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스러운 전설의 동물인 용은 우리 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흔히 우리는 용을 구분하여 비늘이 있는 것을 교룡(蛟龍), 날개가 있는 것을 응룡(應龍), 뿔이 있는 것을 규룡(虯龍), 뿔 없는 것을 이룡(螭龍), 승천하지 못한 것을 반룡(蟠龍), 물을 좋아하는 것을 청룡(蜻龍), 불을 좋아하는 것을 화룡(火龍), 울기를 좋아하는 명룡(鳴龍), 싸우기를 좋아하는 석룡(蜥龍)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규룡(虯龍)을 여러 용들의 우두머리로 여긴다.
용에 관한 내용으로 특별히 흥미를 끄는 것은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이다.
우리 문화재 속에 용에 관련한 장식물을 보면 용생구자설에 의한 장식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은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동물인 용이 낳았다는 아홉 자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각각 그 모습과 성격이 다르며 그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각자 활약하나 용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을 "용생구자불성룡"(龍生九子不成龍)이라고 한다. 형제들이 성격이 다른 것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은 시대와 문헌에 따라 설명이 조금씩 다른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명나라 때 호승지라는 이가 지은 「진주선(眞珠船)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용의 아홉 아들은 각각 나은 순서에 따라 그 이름을 비희(贔屓), 이문(螭吻), 포뢰(浦牢), 폐안(狴犴), 도철(饕餮), 공하(蚣蝦), 애자(睚眦), 산예(狻猊), 초도(椒圖)라고 한다.
1. 비희(贔屓)라는 용은 일명 패하(覇下)라고도 하는데, 그 모양은 거북이를 닮았고, 무거운 것을 지기 좋아한다. 돌비석 아래에 있는 귀부가 이것이다. 뿔 없는 용 모양을 새긴 비석의 머릿돌을 이수(螭首)라고 한다.
2. 이문(螭吻)이라는 용은 일명 조풍(嘲風)이라고도 한다. 모양은 짐승을 닮았으며, 높은 곳에서 먼 데를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전각의 지붕 위에 있는 짐승머리가 바로 이것이다. 또한 치미(鴟尾)라 하며, 화재를 누를 수 있다.
3. 포뢰(蒲牢)는 모양이 용을 닮았고, 소리 지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사찰의 범종 용뉴(龍鈕:종을 매다는 부분)에는 포뢰가 장식되어 있다. 바다 중에는 큰 고기인 고래가 있는데, 포뢰는 고래를 무서워해서 고래가 포뢰를 치면 번번이 놀라 크게 운다. 종소리를 크게 하고자 할 때 포뢰를 종위에 조각하고 고래 모양으로 만든 당(撞)으로 친다.
4. 폐안(狴犴)은 일면 헌장(憲章)이라고도 한다. 모양은 호랑이를 닮았으며, 위력이 있어 옥문(獄門)에 세운다.
5. 도철(饕餮)은 마시고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솥이나 제기(祭器)에 새긴다.
6. 공복(蚣蝮), 또는 범공(帆蚣)이라고도 부르는 공하(蚣蝦)는 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졌다. 그래서 다리의 기둥에 새긴다.
7. 애자(睚眦)는 죽이기를 좋아하여 칼의 콧등이나 칼자루에 새긴다. 입으로 삼키기를 좋아한다. 관우가 사용한 언월도의 용이 바로 이것이다.
8. 산예(狻猊)는 모양이 사자와 닮았고, 연기와 불을 좋아하여 향로에 새긴다. 또한 앉기를 좋아하는데, 불좌(佛座)의 사자가 바로 이것이다. 일명 금예(金猊)라고도 한다.
9. 초도(椒圖) 또는 초도(椒塗)라 하는 용이 있는데, 모양이 소라를 닮았다. 닫기를 좋아하여 문고리에 새긴다.
이밖에 속전(俗傳)에 의하면 기룡(夔龍)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용의 가죽으로 만든 북을 기고(夔鼓)라고 하고 그 소리가 오백 리 까지 들린다고 한다. 보통 용고(龍鼓)라 부르는 북에 그려진 용이 바로 기룡이다.*조사자 (주비세상)
<문화재 속의 용의 문양>
[다음 카페, 송백예철학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