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골 2:11]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적 몸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 '할례'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간에 맺은 언약을 나타내는 외적 표징이다... 구약에서 '육체적 할례'가 '마음의 할례'로 전이되어 윤리적 요소를 강조하였으나 '마음의 할례'가 '육체적 할례'를 대신하지 않았다 바울도 본절에서 '손으로 행한 할례'가
'육체적 할례' 대신에 '손으로 행하지 않는 할례' 곧 '영적 할례'에 대해서 언급한다. 바울은 '영적 할례'를 두 가지로 정의한다. 육적 몸을 벗는 것이요 - 본절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이다. (1) 혹자는 본절의 '육적'에 '아우투'를 삽입하여 그리스도의 죽음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께서 할례를 받으셨을 때 즉 돌아가셨을 때 육적 몸이 벗겨진다.
(2) 혹자는 본절이 세례와 관련된 것으로 세례를 통해 옛 본성 또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는 것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이 두 가지 견해 중 후자가 타당하다고 본다. 그리스도의 할례니라 -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할례 즉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가리킨다
그리스도께서 아기 때 받으신 할례는 예표에 불과하며 본절은 그리스도께서 진정한 할례인 자신의 죽음심과 부활을 통해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적 할례를 시사한다.
[골 2:12]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한 바 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
본절은 앞서 언급한 '영적 할례'의 외적 표현이 세례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다. 골로새 교인들이 경험한 세례는 단순한 의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믿음을 동반한 것이다.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 살리신 사실을 확신하고 의지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한 바 되고 - 세례를 받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리스도인들은 과거에 갖고 있었던 옛 사람을 벗어 버리게 되며 죄의 종노릇에서 풀려나게 된다.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 -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을
다시 살리신 사실을 믿음으로 자신도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 새 사람을 입으며 새 생명을 소유하게 된다. 신약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그리스도인의 부활 사건이 미래에 일어날 일로 언급되었으나 본절에서 '쉬네게르데테'('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는 부정과거로서 그리스도인의 부활이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현재 경험하고 있는 일임을 시사한다
[골 2:13]
또 너희의 범죄와 육체의 무할례로 죽었던 너희를 하나님이 그와 함께 살리시고 우리에게 모든 죄를 사하시고...."
또 너희의 범죄와 육체의 무할례로 죽었던 너희를 - 13-15절은 참된 믿음을 가지고 세례를 받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다.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기 이전의 인간은 죽은 상태이다. 이 죽음은 '범죄'와 '무할례'로 말미암은 것으로 '범죄'는 인간이 하나님께 순종하기를 거부하고 타락의 길에 들어선 것을 의미하며..
'무할례'는 골로새 교인들이 과거에 이방인으로서 할례를 받지 않은 상태였으며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되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없던 상태였음을 시사한다. 이렇듯 골로새 교인들은 과거에 영적으로 죽은 인간이었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 살리시고 - 과거 이방인으로서 무할례자였던
골로새 교인들은 이제 손으로 하지 않은 할례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함으로 진정한 할례당이 되어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여 현재 새 생명을 누리고 있다. 우리에게 모든 죄를 사하시고 - '사하시고'의 헬라어 '카리사메노스'는 '카리스'('은혜')에서 파생한 것으로 '은혜로 인정해 주다'라는 의미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남으로 과거의 죄악이 사해졌다. 이러한 속죄는 하나님께서 거저주시는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다. 한편 '너희'에서 '우리'로의 인칭 대명사 변화는 골로새 교인과 같이 유대인들은 물론 이방인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게서 속죄 받았음을 시사한다.
[골 2:14]
우리를 거스리고 우리를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우리를 거스리고 우리를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 - '증서'의 헬라어 '케이로그라폰'은 문자적으로 '손으로 쓴 문서'를 뜻하는 것으로 세 가지로 해석된다. (1) 고소장. (2) 자술서. (3) 채무증서. 한편 '의문에서 쓴 증서'는 '규례나 율법적인 계명을 쓴 증서'를 가리키는 것으로 '율법'을 의미한다.
율법은 범죄함으로 타락한 인간의 죄를 고발하고 죄의 결과를 규정함으로 대가를 치르어 형벌을 받아야 함을 선고하여서 인간을 공격한다(롬 3:20).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박으시고 -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고발하고 괴롭히는 율법을 무효화시키셨다. 바울은 율법의 폐지를 두 가지로 묘사하고 있다.
(1) '도말하시고'의 헬라어 '엑살레이프사스'는 문자적으로 '문질러서 지우다'라는 의미로 증서에 기록된 내용들을 모두 지우고 새롭게 출발함을 뜻한다. (2)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박으시고'의 헬라어 '에르켄 에 투 메수 프로셀로사스 아우토 토 스타우로'는 문자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으사 제하여 버리시고'라는 의미이다. '
에르겐'은 완료형으로 율법을 제하신 효력이 지속적인 것임을 시사한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은 율법이 십자가에 못박힘을 의미하여 율법의 완전한 폐지를 가리킨다.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며 율법의 제약이나 율법의 고발에 제한받지 않는다 .
[골 2:15]
정사와 권세를 벗어버려 밝히 드러내시고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
정사와 권세를 벗어 버려 - '정사와 권세'는 적대적인 초자연적 존재들 즉 악한 천사들을 의미한다. 한편 '벗어 버려'에 해당하는 헬라어 '아페크뒤사메노스'는 중간태이다. 그래서 혹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으로써 정사와 권세의 옷을 벗어 버려 해방되었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중간태는 능동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정사와 권세들의 세력을 쳐서 완전히 무장 해제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밝히 드러내시고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 - '드러내시고'로 번역된 헬라어 '에데이그마티센'은 '본보기로 보이다'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정사와 권세들의 진정한 특성 즉 정체를 보여주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패배당해 무장 해제된 정사와 권세의 모습을 온 세상에 드러냄으로 수치를 당하게 하심을 시사한다. 한편 '승리하셨느니라'의 헬라어 '드리암뷰사스'는 당시에 전쟁에서 승리한것을 축하하기 위하여 로마 거리를 행진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적대 세력인 정사와 권세를 완전히 패배시켰음을 암시한다.
이제는 더 이상 정사와 권세들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십자가상에서 승리를 거둠으로 승리자의 자리에 동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