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 통제하는 사령탑, ‘뇌’ 말고 ‘이것’도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 세포가 생체시계를 좌우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뇌 외에 간 세포(Liver cell)가 생체시계의 주체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등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간 세포를 이식시킨 간을 갖고 있는 생쥐(키메라 생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실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체시계(생물학적 시계)는 인간과 동식물, 미생물의 신체리듬(수면, 각성)은 물론 감성리듬(기분, 감정), 지성리듬(사고력, 판단력)을 통제하는 사령탑에 해당한다.
지금까지의 생체시계 이론에 따르면 뇌의 ‘중앙 생체시계’는 신체 각 기관에 있는 ‘말초 생체시계’의 일주기 생체시계(Circadian clock)를 통제(동기화)한다. 뇌 세포 그룹에 속하는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i, SCN)’만이 포유류 등의 일주기(24시간 주기)를 동기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간 나빠지면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위험 높아질 수 있어
연구팀은 그러나 뇌 세포뿐만 아니라 간 세포도 말초 생체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인간 간세포를 이식한 야행성 생쥐의 일주기가 사람과 비슷하게 2시간이나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인간의 간 세포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인간의 간 세포는 신체 각 기관의 말초 생체시계를 포함한 동물의 전체 리듬 생리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간경화 등 간 질환에 의한 말초 생체시계의 변화가 중앙 생체시계의 동기화 기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간이 나빠지면 온몸의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끼쳐 대사증후군(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는 프랑스 파리시테대, 호주 퀸즐랜드대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Liver cells control our biological clock)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