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5.일.
찰랑 찰랑 흔들리는 머릿결로 나의 온 마음을 유혹하는 그대 김효정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마음의, 영적 양식이 부족해 악어(?)라도 잡아먹고픈 윤상식입니다.
이제 설날이 14일, 딱 2주일이 남았군요.
설을 쇠면 저는 35살이 되구요 사랑스런 그대는 32살이 됩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군요.
요즘 뭐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는 없습니다.
평온한 하루하루가 이어질 뿐이예요.
글의 소재도 찾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이제 정말 소장해 놓은 책을 다 읽었으므로 돈(월급)이 생기면 시내에 가서 꼭 마음에 드는 책을 살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피아노 책도 진도가 다 나가 조만간에 새로 또 구입을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김효정) 저의 글을 읽으시고 반응을(답장)모르니 저는 그냥 저 편한 데로 붓(볼펜)가는 데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게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구요.
느끼는 건 확실히 갈수록 글이 더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12시 35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낼 것이며 열심히 살게요.
~안녕~
음악 애호가 윤상식.
2006.1.18.수.
요즘은 직장 일 때문에 피아노 연습은 못하고 있다.
점심은 2500원 짜리 자장면곱빼기와 3500원 짜리 된장찌개를 주로 먹는다.
아침 출근길에 전철에 앉아 내당, 두류, 감삼, 죽전, 용산, 이곡, 성서공단, 계명대까지 가면서 고개를 숙이고 조는 졸음이 꿀맛이다.
내 미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현재는 내 미래를 예측할 수가 없다.
왜 나는 일을 이렇게 못할까?
내가 진정 잘 하는 게 뭘까?
멍청히 잡념에 빠지는 데엔 정말 도사다.
2006.1.19.목.
요즘 계속 집에서는 음악과 영화 “라스트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특별히 크게 일기장에 기록할 글은 없다.
역시 오늘도 아침에 전철에서 찾아오는 졸음을 즐겼다.
달콤했다.
요즘은 매일 9시 30분에 방송되는 “정다운 가곡”을 애청하고 있다.
백지 상태의 미래를 내가 설계한다는 것도 크나 큰 영광이다.
2006.1.21.토.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른 공장에서 일을 하게 생겼다.
새 직장이 아니라 현 공장이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이다.
오늘은 정말 바쁜 날이다.
아까운 인생을 공장에서 단순노동으로 보낼 순 없다.
다시 도전이다.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다.
아빠, 엄마, 친척분들이 더 늙으시기 전에 내가 반드시 일어서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죽으면 천국에는 갈 수 없고 흙으로 돌아가 영원히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점심은 핫도그 하나와 커피 한 잔이다.
그 단골 포장마차 아줌마(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했다.
항상 사 먹을 때는 인사말을 나눈다.
오늘 나눈 대화의 내용 중에 하나는
“이쁜 아지매와 헤어져서 섭섭해요”
“이쁘긴 다 늙은 할망군데............”
였다.
첫댓글 말 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