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노광장비, 검사장비 공급사 ASML Holding의 3Q20 매출은 €3.96B(원화 기준 5.5조 원, +18.9% Q/Q, +32.5% Y/Y)를 기록하며 가이던스를 상회했다. 컨센서스 대비 6.3% 상회했다. EUV 노광장비 매출이 기업 측의 예상보다 견조했기 때문이다. 매출총이익률 47.5%, 영업이익률 30.7%, 순이익률 26.8%를 달성했다.
상반기 실적, 특히 1Q20 실적에 영향을 끼쳤던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났다. 상반기에 고객사들의 수요가 견조했고, EUV 노광장비를 예정보다 빨리 받아가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서플라이 체인의 셧다운과 물류/이송 이슈가 장비의 출하를 제한했었다.
코로나19 발발은 반도체 업종에 실적뿐만 아니라 주주 이익 환원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으므로 다수의 기업이 상반기에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었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ASML은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향후 3개년(2020~2022년) 동안 €6B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가총액이 €146.2B이므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시총의 4.1%를 의미한다.
한국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EUV 노광장비의 출하량은 3분기에 10대, 매출 기준으로는 14개를 기록했다. 매출로 잡힌 EUV 노광장비 숫자가 더 많은 이유는 2분기에 마치지 못했던 factory acceptance test가 3분기에 완료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의 EUV 노광장비 출하량과 매출은 각각 13대, 9대였으므로, 3분기 누적으로 출하량과 매출 기준으로 각각 23 대(13대+10대, 9대+14대)이다. 연간 목표 35대를 달성하려면 12대의 출하 또는 매출 시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계획 대로 달성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ASML Holding은 다양한 측면의 매출비중을 공개한다. 제품별 매출비중에서 EUV 노광장비는 66%를 차지해 2분기 39% 대비 27%p 늘어났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애플리케이션별 매출비중에서 비메모리용 장비는 79%를 기록했다. 반면 메모 리용 장비 매출비중이 21%로 낮다.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는 EUV 노광장비가 3D-NAND Flash 제조에서 사용되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역별 매출비중은 대만향 47%, 한국향 26%이다. 고객사별 매출비중이 공개되지 않지만 TSMC와삼성전자가 여전히 ASML Holding의 주요 고객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매출비중에서 중국향은 21%이다. 중국 로컬의 메모리 및 비메모리 고객사가 ASML Holding의 주요 고객사이다. 미국 상무부의 제재 조치가 장비 출하를 제한하고 있지만, ASML Holding은 본사(Netherlands)에서 생산한 노광장비를 여전히 중국향으로 판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 생산한 노광장비는 중국향으로 판매할 수 없다.
실적 발표 당일(10월 14일), ASML Holding ADR의 주가는 전일 대비 -1.76%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3.6 ~ 3.8B으로, 중간값 기준 -6.6% Q/Q를 의미해 전 분기 대비 소폭 역성장하는 것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고객사의 미세 공정 전환 지연 영향으로 EUV 노광장비의 신규 수주가 일부 이연된 것도 주가에 부정적이었다. ASML Holding ADR이 편입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했던 것도 ASML Holding 주가에 피로감을 더했다.
ASML Holding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 3개월 기준 +5.37%, 6개월 기준 +51.73%, 9월 기준 +36.38%이다. 상기의 3개 기간 수익률 중에 3개월 기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3개월 전에 2Q20 실적을 발표할 당시에, 2분기 매출이 € 3.33B(+36.3% QoQ)를 기록해, 컨센서스 EUR 3.5B를 밑돌았고, 1분기 management interview에서 제시됐던 전망 치 (+50% QoQ)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실적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9월 초부터 미국 정부가 중국 Foundry 공급사 SMIC를 제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나가면서, SMIC에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ASML Holding의주가는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9월 말부터 주가는 SMIC 제재 조치에 따른 영향을 벗어나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ASML Holding의 매출은 2021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측의 가이던스는 전사 매출이 11~13% 성장하는 것이고, 그중에서 EUV 노광장비 매출은 20% 성장하는 것이다. 주요 고객사인 TSMC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로직 반도체) 시설투자가 EUV 노광장비의 매출을 견인할 것이다.
ASML Holding에서도 밝힌 것처럼 Logic 공정에서는 EUV 노광장비가 다수의 layer에 적용되고 있다. 5nm에서는 10개의 layer, 3nm에서는 20개 이상의 layer에서 적용되고 있다. DRAM에서의 적용 범위는 아직 제한적이다. one alpha node에서 EUV 노광장비가 적용되는 layer의 숫자는 1Y nm 대비 늘어나 5~6 layer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Q&A 세션에서 이례적으로 DRAM 업황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 2020년 연말을 앞두고 DRAM 서플라이 체인에서 재고 소진이 전개되고 있으며, 노광장비의 가동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EUV 노광장비가 Logic 공정을 비롯해 DRAM 공정에도 적용되므로 ASML Holding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3분기 대비 소폭 역성장을 의미하므로 연말까지 ASML Holding의 주가 상승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ASML Holding ADR의 저가 매수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이와 같은 상황이 좋은 기회라고 판단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