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과 요한계시록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다. 그 올림픽 대회를 유치한 나라는 개막식을 성대하게 준비한다. 올림픽의 개막식은 유치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다. 그래서 각 나라는 개막식에 자기 나라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 개막식에서 굴렁쇠를 굴리며 경기장을 횡단한 아이의 장면은 길이 기념될 개막식 행사였다. 이 개막식을 계획한 이어령 장관은 1분 간의 고요와 적막을 통해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요한계시록 12장에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볼 수 있을법한 상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성경 전체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캐릭터는 해를 입은 여자, 붉은 용, 태어난 남자 아이, 천사들의 전쟁, 뱀, 강물, 입을 벌린 땅 등이다. 요한은 하늘의 경기장에 펼쳐진 공연을 소개한다. 그 공연을 보고 깊이 감동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경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자기 백성을 위해 일하셨는지를 잘 아는 사람일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예수님의 나라와 환난과 참음에 동참한 사람이 동일한 고난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쓴 편지다. 그 편지에는 각 교회에 대한 적절한 격려와 경고가 담겨 있으며, 동시에 모든 교회가 듣고 용기를 낼 수 있는 판타지가 담겨 있다.
요한계시록이 들려주는 판타지는 하나님이 어떻게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도우시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언어다. 특별히 요한계시록 12장은 교회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2장에서 해를 옷 입은 여자가 남자 아이를 낳는다. 이는 창세기 3장에서 소개된 여자의 후손의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그 후손은 뱀을 무찌를 것이다. 붉은 용은 그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세상에서 계속 환난을 당하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엘리야 같은 예언자들이 죽음의 위협을 당했고, 아브라함의 자손은 애굽에서 유아살해라는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태어난 남자 아이는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간다. 그것은 다니엘 7장에 나오는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온 세상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을 바로 그 인자 같은 분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은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하나님 우편 보좌에 앉으셨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땅에서는 교회가 박해를 받는다. 여자는 광야로 도망을 가서 3년 반(1,260일) 동안이나 보호를 받는다. 교회는 아합의 시대에 숨어 지내는 동안에 보호를 받던 엘리야처럼 그렇게 보호를 받는다. 어쩌면 지금 계시록의 편지를 받은 교회들은 자신들이 1,260일의 기간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붉은 용은 세상 권세를 가진 통치자들이다. 그의 일곱 머리와 열 뿔은 그 권세가 막강함을 보여준다. 그 머리에 있는 일곱 면류관은 세상의 통치자들이 가진 영광을 상징한다. 그 꼬리로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끌어서 땅에 던지는 모습은 강력한 왕권을 가진 통치자들에게 땅의 권력자들이 굴복하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땅의 제국들은 수많은 왕들을 무너뜨리고 정복했다. 앗시리아와 바빌론, 그리고 알렉산더의 헬라와 로마제국 등이 그랬다. 그 후로도 지구의 지도에 선명한 자취를 남긴 제국들은 전쟁을 통해서 적국의 지도자들을 굴복시켰다.
계시록 12장 7절부터는 장면이 바뀌어 하늘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묘사된다. 미가엘을 대장으로 하는 천군과 용을 대장으로 하는 타락한 천사들의 대전이다. 그 전쟁에서 패한 용의 군대는 땅으로 쫓겨난다. 그 군대는 땅에서 성장하던 교회를 상징하는 여자를 핍박한다. 큰 용이자 옛 뱀이라는 마귀가 그 입을 벌려 강물을 토하여 여자를 떠내려가게 하자 땅이 입을 벌려 용의 입에서 나온 강물을 모조리 삼켰다. 이로써 교회는 보호된다.
그것을 본 용이 더욱 화가 나서 여자의 후손들과 더불어 싸우려고 바다 모래 위에 섰다. 이제 성도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들이 바로 바닷가에 서 있는 그 용과 일전을 치르는 존재임을 깨달을 것이다. 요한계시록 12장은 하늘에 펼쳐진 땅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짧지만 강렬하고 매우 상징적이며 성경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방식의 개막식이라면 크게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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