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이 민생이다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우리가 사는 한국은 외세의 지배나 간섭이 심하고 분단된 나라이며 10:90의 불평등 사회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주변 열강들의 관계, 열강들과 남북의 관계, 정권과 민중의 관계가 노동자 서민의 삶을 규정해왔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이후 일제의 식민지 노예로 전락했고 광복 후 미소 냉전으로 전쟁을 겪고 분단이 고착되었다. 이제 미-중 전략대결 시대이다. 약해지는 미국이 강해지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봉쇄하고 북한을 압박하는데 친일친미수구정권을 내세움으로써 이 땅의 민생 민주 평화 환경이 모두 위험해지고 있다.
그러나 장차 미국의 힘이 좀 더 약해지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북-중 이간 차원의 북-미 관계 개선을 선택한다면?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힘이 대폭 강화되어 자주적 진보민주정권이 등장한다면? 지금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자주-균형-실용 외교가 관철되고 한반도-동아시아의 평화협력이 실현되고 빈부격차 완화와 생태환경 보호가 진전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민족과 민중의 운명을 바꾸자고 각계각층이 떨쳐 나서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박근혜 탄핵 촛불항쟁 이전과 매우 흡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때는 대학생 박종철-이한열 열사, 농민 백남기 열사이었지만, 지금은 양회동 열사이다. 윤석열 검찰독재는 법을 이용하여 무자비한 탄압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지도부까지 유혈 탄압을 자행하지 않았나. 미일 외세도 윤석열 정권이 다소 무능하고 민심의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온갖 수단으로 지지 지원하려 할 것이다.
그런다고 수십 년 각성된 민중과 개혁적인 시민들이 물러서겠는가. 친일친미 수구기득권세력과 노동자 민중을 비롯한 진보민주세력의 대충돌이 다가오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합법적 파쇼체제를 구축할 것이고, 패배하여 레임덕과 탄핵에 봉착해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탄핵의 경험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상당한 희생이 뒤따를 수도 있다. 이 격돌에서 민중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반윤석열 범국민운동 단일대오가 절실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윤석열 퇴진-김건희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행동이 매주 1회 진행 중이고, 올 1월 사회원로들이 제안하고 민주화운동세력들이 주축인 ‘민생파탄 검찰독재 전쟁위기 저지 전국비상시국회의(추)’가 결성되어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온라인 만민공동회, 비상시국대회 등을 개최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의 전국 순회 시국 미사, 불교계의 시국 법회 ‘야단법석’, 기독교의 시국 예배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노 농 빈 대표자들이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투쟁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본부를 제안했다.
관건은 과거불문-구동존이(求同存異)로 광범한 세력을 규합하여 윤석열정권 반대 공동투쟁을 통해 퇴진 범국민항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윤석열 퇴진투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그 후 믿고 맡길 수 있는 정치적 대안을 가시화해야 한다. "또 죽 쒀서 개 줄래"라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노동 중심의 진보대연합정당 건설과 민주당의 혁신이 논의되는 이유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