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이 있어, 깔끔하고 친절한 개금의 초유한정식에서 A코스(35000원) 를 먹고
왔습니다. 저희 부부가 워낙 한정식을 좋아하는지라 , 한달에 한 번은 꼭 한정식집을 가기 때문에 부산의 왠만한 한정식은
다 먹어 보았다고 자부하는 데, 여기는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되었고, 또 시내나 고급음식점밀집지역도 아니고 해서 한정식은
처음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한 번 이용한 뒤로는 너무 좋아서 이번에 3 번 째 간 집입니다. 저는 원래 사진기를
잘 안 가지고 다니는 데, 이번에는 왠지 한 번 저도 이렇게 해 보고 싶어서 사진기를 가지고 음식나올 때마다 한 번씩
찍어 보았더니 우리 아들이 굉장히 아빠를 멋있게 생각하더군요. ^^
근데 사진 올리는 기술이 너무 없어서 올리고 보니 크기도 안 맞고 오히려 허접해 보여서 사진은 자삭했습니다. ^^
대신 자세한 글 설명으로 대신할랍니다.
자리에 앉으니 솔잎야구르트랑 애들에게는 딸기쥬스를 주시더군요.
그다음 샐러드입니다. 블루베리 소스라고 하는데 입맛을 돋구기 딱이었습니다.
샐러드와 함께 마 한접시, 전복회, 멍게, 해삼샐러드를 주시더군요. 당연히 마랑 전복이랑 멍게랑 다 아주 싱싱했었고,
해삼샐러드가 참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나나초밥은 제가 처음 먹어보는 건데 이것도 제 입엔 딱이더군요.
그 다음 광어회가 나왔는 데, 주문을 받으면 당일 몇 시간전에 자갈치에서 바로 떠와서 냉장고에서 몇 시간
숙성시켜내신다 하더군요. 전문 일식집처럼 세팅이 세련되지 않은 대신, 양도 더 많고 신선하고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회에서 느껴졌습니다. 이 집 초장도 참 맛있습니다.
그 다음 하얗고 예쁜 그릇이 나와서 뚜껑을 열어보면 고소한 전복죽이 들어 있습니다.
내장이 들어가서 푸른 빛이 살짝 돌더군요.
그 다음 콩나물 잡채, 저번까진 그냥 잡채를 주시더니 오늘은 콩나물을 살짝 얹어 주시는 데 같이 먹으니
그것도 색다른 맛이 나더군요. 갈 때마다 색다르게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 이 집의 큰 장점입니다.
갈비찜,호박전, 버섯들깨찜,해물파전, 가오리무침을 먹고 나니, 갑자기 빈 그릇들을 막 치우시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자리 확보하시느라고~ ㅋㅋ 큰 접시에 소고기 잘게 볶은 거랑 몇 가지 고명이 올려져 나오고
오목한 볼에 따뜻한 물과 함께 개인 접시에 라이스페이퍼를 한장씩 주시더군요.
월남쌈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듣고 맛있게 사 먹었습니다. 이 것도 색다르고 입에 딱 맞더군요.
그 다음 보쌈. 이집 보쌈은 말할 것도 없죠. 예전에 보쌈집하던 분이시라 다른 한정식집에서 조금 끼워주는
보쌈과는 질과 양이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같이 나왔던 해파리냉채도 잘 먹었구요,
오늘은 두부까나페가 나왔는 데, 이것도 오늘 처음 먹어보는 건데 참 괜찮은 음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부랑 들깨소슨가? 어울렸구요. 그 위에 올려진 고명들이랑 맛이 어울리던데요.
그리고 대하볶음. 특이하게 모양을 내셨더군요. 소스가 맛있었습니다.
모든 음식들이 각기 다른 소스가 있던데 어떻게 그리 만드셨는지.. 가오리찜도 냄새 전혀 안나게 잘 쪄졌구요.
계란물을 입힌 대합구이도 맛있었구요. 닭가슴살을 버터에 구워 비타민 C 가 많다는 아스파라거스랑 양파랑
같이 주시니 이것도 맛있었구요, 시샤모 튀김도 바삭하니 좋았습니다.
오늘 특이하게 먹어본 음식 중 하나가 오징어 튀김인데요. 이거 원래 이름이 상추튀김이라고 소개를 하시더군요.
광주에서 유명한 음식이라구요. 오징어튀김을 상추에 사서 내어주시는 양념간장과 함께 싸 먹는건데
알싸하니 매콤한게 앞음식을 먹으며 어쩔수 없이 불러오는 배에서 오는 느끼한 입을 한 번에 정리해주더군요.
그 다음 강원도 황태덕장에서 가져왔다고 늘 자랑하며 내어 주시는 황태구이를 먹고난 후 각종 찌게와 함께
잘 차려 주시는 밥을 먹고 후식으로 입가심을 하고 마무리지었습니다.
한정식집을 많이 다녀 본 저로서는, 제게는 이 집이 가격대비 부산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제 기준으로만 하는 말입니다.요즘 한정식 집 가격도 3만, 5만, 7만, 10 만원까지 가더군요. 물론 그 아래 가격의 집들도 많지요.)
물론 위치가 좋다거나 , 그릇이나 건물의 분위기가 고급스러운 집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음식이 예뻐서 처음 나왔을 땐 와~ 하지만, 별로 손 갈게 없는 집, 한번은 감탄하며 먹는 데 또 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 집, 자연음식을 연구한다고 먹어 보면 간이 전혀 안 되어 속되게 말해 니맛도 내맛도 없는집...
그런 집은 절대 아닙니다.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계속 음식을 연구하시는 탓에, 갈 때마다 새로운 음식들이 나와서 이 번에 가면
또 어떤 걸 내놓으실까 궁금하게 만드는 집, 아이들에게도 어른과는 다른 음식을 서비스로 내어놓아
아이들도 기분좋게 먹고 나올 수 있는 집,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누구든지 똑같이 내어주는게 아니라, 예약받으면 그 날 아침 장봐서 하루종일 준비해서
주시기때문에, 식당에 가는 게 아니라, 마치 누군가가 우리를 초대해놓고 정성스레 준비하고 기다리는
잔치집에 가는 기분이 들어서 , 저는 이 집을 좋아합니다.
처음 쓰는지라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사진기로 그릇 정리도 안 하고 테이블가에 올려놓고 하나씩 찍다보니 빛이 들어가 모양도 안나고 배경도 안 좋아 보여 사진을 없애니 나름 아쉽네요. 다른 분들 사진보니 정말 예술이던데, 앞으로도 각도연습이랑 많이 해봐야겠네요.
한정식집은 많아도 딱히 손꼽을 곳이 없는 부산에서, 새롭게
한정식을 시작해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주인의 모습이 보기 좋아 한 번 글을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글 잘읽었습니다. 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정성어린 음식과 친절이 아닐까 합니다. 갓 해나온 음식들 다시 먹어 보고 싶은데 기회가 오지 않아 아쉽네요~
그렇습니다. 요즘은 음식점에가서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ㅎㅎ 사진을 좀 더 작게 했음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자세한 설명 잘 읽었습니다. 맛있게 드신듯 싶네요.
사진을 처음 찍어 올리다보니 크기나 색이 오히려 요리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사자왕님께서 친절하게 메일 보내 주셨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자삭처리했습니다. 공부 더 해서 다시 시도해봐야겠습니다.
글에서 글 쓴 분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음식이 더 정성스럽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식은정성이깃들여져있으나 손님접대하기로는 주차장시설이부족하고 내부시설이 쪼금은낡았으며 그릇도 고급스럽지않고 보쌈집그릇그대로였고 음식재료를 쫌더 고급으로 한다면 더할나위없는 한정식집이라생각합니다 업주님의 친절마인드는 참본받을만합니다.
저도 저번 모임은 손님접대였는 데, 주차장이 없고 들어가는 입구가 조금 낡아 처음엔 죄송했지만, 가서 드시면서는 같이 간 분이 너무 좋아하시는 바람에 그런 마음이 없어지던걸요. ^^ 위치는 어쩔 수 없지만 그릇 같은 건 주인이 앞으로 개선해 나가실거고, 음식재료는 지금도 가격대비 괜찮던걸요. 더 비싼 집도 멋어봤지만 저는 그다지.. ^^ 글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차장 뒤로 가면 많든데요.. 아무대나 주차하면 된다고 하시든데.
제가 3개월 전에 아버지 생신으로 갔을 때는요...3만원으로 부탁드렸.는데.. 생각보다 섭섭했었어요. 너무 한참 기다렸었구요, 홀도 너무 어수선해서... 갑자기 직원이 빠지고 단체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손이 많이 부족해서였다고 거듭거듭 사과 말씀 하시던데요.. 이미 어른 모시고 제때 드시지도 못하고 한참 기다려서 한가지씩 ,양도 부족하고..하여 마음이 편치 않았답니다.. 다들 칭찬을 하셔서..저만 그런 것이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해하자면, 그 때보다 많이 발전 하셨구나..하고 생각해봅니다.
3월에 재오픈하고 4월부터 한정식한 거로 아는데.. 너무 초에 가셨나 봅니다. 점점 발전하셨겠죠. 지금은 정말 음식이 좋답니다. 원래 좋은 마음으로 하시는 분들이니 발전 속도가 무척 빠른 것 같습니다. 저도 갈 때마다 놀란답니다. 님도 마음푸세요.^^
정성이 묻어 나온다는 초유한정식... *^.^* 그러다 보니 개업 초기엔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날로 발전한다니 더 좋아 보인다는... 묵고지비...
맞습니다. 처음엔 많은 분들이 몰리시면 기다려야하는 점이 있더군요. 근데 요즘은 한정식같은 경우엔 오히려 빨리 나와 앞 음식을 다 못먹어 밀리는 경우도 있더군요. ^^ 갈때마다 뭐가 바껴도 바껴있는, 노력하시는 그 부분을 저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
정성스런 음식은 사실이지만, 가격대비 조금 비싸지 않은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한정식도 워낙 많이 올라서 코스요리는 위에 적은대로 워낙 고가가 많아, 더 비싼 곳에 가도 음식이 그다지 이 곳보다 잘 나온다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롯데 호텔이나 현대백화점뒤의 한 곳을 가면 이 곳의 두배보다 더한 가격에도, 요리 이름은 근사하지만 별로 손갈것은 없더라구요. 만구 제 생각입니다. ^^
누구나 처음엔 좀 힘들겠죠? 몇명이나 올지.. 과연 반응이 좋을지.. 등등 그러다 어느정도 중심이 생기면.. 그때부턴 척척.. 저도 함 가봤는데... 함 더 가볼려고요.. ㅎㅎ 아마도 많이 변했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ㅎㅎ
빈그릇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요즘은 다들 어려워서 이처럼 좋은 마음으로 하시기가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이 집은 상 치울 때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찬들을 한 그릇에 다 비우더군요. 정식 먹으러 갔을 때 옆 테이블 치우는 걸 보고 제가 계산하면서 손 안 댄 반찬은 버리기 안 아까우냐고 물었더니 주인이 하는 말이, 누가 봐도 정말 손 안대 보이는 반찬이 가끔 있는 데, 솔직히 가끔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 번 재활용하기 시작하면,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니, 자꾸 그런 유혹을 받을 것 같아, 아예 그 쪽은 생각도 안 하기로 했다고 웃으시더군요. 솔직한 대답을 듣고 그 때부터 제가 이 집을 믿고 다니죠. ^^
저두 이 집의 정성스런 재료와 음식에 감동한답니다^^
저랑 같으시군요. ^^
저희집에서 얼마 안되는 곳에 이런곳이 있었다니... 아침 출근하다가 위치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버님 모시고 꼭 가봐야 겠네요....
그렇게 하세요. 실망 안 하실 겁니다. 근데 이 집은 쉬는 날이 좀 많아서 전화로 확인은 해 보시고 가셔야 할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