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오게 되는 사람들의 제일 큰 걱정은 먹거리 걱정이다.
계란마저도 가짜로 만들어 낸다는 중국에서 과연 믿고 먹을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막상 중국에 와보니 내수용과 수출용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조건 싼 것만 찾는 한국인중간상인들의 몫이 크다는 것도.
일본 상인들은 무조건 좋은 걸 찾는 반면, 한국 상인들은 무조건 싼 걸 찾는단다.
때로 중국인들도 먹지 못하는 정도의 것들도 단가가 싸다면 문제 삼지 않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쨌든 나도 상해에 처음왔을 때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야채 하나 사는 것도, 과일 하나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로 한인마트를 이용하다 보니 모든게 다 비쌌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쇼핑몰 어디를 가도 저렴한 중국제품이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상해가 뉴욕보다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 이해가 갔다.
그러나 7개월을 보낸 지금은 웬만큼 요령이 생겨 주로 재래시장을 이용하다 보니
한국에는 비싼데, 중국에는 싸고 좋은 식품재료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식품인 곡식이다.
중국쌀중에서도 최상급이라고 하는 쌀이 있는데
한국마트에서 오상쌀이라 불리는 그 쌀은 10kg에 150원 정도를 받는다.
실제로 비싸다는 생각도 못하고 사서 먹었는데 알뜰한 지인의 도움으로
똑 같은 쌀을 시장에서 87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집까지 배달해 준다.
밥짓는 냄새가 아주 구수하다. 여기에 현미와 현미찹쌀, 조를 섞어 먹고, 가끔 녹두를 섞어 먹는데
매번 정말 착한 가격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곡식만큼 필수식품이 된 견과류다.
잣,호두,아몬드,땅콩등을 수시로 먹을 수 있게 항상 식탁위에 두고 먹는다.
가끔, 질좋은 대추와 땅콩을 함께 넣어 달인 차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야채중에서는 중국에 와서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연근'과 '마'이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비싼편이라 가끔 먹는 채소류였는데
이 곳에서는 양파와 파 만큼 장볼때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연근은 조림이나 삶아서 샐러드로 먹고,
마는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서 쥬스로 먹거나 썰어서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한다.
그리고 표고버섯, 양송이 버섯도 정말 저렴해서 항상 장볼때마다 한바구니씩 사오게 된다.
고기류는 비교적 돼지고기가 가격대비 질이 좋은 편이다.
한국에서는 뒷다리살로 만든 가짜 삼겹살이 많은데
중국에서는 진짜 삼겹살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한인마트에서도 크게 비싸지 않아 배달 시켜 먹을 때가 많다.
50원 정도면 세식구가 먹고도 남는다.
상해에서도 질좋은 소고기를 구할 수는 있으나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은 것 같다.
불고기감 소고기는 다른 부위와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오히려 한국보다 비싼 것 같다.
지난번 수산시장 통첸루에서 산 일본산 흑우 갈비살이 가격대비 괜찮았다.
1.5kg에 300원을 주었는데 네번에 나눠 먹었다.
여름에는 백숙을 자주 해먹었는데 우리나라 닭과 별로 차이나지 않았다.
닭찜용으로 손질해달라고 해서 가끔 찜닭도 자주 해먹는다.
천사마트와 낙원마트 두 곳에서 배달이 가능하다.
수산시장인 통첸루에는 내가 좋아하는 수산물들이 정말 가득했다.
많은 가게들과 사람들로 넘쳐나 긴장감마저 감도는 그 곳은 마치 전쟁터와 같았지만
싸고 싱싱한 수산물을 고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제일 좋았던 건, 전복. 제일 큰 전복이 하나에 10원이었다.
12원 한다는 걸 깍아서 10개를 사서 두 번 전복죽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백합은 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하라고 불릴만한 큰 새우는
야채와 함께 굴소스에 볶아서 먹기도 하고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었다.
상해에서는 정말 새우를 많이 먹게 된다.
덕분에 잠시 한국에 나갔을 때는 새우가 전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ㅎㅎ
통첸루에서 또 하나 발견한 것은 대합.
마트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여러가지 조개들 틈사이에 그 녀석이 있었다.
미역국을 만들면 국물이 정말 시원하다.
산후조리할 때 먹는 미역국에 보통 이 대합을 넣는데
상해에서는 처음으로 통첸루에서 발견했다.
우유와 계란은 아들이 매일 먹는 식품이다.
처음에는 심심찮게 일어나는 '우유사건'으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제일 비싼 한국수입제품인 연세우유를 고집했었다.
그러다 일본 아사히를 먹다가 또 썬프레를 먹다가
지금은 제일 싼 현대목장으로 바꿨다.
이름이 친숙해서 한국제품으로 알았는데 중국제품이었다.
다행히 아들이 싫어하지 않고 별다른 사고가 없어 지금까지 잘 먹고 있다.
계란은 처음에 가짜 계란에 대한 염려로 가장 비싼 아사히 계란만 먹었는데,
갓지은 밥에 비벼 먹을 때는 맛있는데, 후라이용으로는 퍽퍽해서 맛이 없었다.
요즘에는 천사마트에서 바구니에 담긴 야생계란을 사먹거나 시장에서 구입해서 먹고 있다.
그래도 밥에 비벼 먹을 때는 여전히 중국계란은 좀 찜찜해서 '아사히 계란'으로~.
한국에 가거나 남편이 출장을 다녀 올 때면, 미리 택배로 먹거리를 주문해 놓는 것이 있다.
주로 건어물과 초사리돌김,미역. 티타리 메밀차 같은 것이다.
그리고 남편이 여유가 있을 때마다 참치캔과 깻잎짱아찌 같은 통조림류들을 구입해 온다.
오늘도 집안 청소와 빨래를 하고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로 몇 가지 반찬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가져 온 쥐포무침,
버섯과 파프리카를 넣어 만든 굴소스야채볶음.
배추국. 그리고 연근조림.
일하는 아이는 고향인 사천성으로 떠났다.
주 5일 하루 두시간씩 청소만 해주는데도 많이 편했는데
아이가 없는 한달동안은 주부로서 더욱 가사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ㅎㅎ
글 잘 봤습니다.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전 천사에 맨날 전화로 배달하는데 부끄럽네요 ^^;
거리는 좀 되지만 저도 태양시장 구경가보고 싶어졌어요.(차타는걸 무지 싫어라... 멀미... ㅡㅡ;) ㅋㅋ
저희는 현미만 먹어서 좋은 현미 찾고 있는데 웬지 저 쌀집엔 현미도 좋을것 같네요 가보야겠어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
네 현미도 괜찮아요..저는 반반씩 섞어 먹는데 고소하고 맛있더라구요~^^+
우유는 다른걸로 바꾸어서 드세요 현대목장우유 브랜드 문제가 있어요..다른 브랜드로 바꾸세요
네 그렇게 말씀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다시 아사히,썬프레로 바꿔서 먹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