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순 그때가 좋았지
정호순
너거들 키울 때가 좋았지
잘 입히고 잘 먹이지 못해도
쑥쑥 커 가는 모습 보며
세월 가는 줄도 몰랐지
까치발 들고 안아 달라
두 팔 벌리던 아이가
어느새 나보다 큰 발로
앞서 걸어가고 있네
그때가 좋았지, 참 좋았지
작은 손 꼭 잡고 걷던 길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할
가장 따뜻했던 그 시절
그때가 좋았지
엄마 품은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놀이터였지
배고프다 울던 아이는
젖 먹고 스르르 잠들었지
쌔근쌔근 잠든 얼굴
손 내밀면 꼭 잡던 딸 아이
이제는 아이를 안고
엄마가 되어 살아가네
그때가 좋았지, 참 좋았지
하나가 둘 되고 셋이 되고
넷이 되고 다섯이 되어도
사랑은 늘 하나였지
그때가 참 좋았지
세월이 흘러 돌아보니
남은 건 웃음과 따스한 체온
이름 불러 보면 아직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어머니라는 그 이름
그때가 참 좋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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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그때가 좋았지
「그때가 좋았지」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되돌아보며 쓴 노래다. 이 작품에는 세 세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자는 먼저 형제자매가 많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식들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어머니를 추억한다. 그리고 결혼 후 자신의 자녀들을 키우던 시절을 돌아본다. 넉넉하게 먹이고 입히지는 못했어도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랐고, 안아 달라 두 팔을 벌리던 아이가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엄마 품에서 잠들던 딸아이는 이제 자기 아이를 품에 안고 살아간다.
어머니의 품에서 자란 아이가 다시 어머니가 되는 동안, 세월은 흐르고 가족은 하나에서 둘, 셋, 넷, 다섯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가족의 수가 아무리 늘어나도 사랑은 하나다. 어머니에게 자식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품에 안아 주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에는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 행복,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그리운 시간, 그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담고자 했다. 돌이켜 보면 삶에 남는 것은 대단한 성취나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함께 웃던 얼굴과 손을 잡고 걷던 길, 품에 안았던 아이의 따스한 체온이다.
우리는 행복한 순간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 소중함을 미처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서 자라기를 바라지만, 아이가 자라고 나면 작은 손을 잡고 걷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그때가 좋았지. 참 좋았지.” 이 말은 단순히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는 탄식이 아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던 한 사람이 자식을 키우며 그 사랑의 깊이를 깨닫고, 다시 손주 세대에 이르러 그 사랑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고백이다.
「그때가 좋았지」 는 자녀를 키우던 시절에 바치는 노래이자,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한 생에 바치는 따뜻한 헌사다.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자녀를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다시 손주에게로 전해지는 삶의 순환을 그린 노래다. 어머니의 품에서 시작된 사랑이 세월을 건너 다음 세대의 품으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내가 전하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다. _정호순
첫댓글 그때가 좋았지...시리즈로 10편을 썼는데
사진의 조각상은
세미원 연꽃 보러 갔다가 만났다.
어머니와 자식, 다양한 조각상이 많았는데
하나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누가 왜 만들었는지 인터넷에서 보기는 봤는데
어느 분이 어머니를 모시고 세미원 왔다가
남긴 조각상이라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다만 어머니에게는 무궁한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시처럼 디카시에서도 시리즈로 쓰고 싶었다.
시인들이 시를 쓰고 못 쓴 나머지를 수필에 쓰듯이
나는 10편 디카시 하나 하나를 연결해서
노래로도 만들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