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이 족구 시합을 벌이는 도평교회에 차를 세우고 앞에 보이는 감투봉을 다녀오려 가시덤불을 헤치며 47번 국도로 갔다가 질주하는 차량들에 놀라 무단 횡단을 못하고 가까운 동물 생태통로로 가보지만 오르지 못할 대전차 방호벽 임을 알고는 깨끗이 포기하고 돌아온다.
제1도평교를 지나 승진교로 도마치계곡을 건너서 인파들로 북적이는 캠프장으로 들어가 무덤가에서 참호들이 파여있는 능선으로 붙어 409봉으로 올라 떨어지는 땀을 딱으며 찬 캔맥주와 막걸리를 마시지만 아침부터 너무 더워서 걱정이 앞선다.
만산회의 표지기들이 붙어있고 글씨 없는 삼각점이 놓여있는 577.4봉을 넘어 첫 안내판을 만나서 급사면에 미끌어지며 힘겹게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 가리산을 바라보며 험한 암봉들을 우회하고 통과해 흥룡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서 밧줄 난간들이 줄줄이 쳐져있는 산길을 따라간다.
노송들이 울창한 흥룡봉(x728.6m)을 넘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아스라한 한북정맥의 연릉들을 둘러보다 땡볕을 맞으며 헬기장에 이정표가 서있는 향적봉(x783.5m)을 지나 내려오는 사람들을 지나쳐 도마치봉으로 향한다.
쉽게 나타나지 않는 정상에 짜증을 내며 노심초사해서 한동안 가팔라지는 산길을 지나 넓은 헬기장에 낯익은 정상석이 놓여있는 도마치봉(x948.8m)으로 올라가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막걸리를 벌컥이고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그늘에서 대강 점심을 먹고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완만한 숲길을 반기며 정상석이 서있는 삼각봉(x921.0m)을 지나 주인과 함께 놀러나온 견공과 지나쳐 역시 헬기장에 정상석과 삼각점(갈말27/02재설)이 놓여있는 백운산(903.1m)을 넘는다.
무학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865봉으로 올라가 남은 간식을 털어먹고는 오른쪽으로 꺾어서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뚜렷한 산길 따라 안부로 내려가니 왼쪽의 광덕계곡에 있는, 윤나리 휴게소를 알리는 플라스틱 안내판이 부서져서 땅에 뒹굴고 있다.
완만한 산길 따라 멀리에서 작은 암봉으로 보이던 무학봉(x813.0m)로 올라가면 정상판 하나가 붙어있는 뾰족한 바위에서는 광덕산에서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멋지게 펼쳐지고 이 근처에서는 맹주 격인 대성산이 흐릿하게 모습을 보이며 맞은 편으로는 구름다리가 있는 반암산이 가깝게 서있다.
계속 뚜렷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북쪽 능선을 타고가다 표지기가 흐지부지 사라지는 사면에서 차분하게 길을 찾지않고 서둘러 잔 너덜에 쭉쭉 미끄러지며 방향만 잡아 지그재그로 나무들을 부여잡고 힘겹게 계곡으로 떨어져서 광덕고개로 이어지는 372번 지방도로로 내려선다.
동서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괄덕휴게소를 향해 털레털레 걸어가다 마침 화악산 산행을 마치고 돌아간다는, 일산 사시는 부부 산객 분의 승용차를 얻어타고 고개를 넘어 도평리까지 가서 차를 회수해 주말인데도 막히지 않는 국도를 타고 일찍 서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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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랬나요? 어디 가시던 중이었나요? 도로 따라서 좀 걸어갔었지요.
틍림없이 중간에 만났을텐데요...도마치봉에서 한시간(13:38-14:38) 있었는데 그때 내려갸셨나?
그러니까 어디 다니면서 나쁜 짓은 못합니다. 자기는 몰라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하여튼 오랜만이라 반갑네요. 언제 한번 같이 산행 하십시다. 맛있는 것 많이 싸오시라 하지 않을테니까요. ^^
가을에 반암산 오르는데 길도 없고 암릉도 있고해서 혼났던 기억,
대문사진에 쓰인 국망봉과 가리산 사진 멋있네요, 앞에 바위가 거리감을 주면서....
반암산도 겨울에는 좀 험하더군요. 다 추억의 산길입니다...
무학봉에 이름표가 션하게 붙었네요. 좋습니다.
전체적인 조망이 없어서 좀 아쉬웠지요. 반암산에서는 학이 춤 추는 모양으로 잘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