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지명전략
SK는 비교적 야수와 투수에 걸쳐 좋은 자원을 지니고 있는 구단이다. 특히 젊은 야수들의 적응이 타 구단에 비해 두드러지게 좋은 편인데, 정작 젊은 투수들은 이름값에서 15승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잦은 부상으로 엔트리에도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러한 투수들의 꾸준함이 결여되어 가고 있는 점은 SK가 가진 시스템상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만큼 사뭇 심각하다.
이러한 젊은 투수들의 목마름 현상은 압도적인 수의 투수를 지명한 것으로도 잘 나타난다. 총 8명의 선수 중 인천고 출신의 박윤을 제외하면 7명의 선수가 투수이며, 성남서고의 이천웅과 1차 지명자인 나현수가 대학행을 결정하면서 총 6명의 선수가 입단 예정에 있다. 선수 사진은 경기장에서 직접 촬영한 것과 연합뉴스의 사진을 사용하였다.
안산공고 출신의 김광현
아마야구 팬이나 스카우트들이 꼽는 자타공인 넘버원 선수가 바로 김광현이었다. 청소년 대표로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실전에선 투타에 걸쳐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전력이 약한 소속팀(안산공고)이 대회 우승을 노려볼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가 가진 장신의 좌완투수라는 신체조건은 가장 큰 메리트이다. 좌투수들이 갖는 존의 유리함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릴리즈 포인트가 상당히 높은 곳에서 형성되곤 한다. 타자 입장에서는 2층에서 1층으로 공을 던지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그만큼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굉장히 유연한 신체를 타고 난 것도 장점이 되겠다. 이를 바탕으로 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딜리버리는 단연 압권인데, 프로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높은 타점에 집착하기 보단 좀 더 본인에게 자연스러운 투구폼을 정착시키는데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던지기가 쉬운 투구폼일 때 많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에이스로서의 마인드도 우수한데다 매우 영리한 투수로 승부에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할 수 있을 것인데, 올해 많은 이닝을 집중적으로 투구한 이상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같은 기용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점은 김성근 감독의 선수 기용 스타일상 염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야탑고 출신의 나현수
연고지에 김광현을 제외하면 인천고의 투수 명재철과 내야수 박윤이 경합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 상황에서 나현수의 지명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았다. 아마도 명재철의 경우는 부상의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내구력의 측면에서 불합격을 받은 셈이었고, 박윤은 극심한 슬럼프로 인해 2차 지명으로 밀린 경우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나현수는 투수로 지명되긴 했으나, 실제로는 유격수로 뛴 시간이 더 많은 선수이다. 팀의 에이스인 조성우가 부상으로 재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투수로 출장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14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질 수 있었기에 투수로 지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야수로서 투수를 겹업하는 것은 본인에게는 오히려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야수의 스로잉과 투수의 스로잉의 성격이 달라 자칫 잘못하면 둘의 메리트를 한꺼번에 잃어 버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대다수의 투수들이 야수를 겸업하더라도 외야수로 뛰는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본인이 SK 행을 택하지 않고 대학행을 결정했던 것은 계약금 문제도 문제지만 당장 프로에서 투수로 자리잡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우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투수로서 제구력이 동반되어 있지 못하고 있기에, 투수든 야수든 확실히 방향을 정하고 대학에서 기량을 쌓아 두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산상고 - 고려대 출신의 이창욱
이창욱은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대졸 넘버 원 투수였다. 그만큼 기량을 인정받고 있었다는 얘기다. 올해 대학 춘계리그에서는 MVP를 차지하는 등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준 바 있다.
그는 140km 초반의 볼을 가지고 있어 파워피처의 범주에 들지는 않겠지만, 구종이 다양하고 컨트롤과 운영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은 프로에서 당장 실전에 놓고 쓸 수 있다는 호평을 받을 정도였는데, 꼭 빠른 볼을 구사하는 선수들만이 프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편견을 능히 깰 만한 부분이겠다.
SK야 말로 투수들은 많지만 당장 마운드에서 안정적으로 던져줄 투수가 없는게 흠이다. 4년간 대학에서 내공을 쌓아온 이창욱이야 말로 SK와 잘 맞는 투수임에 틀림없으며, 내년에 1군의 실전 무대에서 이름을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호영
첫댓글 김광현 정말 릴리스포인트 겁나게 높네요 ;; 과거 김민기 선수도 저렇게 던졌었는뎅...;;
저 셋중에 인천출신은 하나도 없네요.. 참고로 저기 박윤은 박종훈 두산2군감독의 아들입니다
근데 이거 쓰시는 분도 기자인가요?? 잘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