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 첫 날, 한동안 밀려 있었던 일들 중의 하나를 해결했습니다. 그 일은 바로 오래 전에 지연제 권사님이 주신 LED등입니다. 필요하면 주신다고 하셔서 일단 가져다 놓은 것인데 처음엔 후회 했습니다. 보관하다 잘못 건드려서 깨지면 쓰레기인데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 사택 거실 등을 바꿔야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택 거실 등의 전구를 교체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전구를 빼서 새것으로 교체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갓이 있는데 위 부분에서 2개의 나사를 풀어서 갓을 빼낸 다음에 전구를 교체하고 다시 갓을 설치해야 합니다. 여기서 갓과 보이지 않는 나사에 끼우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이런 개 8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4개 이상 나가야 맘먹고 한 번에 전구를 교체했는데 드디어 날을 잡은 것입니다. 권사님이 포장해서 보낸 등을 꺼냈는데 전원을 연결해야 할 전선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봐도 없어서 일단 앞 부분의 유리를 풀어봤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한 참을 보다 전선을 연결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설치할 수는 없어서 일단 시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등이 들어오는지. 한참을 해매서 전선과 플러그를 따로 구해 연결해서 전원에 연결했더니 불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다 됐다는 기쁜 마음으로 기존의 등을 뗐습니다. 그랬더니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천정이 석고인데 등 설치를 위해 반대편에 설치되어 있는 합판이 너무 작은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새로운 등이 넓고 무겁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밖에 나가서 얇은 합판을 재단해 와서 실리콘과 피스를 이용해서 붙였습니다. 그리고 등 설치를 위한 기본 판을 댔습니다. 거의 다 됐다 싶었는데 등이 무겁고 구멍에 전선과 나사를 끼우는 게 난감했습니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도 실패해서 귀찮지만 예배당 도구실에 가서 사다리를 가져왔습니다. 그래도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땀으로 흠뻑 젖어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남자 한 사람만 더 있으면 했는데 아쉬운 분이 생각이 났습니다. 30분 전에 지권사님이 사택을 다녀가셨는데 만약 마지막 단계의 일 하는 도중에 오셨으면 부탁을 드렸을 텐데 좀 앞의 일할 때 오셔서 그냥 보내 드렸습니다. 권사님이 주신 등을 설치하고 있다며 한가롭게 말씀드렸습니다. 그 때 마지막 설치가 그렇게 어려울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한 부분을 머리로 버티는 묘수로요. 팔과 다리가 떨릴 때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습니다. 왜 가지고 왔을까 부터 시작해서 명절날 이 무슨 궁상인가 하는데 까지. 또 얼마나 아끼겠다고 이 짓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다 완성하고 전원을 켰을 때 밝은 거실을 보면서 모든 것을 다 잊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