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漢詩 한 수, 망향의 노래
鄕心新歲切(향심신세절),
새해 들자 더욱 간절해진 고향 생각,
天畔獨潸然(천반독산연).
하늘 끝에서 외로이 눈물짓는다.
老至居人下(노지거인하),
늘그막이라 매사 남보다 뒤지는 터,
春歸在客先(춘귀재객선).
봄조차 이 몸보다 먼저 고향에 가 있으리.
嶺猿同旦暮(영원동단모),
산속 원숭이들과 아침저녁을 함께 보내고,
江柳共風煙(강류공풍연).
강 버들과는 바람과 안개를 같이 나누지.
已似長沙傅(이사장사부),
장사부(長沙傅)처럼 멀리 쫓겨난 처지,
從今又幾年(종금우기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버텨야 할는지.
―‘새해에 쓰는 시(신년작·新年作)’·류장경(劉長卿·709∼789·唐)
* 切(절) : 간절하다. 새해가 되어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는 뜻이다.
* 天畔(천반) : 하늘가. 여기서는 유장경이 폄적당한 남파(南巴)를 가리킨다.
* 潸然(산연) : 줄줄. 눈물 흘리는 모양.
* 居人下(거인하) : 남의 밑에 있다. 관직이 남보다 낮은 것을 가리킨다.
* 客(객) : 나그네. 여기서는 시인 자신을 가리킨다.
* 嶺(영) : 고갯마루. 중국의 영남(嶺南)지방인 광동성(廣東省) 일대를 가리킨다.
* 風煙(풍연) : 바람과 안개.
* 長沙傅(장사부) :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 가의(賈誼)를 가리킨다. 그는 한(漢) 문제(文帝) 때 20세의 나이로 태중대부(太中大夫)라는 높은 관직에 올랐으나 대신들의 모함을 받아 장사왕의 태부로 폄적되었고, 또 양회왕의 태부로 좌천되었다가 33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 又幾年(우기년) : 또 몇 년이나 있어야 할까? 여기서는 폄적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타향에서 새해를 맞는 시인의 고적(孤寂)을 담은 노래. 세밑이나 새해, 새봄, 초목의 조락(凋落) 등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질 계기가 되면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는 건 인지상정. 게다가 지금 시인이 머무는 곳은 대륙의 최남단 광둥(廣東) 지방, 장안에서 수천 리 떨어져 있어 오랑캐 땅으로 치부되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모함을 받아 좌천된 처지라 시인의 향수는 더 각별했을 것이다. 옛사람들은 새해를 봄의 시작으로 여겼다. 새해를 상징하는 입춘(立春)이 대개 음력으로는 섣달이나 정월에 드는 것도 그 증거다. 새해가 되자 자연스레 고향의 봄을 떠올린 시인, 자신은 ‘하늘 끝에서 외로이 눈물짓지만’ 고향엔 이미 봄이 왔으리라 어림한다. 봄이 되도록 고향을 찾지 못하는 건 늘그막이라 동작이 굼뜬 탓도 있지만, 궁벽한 곳으로 밀려난 말단 관리의 구속감 때문이기도 하다. 원숭이나 강 버들과 벗하며 하릴없이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갈는지 막막하지만, 지난날의 충신 장사부를 자처하는 것으로 위안 삼는다.
장사부란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왕의 스승)를 줄인 말. 한 문제를 보필하다 간신배의 모함에 몰려 조정에서 축출되었던 개혁 정치가 가의(賈誼)를 가리키는데, 중국 역사에서는 핍박받는 충신의 표상(表象)인 양 추존되어 왔다.
✵ 유장경(劉長卿, 709~780)은 자가 문방(文房)이고 하간(河間, 하북성 하간현) 사람이다. 개원(開元) 21년(733)에 진사가 되었다. 숙종(肅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를 지내던 중 오중유(吳仲孺)의 음모로 소주 감옥에 갇혔다가 반주(潘州)의 남파(南巴) 현위(縣尉)로 편적되었다. 뒤에 그를 변호해 준 사람이 있어 다시 목주사마(睦州司馬)가 되었고, 수주자사(隨州刺史)까지 지냈다. 그는 성당 시기의 사람이나 창작활동은 중당 시기에 많이 하였고 시풍도 대력십재자와 비슷하다. 그는 오언시에 뛰어나 ‘오언장성(五言長城)’이라 칭해졌으며, 관료생활의 고독감, 이별의 슬픔이나 한적한 심경 등을 많이 읊었다. 작품집으로는 《유수주집(劉隨州集)》이 있다. .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 〈이준식의 漢詩 한 수(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동아일보 2024년 12월 5.일(금)〉, Daum∙Naver 지식백과/ 이영일 ∙ 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주말은 즐겁게 잘 보내셨는지요.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위로 한마디 건네주는 것,
따뜻한 온정 하나 나눠주는 것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보다 제일 따뜻하고 훈훈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따뜻함을 나누면서 행복한게 보내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