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反尹), 쇼잉(showing) 정치냐 아니냐”, 기로에 선 한동훈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22대 총선 참패 이후 여권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급락으로
레임덕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22대 국회에서 192석을 보유한 야권은
연일 탄핵을 외치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차기 대항마도 불투명한데요.
총선 기간 한 전 위원장이
강력한 대항마였지만 총선 패배로 빛이 바랬답니다.
게다가 총선참패 책임론을 놓고
용산 대통령실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도 부담입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
비공식 잠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도서관, 식당, 거리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목격담 정치로
대중노출을 늘려왔답니다.
특히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조치 비판과
지구당 부활론 언급도 주목할만합니다.
최근에는 가수 김흥국씨와의
만찬회동도 관심을 모았는데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공식활동을 중단했지만 “나를 잊지 말라”는
지지층을 향한 호소입니다.
한 전 위원장 거취 중
최대 관심사는 국민의힘 차기 전대입니다.
여권 안팎은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로 여깁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늘 1위인데요.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한정하면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 중입니다.
압도적인 경쟁력에도 반대론도 만만치 않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한 전 위원장이) 대권을 노린다면
좀 더 신중한 게 맞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지금 190석 야당의 일방적인
의회 폭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로서 보여줄 역할이라는 게 많지 않다”고
꼬집었답니다.
더 큰 문제는 한 전 위원장의 포지션입니다.
총선 이후 한 전 위원장을 친윤으로 분류하기에는 어색합니다.
그렇다고 반윤 규정도 어렵습니다.
계파를 가리지 않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도 극심합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현행 단일지도체제에 집단지도체제를 혼합한
절충형 지도체제 도입을 주도한 것 역시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비한 견제구라는 해석입니다.
우선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결별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을 전후로
윤 대통령과 위태로운 관계를 지속했는데요.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비례대표 공천 사천 논란
△의대증원 이슈 등 현안 처리 과정에서
‘윤한갈등’이 여러 차례 반복됐답니다.
감정의 골이 여전히 깊지만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양측이 극적 화해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저와 20년이 넘도록 이렇게 교분을 맺어온
한동훈 (전) 위원장과는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양측 화해의 필요성도 절실합니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입법독주는 예정된 수순.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 탄핵시도에 나설 수도 있는데요.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는 점에서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 전 위원장 역시 윤 대통령 최대 아킬레스건인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감 현안에 침묵하는 것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포지션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답니다.
22대 총선 이후 여야의 정치시계는
2027년 21대 대선에 맞춰져 있답니다.
야권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로 정리된 가운데
여권은 군웅할거의 상황인데요.
가장 앞서있는 주자는 역시 한 전 위원장입니다.
22대 총선참패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지지가 여전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팬클럽인 ‘개딸’만큼은 아니지만
‘위드후니’라는 정치적 팬덤도 서서히 부상 중입니다.
여권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또는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모델을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데요.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친윤보다는 반윤으로서의 상징성이 커집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각각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집권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MB정부 시절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비주류 수장으로
여당 속 야당 역할을 해왔는데요.
친이계, 친박계의 대립에도
‘낮에는 친이, 밤에는 친박’이라는 의미의
‘주이야박(晝李夜朴)’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정치적 파워가 막강했답니다.
2007년 대선 경선의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이 친이·친박으로 양분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화해보다는 대립을 선택.
이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원안을 고집한 게 대표적입니다.
한 전 위원장이 ‘박근혜 모델’을 참고하면
비윤계 차기주자로 차별화가 정해진 수순이지만
박 전 대통령만큼 막강한 계파세력이 없다는 점과
유승민·안철수·이준석 등 비윤계 정치인과
이미지가 겹치는 건 부담입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시절
잠행을 이어가다 대선으로 직행했답니다.
정권과 찰떡호흡을 과시하면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기세등등했으며
이후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반(反)문재인으로 돌아서며
야권 차기주자로 부상했답니다.
다만 본격적인 정치활동 기간은 1년여에 불과했는데요.
2022년 3월 검찰총장 사퇴 이후 그해 6월 정치입문,
8월 국민의힘 입당을 거쳐
치열한 대선경선을 거친 이후 본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승리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7월 전대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과의 전면전을 피한다면
정치적 휴지기를 거쳐 때를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여권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 견제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외부인재 수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보좌파와 달리 보수여권은
역대 대선 국면에서 유력 차기주자를 영입해왔습니다.
조직과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대선 승리 가능성을 최우선에 뒀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윤 대통령인데요.
국정농단과 탄핵사태 이후 보수궤멸론이 극심했지만
‘윤석열 영입’이라는 극적 반전카드로 정권교체에 성공.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공사례 역시
전업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부수혈에 가깝답니다.
총선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는
한 전 위원장의 최대 분수령은 차기 전대입니다.
라이벌 당권주자들의 견제구에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편인데요.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후 해외 유학설’을 일축했던 것도
당권·대권 도전을 암시했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친윤 주자로의 회귀냐 아니면
반윤 주자로의 차별화는 여전히 딜레마입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지적은 이를 잘 보여주는데요.
이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당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본인 성과가 날 수 있는
다른 당권주자들과 달리
다음 단계의 지도자로 인정받기 위해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며
“그 첫번째가 ‘친윤이오, 반윤이오’인데
답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답니다.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한 민심은
찬반 양론이 팽팽합니다.
최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찬성은 42.3%,
반대는 49.1%로 각각 나타났답니다.
오차범위 이내의 엇갈린 결과입니다.
찬성 이유는 △새롭고 젊은 리더쉽
△유력 차기 대권주자 부상 등이, 반대 이유는
△당대표 직무수행 부적합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이
꼽혔답니다.
전대 출마가 예상되는
당권주자들의 움직임도 변수입니다.
원내에서는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 등이 원외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답니다.
지도체제 개편 및 전대 룰에 따라서는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답니다.
게다가 유력 당권주자들의 반(反)한동훈 연합전선이
시너지를 얻을 경우
당권장악 이후 차기 대권 플랜이라는
투트랙 전략도 힘을 잃을 수 있답니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장고를 압축하면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점”이라면서
“윤 대통령과의 극적화해를 통한
친윤계 차기주자 재정립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정치적 홀로서기를 통해
반윤계 차기주자로서의 부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본인의 정치적 행보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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