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 지명전략
현대는 연고지 문제로 1차 지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는 프로야구의 재미를 자칫 반감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에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1차 지명을 못하는 팀이 2차 지명에서도 5명의 선수밖에 지명하지 않았다는 점은 모기업의 자금 사정도 있으나,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오는 선수들이 자리잡을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함이었다. 물론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의 기량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흘려 들을 부분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2차 지명 하위 라운드에 유독 패스가 많이 나왔던 것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할 것이며, 현대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가장 큰 문제는 포수와 내야수이다. 이러한 점은 포수 2명의 지명과 내야수 1명의 지명으로 증명이 되었으며, 투수는 모든 구단들이 공통적으로 우선시하는 부분이니 별도의 언급은 필요 없을 것이다.
본 연재물에서는 1차 지명자와 2차 1번으로 지명된 선수를 언급하고 있으나, 1차 지명이 없는 현대이기에 대신 2차 2번, 2차 3번 지명자에 대한 얘기를 추가적으로 언급해 보도록 하겠다. 사진은 필자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로 구성하였다.
천안북일고 출신의 장효훈
우완정통파이자 파워피처인 장효훈은 천안북일고 출신의 유급생이다. 150km의 강속구를 던진다는 것은 확실한 매력으로 남을 만한 부분인데 장효훈의 경우 이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된다니 말장난 같기는 하나 그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
장점은 고교무대에서 검증된 150km를 던지는 투수라는 점이다. 아직 신체의 성장이 진행 중이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시기에 있는 고교선수로서 이러한 빠른 볼을 구사한다는 점은 엄청난 메리트이다.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육성이 이루어진다면, 발전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150km 짜리 볼을 구사하면서 고교무대에서도 비교적 쉽게 맞아 나가는 점이 문제이자 단점으로 지적될만 하다. 종속은 좋은 편이지만, 결정적으로 무브먼트가 워낙 정직한 패스트볼이라는 점이 치명적인 부분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될 과제이다.
현대 유니콘스는 전통적으로 투수들의 육성에 강점을 보여왔던 구단이다. 장효훈이라는 걸출한 재목을 1군의 전력감으로 키워낼 수 있는 구단 중에 현대만큼 좋은 구단도 드물다.
전주고 출신의 임태준
포수로서의 가장 큰 덕목은 수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수비라는 범주에는 투수리드와 도루저지, 블로킹을 비롯한 기본기의 구비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임태준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탄탄한 수비능력을 보이는 선수이다. 또한 그를 더욱 빛나게 하는 부분은 공격과 주루에서도 수준급의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소위 공수주를 겸비한 포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임태준은 어깨가 매우 강한 수준은 아니나, 주자견제에 약점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투수 리드가 상당히 침착하게 이루어지며, 타석에서는 정확성을 가지고 있고 장타력도 보여주었다. 주루 능력도 상당히 뛰어난 편에 속할 것이다.
문제라면 역시 그가 고교무대에서 보여준 공수주의 모습이 프로무대에서 통할 것이냐는 것이다. 단순히 적응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고교무대의 실전에서 보여준 것은 매우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프로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1군에 올라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는 표현은 오히려 어느 한가지가 특출한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야심차게 2차 2번으로 지명한 선수인 만큼 현대 구단은 이 선수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의 선택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인천고 출신의 김남형
김남형은 올해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사실상 넘버 원 유격수였음에도 불구 경쟁자인 동성고의 임익준(삼성 2차 3번 지명)을 크게 추월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매우 센스가 있는 내야수인 김남형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만큼은 아니었다.
가끔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은 인천고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3루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실제로는 탁월한 센스를 지닌 유격수로 거론되곤 한다. 글러브질과 수비동작이 매우 깔끔하며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펼친다. 송구능력도 좋은 편이다. 타석에서는 정교한 타자이며, 홈런을 기록하는 등의 펀치력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에서 유격수를 또 지명할 줄은 예상치 못했으나, 플레이 오프에서 보여준 내야문제의 심각성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그만큼 현대의 내야수 문제는 절실한 수준이다. 김남형은 소위 수비가 되는 유격수이며, 올해의 부진으로 과소평가된 선수라는 점에 착안하면 향후 현대의 주전 내야수를 위협할 만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호영
첫댓글 넘버원 유격수가.. 2차지명 3라운드라니..-.-
요즘은 투수가 대세다 보니.ㅎㅎ 게다가 고교 넘버원이래봤자 그만큼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특히 타자는 더더욱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