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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는 지난 3일 연습 배팅서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 옆에 있는 보조 경기장의 담장을 3번에 한번 꼴로 훌쩍 넘길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3일째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훈련에 영향을 미치지만 아무래도 ‘시드니의 흑석동’이라 불리는 블랙타운과 깊은 인연이 있는 듯하다. #1. 백(Back) 도가 나왔다. 1일 설날을 맞아 떡국을 먹고 오랜만에 윷놀이를 즐기던 트윈스 선수들. 말이 단 한 번만 돌면 투수조의 우승이 결정되던 찰나 야수조 이병규가 나섰다. 이병규는 평소에도 나오기 힘든 백(Back) 도를 던져 게임을 끝내버렸다. ‘홀인원’이라는 규칙을 만들어 일거에 경기를 끝내도록 만든 덕택이다. #하긴 내 이름이 있는데…. 주술이 걸린 탓일까? 블랙타운 구장 정면 출입구를 이루는 세 개의 기둥 중 오른쪽 기둥에는 이병규의 영문 이름이 선명히 박혀 있다. 블랙 타운 구장은 바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 당시 프로ㆍ아마를 총망라한 야구 드림팀Ⅲ을 구성한 한국은 ‘괴물투수’ 마쓰자카(현 세이부)가 버틴 일본을 제치고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환경 친화적인 설계로 관심을 모았던 이 경기장은 현재 내야 관중석만을 남겨 놓아 당시의 모습을 남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당시 금ㆍ은ㆍ동메달을 차지했던 나라의 선수들 이름을 구장 기둥에 구리 현판으로 만들어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었다. 트윈스 선수로는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이 타국 사람들에게 기억될 정도라면 이병규와 블랙타운 구장의 궁합은 최상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