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는
보는 것 일까?
읽는 것 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양화는 읽는 것이다.
첫번째 이유는
그림을 글자로
바꾸어 본다는 말이며
그래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그림에서 시(詩)를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갑(回甲)을 축하하는
겸재(謙齋)의 노백도(老栢圖)는
향나무(栢)를 그렸으나
목숨 수(壽)의 글자로
형상화한 것이다.
그래서,
향나무 백(栢)을
목숨 수(壽)를 썼으니
백수(白壽)로 읽어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마음의 표현
백수도(白壽圖)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하나 더 예를들면,
편안한 노후를
의미하는
갈대 밭에
기러기가 앉아 있는
노안도(蘆雁圖)가 있는데,
갈대 노(蘆)를
늙을 노(老)로 읽고
기러기 안(雁)을
편안할 안(安)으로 읽어
노안도(老安圖)가 되는
논리이다.
이렇게,
옛부터
숫자 백(白)은
다양하고
꽉 차 있음을 의미하며,
다도(茶道)에서는
99세를
백수(白壽)라 하여
99세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때를 보아
내 발로 저승을 갈테니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재치담이 있듯이
상징적 숫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상당한 무대 장치와
무대 의상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다루는 스텝까지 동원하는
서양 오페라는
동양화와 사뭇 다르다.
서양 오페라는
보는 것도 중요 하지만
오페라는 듣는다 라고
표현한다.
그 이유는
대사에
음악을 붙인 것을
독창 또는
합창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극(劇)이기 때문이다.
아뭏든,
동양화를 보든
동양화를 읽든...
동양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다.
조선시대의 독서는
학문 성취를 위한
최고의 공부였다.
그래서,
사대부들은
독서인으로 불렸고
독서의 기본은
소리내어 읽는 것이고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워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조선 후기
성리학의 송시열은
독서하는 자는
반드시
날마다 외우는 글이
있어야 한다고 했으며
그런 다음에야
근본이 서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학문의 목표는 뚜렸해졌다.
학문을 통하여
근본을 세우는게 제일이고
그 다음은
옹골차게 배우고 익혀서
창조하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 하겠다.
하루 빨리
가슴이
탁 트이는 곳에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움막 하나 짓고
그 곳에서 살고 싶다.
퇴계 이황 선생과
남명 조식 선생께서는
나이 60세 즈음
집 하나 지어
자신을
되돌아 보고
학문을
정리하였다고 한다.
나도
더 늙기 전에
겸손한 내 영혼을 깨우고
지혜를 모아
내 몸에 된장 내음이
알알이 박히도록
된장 항아리 속
대가리를 꺼꾸로 쳐박고는
그러하다는
진리를 깊이 깨닫고
내 삶이
더 이상 녹슬지 않게
학문에
집중하고 싶다.
과골삼천(踝骨三穿)!!
복사뼈가
세번 구멍이 나도록...
왠지
이 글을 쓰고 나니
조금은
흥분이 가라 앉는다.
오늘은 현충일
조용한
이 시간이 참 좋다...
甲辰年
六月 第六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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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을 보내며...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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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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