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삼계탕 먹으러 갔다가,닭이 오후에나 들어온다는 바람에,황태탕으로 대신 점심 먹고온
일이 있었습니다.오늘 점심으로 그 삼계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남편을 따라 나섰습니다.
성미 급한 남편은 벌써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서 있고,저는 산책하는 차림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아니,그 차림이 뭐야? 전에 입었던 옷으로 입어."
"삼계탕 먹으러 가면서 정장 차림해야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귀찮지만,삼계탕 사주겠다는 사람 기분 맞춰주려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오늘은 지하철 탈 때와 내릴 때,자주 뒤를 돌아보며 확인을 하더군요.ㅎㅎ
미리 예약전화를 해놨기 때문에 전처럼 헛탕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한 번 먹어 봐,보통 삼계탕하고는 달라."
또 삼계탕 자랑질입니다.
'얼마나 맛있다고 저럴까?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겠지...'
혼자 속으로, 얼마나 대단하길래 저럴까 짐작을 해봅니다.
"그런데,지난 번엔 영지버섯을 많이 넣어 좀 쓰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
"아니, 영지버섯을 넣어요? 진작 말해주지 그랬어요. 난 쓴맛은 안좋아 하는데..."
"그렇게 쓴 것은 아니야."
오늘은 손님이 한 테이블에만 있어 한가해 보입니다.
"어서 오세요,전에는 미안했습니다."
상냥한 주인은 우릴 알아 보고 자리에 앉길 권했습니다.
준비된 음식이 바로 나왔습니다.
짭쪼름하고 깔끔한 뒷맛이 개운한 장아찌 종류와 겉절이 배추김치,부추무침이 밑반찬으로 나왔는데, 정갈한 차림이 우선 마음에 듭니다.
뒤 이어 뜨거운 삼계탕을 상에 내려 놓으며,
"사장님 드실 삼계탕엔 영지버섯을 넣었고,사모님 것엔 자연송이를 넉넉이 넣었습니다."
뜨거운 김과 함께 자연송이향이 솔솔 올라옵니다.
우리가 방금 들어오기 전에 했던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듯,어쩌면 딱 맞게 끓여 내놓으실 수가 있을까요?
두 분이서 모든 일을 다 맡아 하셨는데,부추무침이 맛있어서 리필을 요구했더니,맛있게 금방 무쳐서
내오셨습니다.식사 중간에도 더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맛이 괜찮으냐고 물으시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만큼 충분한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알맞은 크기의 영계에 찹쌀,밤 대추,녹두,은행,콩...부재료가 듬뿍 들어가 구수하고 진한 국물에 연한
육질까지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날 즈음엔 향긋한 국화차를 내오셨습니다.
남편의 과장된 표현으로 기대치를 높였다가 실망이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따뜻한 아랫목같은 바닥에서 금방 일어서기도 싫었지만,더 이상의 손님은 없었기에 느긋하게 앉아있었습니다
내가 디카로 사진 찍는 모습을 보신 주인과 사진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두 분중 한 분이 '사진으로 쓰는 시'의 시인이시라고 합니다.
국화차를 내오신 후에는 두 분이서 우리 식탁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늘 가지고 다니던 수세미 두 개를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십니다.
사진 찍는 이야기부터 블로그 이야기를 하던 중에, 시인의 고향이 남편 고향 바로 인근이라는 걸 알고는 사촌, 오촌, 족보까지 들춰내며,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듯 이야기가 무르익었습니다.
시인의 남편과 우리 남편은 姓이 같은 종씨여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자녀들 이야기로 확대
되며 시간 가는줄 모르게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붙잡아 앉혀놓고, 남편은 고향사람 만난 기분에 이야기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게 이어 가길래
"저녁 준비하실 시간인데 바쁘지 않으세요?"
"아직 시간 많아요."
시인은 사진에도 프로작가라, 카톨릭 잡지 표지 사진을 맡아 하신다며.주인은 책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주인은 사진을 배우는 학생을 모으는 중이라며 저에게도 함께 하자고 하셨습니다.
물론 강사는 사진으로 쓰는 시인이시지요.
일 주일에 한 번 정도로 강의를 할 예정이라는데,배우고 싶은 마음에 선듯 전화번화와 메일주소,블로그를 메모하고 왔습니다.
인연이란 참 우연찮게 이렇게도 이어지는가 봅니다.
삼계탕으로 이어진 오늘 하루가 진한 국물만큼 구수하고 참한 인연으로 이어지려나 봅니다.
삼계탕 집을 나오자 남편은 후배회사에 잠간 들러 차를 한 잔 마시고 가자고 합니다.
'아 하,그래서 옷차림에 신경을 썼구나.'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첫댓글 지난번 인터넷 동로회에 올려진 옥덕님의 가을나들이를 읽고나서
화가나서 옥덕아우님 인제는 참지말고 속상하면 달라들어라고 덧글을
썼는데 이곳과는 시차로 그곳이 한밤중이라.아직 읽지 않은 낌새라서
그내용을 지웠는데 오늘새벽 블로그 보고 마음이 편해졌읍니다.
워낙이 곧은성미의 어른이신데 착해빠진 옥덕이가 이런호사를해서
내가 기분이 좋습니다.
친구생기셔서 내년 복날은 그곳 가시겠읍니다.
정말 괜찮더군요.
이젠 가끔씩 가게 되리란 예감입니다.
두 분과의 인연 또한 느낌이 아주 좋아서요.
무뚝뚝한 성품이라도 "아내사랑"은 넘치시는 분이네.계탕으로 요사이 약해진 아우님을 몸보신 시켜주셨네.
우리도 그곳에 한번 가서 먹어봐요.우리집에서 멀지 않은곳 같은데...
언제 한 번 우리 동호회에서도 시간을 내서 가보면 좋겠어요.
성동,공항터미널 맞은편 골목안이랍니다.계탕이 땡기시는 날이면 한 번 가보세요.실하답니다.
혹시
미리 예약전화를 하시고 가셔야
02-552-6225
011-716-6225
그러니까 재미상 없다는둥, 성미 급하다는둥, 인정 없다는둥, 캐사도 영택님이 효자 자식보다 낫다고 하드라...
옳으신 말씀입니다.
남앞에서 잘하는분들이 쌓인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지만 조선생님이나 우리집영택님은
은근히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진국이지요.
삼계탕에 버섯을?? 처음알앗네요,,삼계탕에 들어있는 인삼은 먹으면 몸에 해롭다면서요??
송이버섯을 얇게 저며 몇 조각 넣었는데,송이향이 참 좋더군요.이 해롭단 얘긴 금시초문인데요.
인
인삼, 대추등이 닭의 나쁜기를 먹음는다고 나쁘다는 말이 있었지요...
근데 그렇지 않다고 언젠가 TV에서 한의사가 말하던데요?
뭐가 맞나 몰러.....ㅎㅎ
아뭏튼 옛날 부터 먹었으니 나쁘지 않을꺼란 말에...한표 더합니다~~
표리부동*^^* 하시네요 이리 속 깊은 분을 성질 급하다고 매도 했으니 죄송...
침..꼴깍...저는 먹기 급급 해서 사진 찍는것 항상 잊어버리는데...ㅋㅋ
언제 함 가야 겠어요...근데 얼마래요?
주로 '아점'을 먹는데,그 날은계탕 먹자고 해서,아침을 히 굶고 가서 그런지 참 맛있게 먹었어요.
향긋한 국화차까지... 단돈 만원입니다.
가시기 전에 예약은 필수입니다.
언제 한번 날 잡아봐요.우리동네이니 내가 한번 몸보신 시켜드릴게요.그러고보니 난계탕으로 몸보신 시켜주는것이 취미가 되겠다.
어머나 정말 언니께서 전에도 우리 동호회 계탕 사주셨지요.
아주 품위있는 좋은 취미십니다.
선배님께서 제게 군침을 흘리게 한 죄.날 묻겠습니당....
먼
아우님,상경하실 일 있으면 연락해요.계탕 사드릴게요.
구방마루
참 재수 좋은날이었네요.삼계탕덕에 좋은 시인 만나 사진도 배우게 되고...
그러고 보니 구방마루 삼계탕집 제대로 홍보하네요.나도 가보고 싶은데..ㅎㅎㅎ
세상이 좁더군요.계탕 번개팅 한 번,어때요
그 시인이 우리 친구의 친구가 된다네요.
언니,그럼 우리 동호회
ㅎㅎㅎ 가깝고하니 저도 엽지기랑 함 가봐야 되겠네요....
전화로 예약하고 가셔요.
청송 달기약슈터 삼계탕하고 보기에 좀 닮아 보입니다 보기만해도 몸에 좋을 것 같네요! 맛있게 드신 선배님 더 미인 되셨을 것 같은데요 저는 40회 부산 아줌마입니다
청송 갔을 때,그 유명한계탕 먹어봤어요.계탕은 그 맛과는 조금 라요.아 주세요.
녹두와 한약재를 넣어 맛이 참 구수했어요.
구방마루
명희 아우님,재경홈에 자주 나오셔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나오시기 바라며,이름 앞에 졸업기수가 없군요.
개인정보 수정에 들어가셔서 40회 기수를
선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