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 할아버지의 벚꽃 산 ] ㅎㅎ
인간과 인간 그리고 자연, 더불어 나누는 관계에 관한 감동적 이야기
관계를 잃은 슬픔과 극복에 대한 감동을 전해주는 책
사람은 어디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물. 사람은 늘 이렇게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만약에 어느 날 문득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은 관계의 소중함과 그 소중한 것에도 슬픔과 기쁨이 함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슬픔과 기쁨을 받아들이면서 이겨나가고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관계는 헤어지거나 이별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나 다른 것이 남긴 흔적과 발자취를 통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는 영원하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 마쓰나리 마리코는 이미 우리 출판사가 이미 출간한 <잃어버린 도토리>에서도 그 관계의 중요성을 작가가 가진 개성 있는 색감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벚꽃 산>에서는 한층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의 삼각관계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면 이별을 통해서도 관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열린 사랑을 통해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책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신을 믿어주고 말없이 응원해 주는 존재가 있습니다. 보통은 부모를 통해서 그런 감정을 느낍니다. 여기서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그런 관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소년은 할아버지가 남긴 벚꽃을 통해서 할아버지를 대신하는 벚꽃 산의 관계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소년은 벚꽃은 벚꽃이 아니라 할아버지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벚꽃은 다시 손자 한 사람만의 벚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 있는 벚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은 닫힌 사랑이 아니라 열린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묵시적으로 전달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핵가족제도로 잊혀져가는 확대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목적도 작가에게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계절의 리듬 속에 봄의 느낌을 강하게 담아낸 그림책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색깔이 모두 다릅니다. 갓 올라오는 새싹의 색깔과 지는 낙엽의 색깔이 다르고, 파릇파릇한 나무와 울긋불긋한 꽃의 색깔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색깔들이 모여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이 자연입니다.
<할아버지의 벚꽃 산>은 사계절 중에서도 특히 봄의 색깔을 가장 강열하고 화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벚꽃을 통해 대표적인 색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관계도 벚꽃처럼 화려할 때도 있지만 자연의 사계절처럼 희로애락이 교차한다는 것을 계절별 색깔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자연의 색감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와 벚꽃 산에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 그리고 그 행복이 슬픔으로 다가왔지만 슬픔은 다시 기쁨으로 순환되는 과정을 색감을 벚꽃 산의 색감을 통해서 정말 멋지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와 소년 그리고 벚꽃
<할아버지의 벚꽃 산>은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벚꽃 산을 보면서 자란 한 소년의 자기 고백 같은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는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산에다 벚꽃을 심으며 벚꽃을 가꾸어 갑니다. 그리고 그 산은 시간이 흘러 이제는 벚꽃 산이 될 정도로 벚나무로 가득 찹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손자를 데리고 벚꽃 산에 오르며 벚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조손간의 사랑도 함께 키워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몸이 편찮으셔서 몸져눕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소년은 벚꽃 산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아갑니다. 이제 벚꽃 산은 그냥 산이 아니라 할아버지 그자체이고 또한 할아버지를 대신하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그러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십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만든 벚꽃 산은 더욱 울창해져서 모든 사람이 찾아오는 안식처가 됩니다. 할아버지는 안계시지만 할아버지가 남긴 벚꽃 산은 영원히 살아서 이 세상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남아서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작가 소개
글과 그림 마쓰나리 마리코
1959년 일본 오이타 현에서 태났다. 교토예술단기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광고, 잡지의 삽화에서부터 어린이책의 삽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약하고 있다.
그림책 <아기 고양이 후시카>, <잃어버린 도토리>, 그림연극 <미운 오리새끼>, <할퀴는 토끼>, 삽화 <미짱과 보물들> 같은 작품이 있다.
옮김 고향옥
동덕여대 일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일본 문화와 일본어 공부를 했다. 지금은 한일아동문학연구회에서 아동문학을,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구리와 그라의 헤엄치기>, <열까지 셀 줄 아는 아기 염소>, <그림책의 심리학>, <그리고 개구리는 뛰었다> <잃어버린 도토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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