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쟁 일으키는 테러에 대한 보복은 멈춰야
cpbc 기자입력 2024.03.27.10:30수정 2024.03.27.10:30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 외곽에 있는 한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로 사망자가 137명에 이르는 테러가 발생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후 인화성 액체를 뿌리면서 공연장 건물에 불을 지르고 현장에서 도주했다. 테러범들은 공연장 로비를 거닐며 총격을 가했으며, 무방비로 노출된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러시아 당국은 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 등 11명을 검거했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테러범들은 신문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인물로부터 50만 루블(약 730만 원)을 대가로 약속받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테러는 반인류적 만행으로, 어떤 정치적 목적과 명분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러시아 당국은 테러 피의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공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봉헌하며, 모스크바 테러 공격을 당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테러에 대해) ‘살인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을 어긴 비인간적인 행동”이라고 규탄하며 “하느님께서 이런 끔찍한 행동을 계획하고, 조직하고, 실행한 이들의 마음을 돌이켜 주시기를 기도드리자”고 밝혔다.
테러의 뿌리를 끊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이 반복되는 것은 안된다. 보복은 또 다른 폭력이라는 비극을 불러오는 연결고리가 될 뿐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테러에 대한 보복은 멈춰야 한다. 폭력으로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순 없다. 전쟁에 대한 불안과 공포, 희생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결국 무고한 시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