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주일에 교회도 잘 가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살았다. 하나님의 경고가 몇 번 있었지만 깨닫지 못했다. 돈도 잘 벌고 아쉬울 게 없었다. 그러다 잘못된 투자로 1994년 부도를 맞았다. 17억을 하루 아침에 잃고 나니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절망이 밀려왔다. 자살을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의지할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하나님께 매달렸다. 교회에 교구가 있고 신앙생활을 도와주시는 전도사님이 계신 것을 그제야 알게 됐다. 그 전에는 교회를 다니면서도 전혀 몰랐다. 전도사님과 신앙선배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신앙생활을 바로 잡으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때 하나님이 보였다. 내가 살아온 삶을 뒤 돌아보고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한 것을 울며불며 회개했다. 은혜를 받고 담배를 끊었다. 신앙 멘토이신 전도사님의 권면에 따라 금식기도도 하고 기도원에도 올라갔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이 새롭게 회복됐다.
나는 요즘 말로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야근도 마다치 않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을 했다. 사업 실패 후 마음도 많이 상하고 아무 것도 없는 중에 일을 많이 하느라 무리를 했지만 하나님께서 건강을 지켜주셔서 감기 몇 번 걸린 것 외에는 아무런 건강의 이상이 없는 것에도 감사한다.
그러던 중 1999년 전도사님께서 농어촌선교회에서 봉사를 하라고 권유하셔서 무작정 찾아갔다. 선교회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느꼈다. 아내와 함께 봉사를 하면서 나는 새로운 힘을 얻었다.
무엇보다 신앙 안에서 우리 가족은 하나가 됐다. 부도를 맞은 이듬해 큰아들이 대학에 갔다. 3년 후 둘째 아들도 대학을 가야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부를 잘해 서울에 있는 학교에 장학금을 받으며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과 같은 한동대에 가겠다는 선택을 했다. 어려운 형편에 두명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려니 힘들었다. 당장 한푼이 아쉬운 부모입장에서는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녀줬음 했지만 아들의 뜻을 받아들였다.
신앙 안에서 바르게 자란 두 아들은 장성해 현재 큰아들은 엔씨소프트에서 근무한다. 둘째 아들은 한동글로벌학교 영어교사가 됐다. 며느리도 학교에서 만났고 재작년에는 예쁜 손녀딸을 안겨 주었다.
다시 설 수 없을 것 같던 경제 상황도 많이 회복이 됐다. 하나님께서 매일 만나를 내려주듯이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만큼을 공급하셨고 어느새 반포에 아파트도 마련하게 됐다. 내년 1월에는 큰아들이 결혼을 한다. 내게 며느리들은 너무나도 과분하고 귀한 존재들이다. 마음껏 사랑하며 믿음의 일가를 이루고 싶다. 어느 날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아이들이 기특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아들들은 “엄마 아빠가 항상 교회 신문이나 책을 보고 계셔서 우리도 책을 봤다”며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를 했다.
봉사에 대해, 농어촌선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봉사한지가 어느새 13년이 흘렀다. 그러면서 내가 확실하게 체험한 게 있다. 봉사만 하면 축복이 있다는 것이다. 몸이 고되고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하기 때문에 봉사를 선뜻 할 수 없다고들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나는 얻은 게 더욱 많다. 농어촌선교회 봉사를 하면서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회원들에게 소식을 알리며 홍보분야에 달란트를 발견했다. 지난해에는 (사)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주최 사진전에서 농어촌선교회의 출품작이 대상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나를 필요한 사람으로 사용해 주셔서 참 행복하다. 20년 전 사업 실패를 인생 실패로 알고 주저앉거나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하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행복한 삶은 꿈꿀 수조차 없을 것이다. 날마다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죽는 날까지 순종하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