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억새, 핑크뮬리, 댑싸리

♧ 10월 14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와인데이
* 세계 표준의 날
♧ 10월 14일. 한국의 탄생화
* 억새, 핑크뮬리, 댑싸리. 가을 축제의 중심에 서다 : 2과 6속 53종
* 대표탄생화 : 억새
* 주요탄생화 : 물억새, 제브라억새, 무늬억새, 털쥐꼬리새 (핑크뮬리), 댑싸리
※ 10월 14일 세계의 탄생화
흰색 국화 (Chrysanthemum) → 10월 1일 한국의 탄생화

억새
- 하늘바다 여운종
태양이
고요를 깨워
새벽을 일으킨다.
그리운 이
다정한 손길
흰 속살 숨기며
황금빛 비단을 펼쳐
아닌 척 고개 돌리다
바람에 실려 온 유혹(誘惑)에
흥분을 못 이겨
닫혔던
음부(陰部)를 열며
바르르 떨다.
밤 새
숨 죽여 숨었던
억새 한 잎
넘치는 찬란(燦爛)에
황홀(恍惚)을 만끽(滿喫)하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지금 한창 가을 축제의 중심에 있는 [벼과]의 [억새]와, 최근 외국에서 들여와 순식간에 인기 절정의 풀이 된 [핑크뮬리] 그리고 [명아주과]의 [댑싸리] 등 입니다.
[핑크뮬리]는 우리나라의 자생종인 [쥐꼬리새]와 같은 종류의 식물입니다. 이 아이들은 사실 예쁘지도 않고, 식용이나 약용으로도 쓰이지 않는 잡초들인데 핑크뮬리가 수입되면서 억새와 더불어 여러 곳에서 축제도 열린답니다. 서울 한강의 잠원지구, 뚝섬 등에는 핑크뮬리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제주 휴애리, 포천 등지에서는 축제가 한창입니다. 쓰레기섬이었던 난지도를 공원화한 마포의 하늘공원에도 억새와 더불어 핑크뮬리도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잠깐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하늘공원에 놀러가야겠습니다. 핑크뮬리의 우리말 공식 이름은 [털쥐꼬리새]입니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는 [억새]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15종의 야생 억새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장억새]와 [억새아재비]는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 식물입니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노래방에 가서 이 노래를 부르면 함께 간 동무들이 후렴구로 가사에도 없는 '으악, 으악'을 붙이며 참 흥겹게 놀게 되는데요, 으악새는 새의 이름이 아니라 오늘의 주인공 [억새]의 방언이랍니다.
바야흐로 억새의 계절이 왔습니다.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공식적인 억새 축제도 지금 곳곳에서 열리고 있답니다.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태안 청산수목원, 전라도 광주의 영산강 서창 들녘은 오늘 현재 억새 축제를 하고 있는 곳이고, 장흥 천관산은 지난 주에 축제가 끝났고, 영남알프스 신불산 간월재는 올해는 공식적인 축제는 없는 것 같은데 지금도 억새의 물결은 가시지 않았답니다. 공식적인 축제는 하지 않아도 충남 홍성의 오서산, 창녕 화왕산의 억새가 유명하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멋진 억새의 추억을 꼽으라면 2009년 이 맘 때 월출산에서 만난 억새입니다. 그 때 무박 산행으로 안양에서 밤을 새워 영암으로 내달려가, 동이 트기 전에 깜깜한 월출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답니다. 월출산 구름다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일출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 찬란한 일출과 어울린 황금빛 억새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황홀한 광경에 즉석에서 짧은 시 한 수를 지어보았습니다.

또 2007년 시월 말에 오서산 산행때 쓴 산행기도 소개해 드립니다. 그 때 산악동호회에 가입해 등산을 취미로 가지기 시작할 때 인데요 잘 쓴글은 아니지만 나름 기억에 남는 산행기가 되었습니다.
https://m.blog.naver.com/yeoeuna8686/220902328639
또 몇년전 제주 마라도를 방문하였을 때 아름다운 마라도성당과 남해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억새의 장관 사진도 멋진 인생샷이 되었답니다.
억새와 갈대는 다들 구별하시지요? 갈대는 기본적으로 물을 좋아해 습지에서 서식합니다. 산에 있는 것은 거의 억새이고, 강가나 냇가라도 물과 떨어진 둔덕에 있는 것은 억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억새의 이삭은 누런색에서 시작하여 점점 희게 변하는데 갈대는 점점 짙은 갈색으로 변해가지요. 억새 중에는 습지에서 사는 물억새도 있는데 이 때에는 잎의 무늬를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억새 잎에는 긴 잎 한가운데로 하얀심이 있답니다. 또 억새는 밑둥에서 가지가 갈라져 이삭 뭉치가 가지런하고 비짜루와 같은 형태인데, 갈대는 줄기 중간에서 가지가 갈라져 이삭의 형태가 헝크러진 머리 모양이랍니다.
억새의 유사종으로 참억새의 종류인 제브라억새와 무늬억새도 심심치 않게 심고 있습니다. 무늬 모양이 얼룩말을 닮은 제브라억새의 정명은 [참억새'제브리누스']이고, 흰줄무늬가 근사해 요즘 자주 식재하는 무늬억새의 정명은 [참억새'바리에가투스']입니다.


[명아주과]의 [댑싸리]도 지금은 빨갛게 익었습니다. 일년생 한살이풀이지만 제법 크게 자라 억새나 핑크뮬리 축제를 하는 곳 한켠에 심어져 있는 곳이 많습니다. 축제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훌륭한 보조출연자로 오늘 억새, 핑크뮬리와 함께 한국의 탄생화로 정하였습니다.


9, 10, 11월을 가을이라 한다면 이제 가을의 한복판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 삶에서 2019년 가을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잠깐 되돌아보고 남은 가을은 멋짐과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과 기쁨으로 채워지시기를 바랍니다.
♧ ME부부 꽃배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