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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오름의 친구들]
제주 유감(有感) 일곱 친구들의 제주 여행이 많은 추억과 이야기꺼리를 남기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이제야 고백하건대 사실 처음 여행 제의를 받았을 때는 올해 봄과 여름에 휴가를 많이 사용하여 더 이상의 휴가를 쓸 수 없기에 훈련으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댔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10월 마지막 주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훈련이 실시되어 그것이 핑계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제대한 동기생의 펜션이 생각나서 부탁을 하였더니 흔쾌히 ‘자네 고향 친구들이라니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하여 조금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여행일정은 태화친구의 경험에 의한 계획으로 인하여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찬 여행이 예상되었으며 친구들의 출발일자가 다가오면서 동기생의 ‘저녁 한 끼 라도 대접하고 싶다.’라는 간곡한 제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친구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제주도 도착 이후부터 상진이와 문자와 전화로 소식을 주고받다가 급기야 둘째 날 친구들의 일정에 안내라도 해주고 싶어 따라 나섰다는 동기생의 전화에 내심 ‘서먹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저녁에 동기생과 상진이의 전화를 연이어 받으면서 걱정은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일정을 네 동기생이 함께 해주고 저녁까지 대접받아서 고마운데 이야기 하다가 말 트고 친구하기로 했다. 괜찮지?” “자네 친구들하고 저녁 먹으며 술 한 잔 하다가 친구하기로 했네. 자네 허락 받지 않아서 미안하네.” 들떠 있는 상진이와 동기생의 목소리에 순간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낍니다. ‘이것이 사람 사는 것이구나.’ 언젠가 카페에 ‘동기생’이라는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실 동기생은 어려운 일로 제대를 하고 지금 힘들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향이 제주도라고는 하지만 수원에서만 25년을 넘게 살았고 그런 수원에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 두고 어쩔 수 없이 떠나 혼자서 제주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것인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렇게 친구도 가족도 없이 외롭게 한 달 여를 생활하던 동기생에게 우리 일곱 명의 친구들은 잠시나마 분명 삶의 활력소였을 것입니다. 고향 친구들은 ‘네 덕분에 새 친구 한 명 생겼네.’라며 고맙다 하고 동기생은 ‘자네 덕에 일곱 명의 친구가 생겼네.’라며 고맙다고 합니다. 새 친구가 생겼다고 기뻐하는 친구들이 나도 고맙습니다. ‘자네 친구 만드는데 내 허락이 왜 필요하냐?’ 며 ‘나이 어린 동기생 둔 덕에 나이 어린 친구들이 생겨서 미안하다.’며 웃는 내게 ‘나이 먹으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라며 즐거워하는 동기생입니다. '동기생'이라는 글에 '한 명의 동기생을 보내지만 또 한 명의 친구를 얻을 것'이라고 적었듯이 이제는 일곱 명의 새로운 친구들을 얻어 기뻐하는 동기생을 보며 모처럼 사람 사는 정을 느껴 봅니다.
지금 제주도의 동기생은 고향 친구들의 행복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보다 더 많이 행복해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 친구들이 있기에 함께 하지 못한 제주 여행이었지만 나도 덩달아 행복합니다.
2009. 11. 10. 밤. 갑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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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네만큼이나..좋은 친구일거구만..ㅎ..담에 간다고 전해라 ㅋㅋ another free service...ㅎ
그려, 내년 봄에 제2팀 여행 준비하세...ㅋㅋ 지원자 모집 들어가??? ㅋㅋ
ㅋㅋㅋ 내년 봄 2탄이 기대가 되네... 함 모여 봐.
말 놓기로 하더니 순녀가 젤 하더만~~^^ㅎ 난 어색해서 못 하겠던데 ~그래도 너 덕분에 우리에게도 제주 친구 생겼다~.ㅎㅎ
사는게뭐...그런거지뭐...동기생 친구 마음씀이 고맙네~ 친구들이 심적으로 위로가 되어주면 좋겠다~^^
그려, 그것이 세상사는 일 아닌감...? 내가 자주 쓰는 표현 "사는게 뭐 별겐가...?" 처음 자네 친구를 대할 때 지나칠 정도의 친절이 다소 불편까지 했다만 그것이 진심에서 울어나오는 행동임을 알고 신세지는겸 걍 팍팍 지기로 얘기했다네... ㅋㅋㅋ 어쩜 이번 제주 여행에서 내겐 또다른 고향같은(?) 느낌을 받은건 구목사의 평안한 모습과 태화 내자의 가을과 닮은 수수한 아름다움... 그리고 자네 친구의 따뜻한 맘 씀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네. 개인적으론 영원히 잊지 못할 여행이었으며 그래서 1800여장의 사진을 찍었던게쥥, 물론 건질 사진 별로 없겠지만... ㅠㅠ 아, 또 가고 싶네 그리움 가득한 제주도로 ... ♥♡
사진에 구목사 부부, 아름다워 보였어../가을과 닮은 수수한 아름다움.. 딱 맞는 표현인듯...평안 요양원도 평안해 보이고..평안한 부부가 운영해서 인듯...^
다음은 나도 기약해야지~~~^^*~
이글을 읽는 나도 행복 합니다 (가슴 뿌듯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