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신화
아이스퀼로스의 「결박된 프로메테우스」는 문화수호신의 이야기이며, 권력 투쟁과 형벌의 기원이 담겨 있는 신화이다. 절대 권력자는 그의 신민들에게 무조건의 복종과 예배만을 강요하고, 피 지배자는 절대 권력자의 공적이나 업적보다는 그의 권력에 흠집을 내고, 그것을 물어뜯기에 바쁘다. 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권력도 다양한 투쟁 전략에 부딪치지 않는 권력이 없으며, 지배와 피 지배의 관계가 항구적으로 보장되는 절대 권력도 없다. 브라만과 부처와의 싸움, 하나님과 예수와의 싸움,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와의 싸움, 바로 이 싸움이 신성모독적인 권력에의 의지에서 비롯된 싸움이며, 문화를 움직여 가는 근본적인 힘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무리를 짓는 동물로서의 권력은 삶의 본능의 옹호이며, 그 자체인 것이다. 권력을 부정한다는 것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생명부정에의 의지이며, 염세주의자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불이 없으면 우리 인간들의 삶이 가능하지 않고, 그 불은 최고급의 신성모독에 의해서 얻어진다는 것, 이것이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핵심적인 전언인 셈이다.
----반경환, [행복의 깊이]({행복의 깊이 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