득한 때의 편지를.
하지만 쉽지 않은 일
그저 문자라도 날려야겠다.
오늘같은 날
눈이 좀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고.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첫댓글 좋은글 잘 새겨 보고 감니다.~~~
담마 붓다의 선심 善心
담마 法燈
가슴이 시리게 아픈 불광을 지키어 보는 마음이 허공의 하얀 눈꽃같이 말끔이 지어지는 善心의 마음었으면 합니다.
현산김봉현 합장ㅅㅎ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