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뜽금없이 개코한테서 전나가 왔다.
휴가도 안가고 머하냐, 내가 보낸 문자는 봤냐는 것인데 옛날부터 나의 휴가는 어머니 생신이
들어있는 8월에 어머니 생신잔치 해드릴겸해서 고향을 다녀오는게 휴가의 전부였던터고, 또
그것이 아니라도 제일 복잡한 7월에 사람틈에 섞여 고생할 필요 없어 나는 항상 한가한 8월이나
9월에 휴가를 다녀왔었으며 더구나 회사에 비자 담당 숙련된 직원 하나가 고만두는 바람에 매일
아침 전직원이 비자에 매달려 아무일도 못하는 처지라서 올해는 휴가에 휴자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터...!
한편으로 생각하면 조만간 영백의 길에 들어서게 될것이고 그때는 남는게 시간뿐이라 영원한
휴가를 받을텐데 굳이 지금 이런판에 마음 편치 않은 휴가를 못다녀와 안달을 할 필요도 없는것
아니던가?
그나저나 지가 나의 스폰서도 아니니 성님 휴가비 챙겨주려고 전화를 걸은건 아닐테고 집안에
경사가 있는건가? 라고 생각할즈음에 "너 내일 머하냐? 친구들하고 점심이나 하고 싶은데?"
"아 나는 내일 모처럼 충주가서 염소고기로 몸보신좀 하고 올란다" 고 하자, 머하러 돈들이며 거길
가냐며 개 네마리 잡아놨으니 염소고기 먹으러 그먼데까지 가지 말고 도봉산 아래 외딴집으로
오란다.
하기사 염소고기보다야 개고기나 낫고 그것도 공짜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어 흔쾌히 승락하고
토요일 건강이 좋지 않은 리수 데리고 외딴집에 갔더니 이미 여러명의 친구들이 와서 보신탕을 먹고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윤철모친구가 더운여름날 친구들 몸보신 시켜주려고 자리를 마련했고 그 전달자
가 개코였던것.
정력에 좋다는 개고기를 싫컷먹자 당연히 이야기는 거시기로 흘러 누구는 비아그라 먹어도 안서고
누구는 낼모래 70을 바라봐도 이틀에 한번꼴로 거시기를 하고 있으며 오늘 개고기를 먹었으니 집에
가 거시기 할일에 기대가 크다는둥 음담패설이 난무하자,
강산회 신사인 최종학이는 모처럼 친구들 모여 할말이 그겄뿐이냐며 싫어하지만 원래 늙으면 양기가
입으로 모이는게 현실아니던가?
거시기 이야기로 대미를 장식하기는 했지만 철모덕분에 모처럼 친구들 얼굴 보고 보신탕 맛있게
먹었으니 이처럼 고마울데가 있을까?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런자리 마련한다는것은 그만큼 남을
생각할줄 아는 가륵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이니..더 늙기전에 정계에 진출해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주었으면 좋겠다.
도봉산 아래 외딴집..
윤철모의 배려로 10명이 모였다.
하필이면 주인공 사진이 흐리네..친구들 몸보신시킨다고 이런자리 마련해준 친구야!
참 고맙구나!
지인이는 요새 비쩍 말라 피골이 상접해 뎃꼬갔는데 살좀 봍었을라나?
보신탕 먹고 집에가 김여사와 예술할생각에, 좋아 죽는다.
이렇게 또하루가 저물어 가고..다시만나는 날까지 모두 건강들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