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 왕조의 9연패 시도를 저지한 위대한 팀, 67년 필라델피아 식서스를 소개합니다.
아직도 많은 농구 전문가들이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봤을 때 이 식서스를 역대 최강팀이라 부르고 있죠.
7~8명의 수퍼스타급 선수들이 완전히 한 몸이 되어 유기체처럼 움직였던 이 팀의 주요선수 4명입니다.
아직도 기록으로 남아있는 시즌 첫 50경기 최다승 (46승 4패) 기록과 함께 68승 13패의 성적을 남긴 팀.
1. 할 그리어 (Hal Greer)
제리 웨스트와 함께 60년대 NBA를 대표한 최고의 슈팅 가드입니다.
웨스트처럼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점퍼, 풀업 점퍼, 더블 클러치 돌파 레이업 등에 정통했었고,
리딩, 특히 속공 상황에서 기가 막히게 오픈된 팀원을 찾아 킬 패스를 넣어주던 주 득점원이었죠.
우승 시즌에 평균 2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올-NBA 세컨드 팀에 뽑혔습니다.
1997년에 위대한 50인에도 선정이 된 대단한 선수입니다.
2. 루크 잭슨 (Luke Jackson)
체임벌린만 팀원이 아니었다면 센터로서도 올스타에 뽑혔을 선수입니다.
맨발 6-9 신장에 당시로선 보기 드문 245 파운드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한 파워 포워드.
여러 면에서 찰스 오클리와 아주 비슷했습니다. 다만, 오클리보다 빨랐고 점프력도 좋았습니다.
이 선수가 골밑에서 확실한 자리싸움 및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해줬기 때문에,
체임벌린이 하이 포스트로 나와 패싱 게임을 하며 평균 8개의 어시스트로 팀을 이끌 수 있었죠.
무릎부상으로 조기은퇴를 해야 했지만, 커리어 내내 더블더블을 해주던 블루칼라 워커였습니다.
3. 빌리 커닝햄 (Billy Cunningham)
백인이었음에도 모든 운동능력에서 흑인들을 압도했던 Kangaroo Kid.
잘 뛰고, 또 높이 솟구쳐 올라 리바운드도 잘 잡아내던 커닝햄은 이 시즌 식스맨으로서 활약했고,
벤치에서 나와 안 풀리는 공격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며 평균 18.5점, 7.3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속공 피니쉬와 왼손 돌파 훅슛과 플로터에 일가견이 있었던 특급 공격수인 커닝햄은
나중에 ABA 리그에 건너가 73년 리그 MVP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커닝햄 또한 97년에 선정된 위대한 역대 50인에 들어갔죠.
83년엔 식서스의 감독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5. 윌트 체임벌린 (Wilt Chamberlain)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최소한 평균 33점 이상씩 득점하던 선수가 알렉스 해넘 감독의 지휘 아래
평균 24점, 24리바운드, 8어시스트, (비공식) 8블락샷을 기록한 올어라운드 센터가 되었죠.
위 영상에서 풋백 덩크하는 장면이 67년 식서스 우승을 결정지은 결승골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워리어스와의 파이널 6차전 4쿼터 막판, 종료 몇 초를 남겨둔 클러치 상황이었죠.
식서스가 123:122로 1점차 리드를 잡고 있을 때, 잭슨이 놓친 자유투를 잡아 골로 연결시킨 것입니다.
체임벌린을 박스아웃하다 실패한 선수가 바로 그 유명한 네이트 써몬드입니다.
67년 식서스엔 이 네 명 외에도, 미드레인지 점퍼가 좋았던 포인트 가드, 월리 존스 (24번),
그리고 다재다능하게 공수에서 활약한 스타팅 3번, 쳇 워커 (25번), 그리고 맷 구카스 (14번)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오스카 로벗슨이 이끈 신시내티 로열스를 눌렀고,
컨퍼런스 결승에서 8연패로 적수가 없었던 빌 러셀과 하블리첵의 보스턴 셀틱스도 격침시켰습니다.
바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역대급 팀의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팀이죠.
그리고 결승에선 릭 베리와 네이트 써몬드가 버티고 있던 샌프란시스코 워리어스마저 꺾고 우승을 했습니다.
첫댓글 허 83년 식서스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파괴력이 있던 시절이 과거에 있었군요
식서스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위대했던 두 팀이었죠.
두 팀 모두 올스타급의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던 팀들이었습니다.
역대 최고팀 논쟁이 벌어질 때 항상 언급들이 되기는 하지만,
그들이 뿜어내던 포스와 엄청난 경기력에 비해선 과소평가를 받는 팀들이기도 하죠.
(PG) 월리 존스 - 모리스 칙스
(SG) 할 그리어 - 앤드류 토니
(SF) 쳇 워커 - 줄리어스 어빙
(6th Man) 빌리 커닝햄 - 바비 존스
(PF) 루크 잭슨 - 마크 아이아바 로니 (or 클레믄 존슨)
(C) 윌트 체임벌린 - 모제스 말론 (이 두 선수의 최최전성기)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저 두 식서스가 모든 조건에서 동등하게 붙는다면 어느쪽이 더 강할지 궁금해지네요 박사님께서는 어느쪽이 더 우위일거라 예상하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67년 식서스는 컨파에서나 파이널에서 약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보였습니다만,
83년 식서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조금의 틈도 허락치 않았었죠.
저는 포스트 시즌에선 83년 식서스가 아주 미세하게나마 우세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론 의미는 없지만...
83 식서스의 감독이 67 식서스를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빌리 커닝햄이죠.
'지피지기'면 '7전 4선승'입니다.
맷 구오카스는 선수시절부터 감독시절까지 커닝햄의 조수였네요 ㅎㅎ 구오카스가 감독 부임하고부터는 식서스도 내리막이었는데, 구오카스의 지도력이 커닝햄 수준은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선수들 기량도 고려를 해야 하지만요. 구오카스가 감독하던 시절은 대부분 한물간 노쇠한 노장들이기도 했고..
구카스는 평생 커닝햄의 백업이었죠.
박사님
예전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많이들 써서 그런 줄 알고 그렇게 썼는데 요즘은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라고들 대부분의 분들이 표현합니다
올라운드는 틀린 표현인지..
두 단어간의 차이가 뭔지 알 수 있을까요?
둘 다 맞는 표현입니다.
올-어라운드는 미국에서 선호하는 표현이고, 올-라운드는 영국이나 영국령이었던 국가들에서 자주 쓰는 것 차이죠.
미국이 농구의 종주국이다 보니 영문 컬럼을 봐도 올-어라운드란 표현이 주로 쓰여서 저도 그렇게 쓰는 것 뿐입니다.
그렇군요~ㅎ
답변 고맙습니다~ㅎㅎ
전설들의 시너지가 어땠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나중에 관련 자료를 살펴봐야 겠습니다. 여담이지만 마지막 사진은 조형미가 대단합니다.
체임벌린같은 기둥이 자기를 확 죽이면(?) 시너지는 폭발합니다.
67년엔 자신의 득점 욕심을 대폭 줄이고 패싱 게임에 주력하면서 우승을 했고,
72년엔 모든 공격 욕심을 줄이고 수비와 리바운드에만 올인해서 또 다시 우승을 했죠.
글만 봐서는 90년대 불스나 밀레니엄 킹스의 화려한 조직력이 연상됐는데, 쳄벌린의 희생이(?)있었다니 의외입니다. 전의 박사님 빌럿셀 글에서 처럼 팀케미스트리를 위해서는 끝판왕급들이 롤플레이어들의 여백을 메꾸는것이 승리의 전제인가 봅니다. 양질의 자료와 의견 감사드립니다.
와 할 그리어라는 선수는 돌파와 점퍼가 지금의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샤프하고 깔끔하네요!
그러니 50년 전에 저런 플레이를 보는 느낌들은 어땠겠습니까?
뜬금없이 든 생각인데 챔임벌린은 점프볼할때 그냥 높이 뛰어서 공을 한손으로 잡아버릴수도 있을것 같네요. 굳이 쳐내지 않고.
상위권 여섯명 스탯이 무슨 게임같네요;;; 득점 / 리바운드 숫자 토나올거 같아요. 저 짐승들이 한팀이라니 ㅋㅋㅋ
그나저나 마지막 사진 너무 멋지네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꼭 그런 건 아니고, 저 당시엔 가드진과 빅맨 간의 신장차가 워낙 커서
가드나 스윙맨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리바운드에 가담하기가 쉽지 않았죠.
요즘은 190이 넘는 포인트 가드와 2미터가 넘는 스윙맨 천지지만,
저 당시는 달랐죠. 그리고 포지션별 고유 역할이 정해져 있었고요.
필드골 ;;; ㄷㄷ
백보드 아래서 덩크하고 박스아웃하는 네이트 써몬드를 아무렇지 않게 날려버리는 체임벌린.
마지막 사진은 정말 멋지네요.
두 발이 백보드 뒤에 있었는데, 덩크는 림 앞쪽에서 찍었죠.
혹시 저때가 100득점 55 리바운드 했던 시절인가요?
아닙니다. 그 때는 61-62 시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