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 노무사의 산재상담 사례[6]폐착작업장 근로자의 급성 심근경색 사망 사건

[동포세계]

이상영 노무사의 산재상담 사례[6]

폐착작업장 근로자의 급성 심근경색 사망

 재작년 연말, 경상북도 모처에 있는 자동차폐차장에서 재해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여 유가족과 상담을 하게 되었다.
 재해자는 아침에 출근한 후 탈의실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사무실에서 동료직원들과 담소한 후에 폐차장 담장옆에 위치한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옆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다. 최초 목격자가 재해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동료들을 불러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고 119에 신고하여 종합병원 응급실에 입원조치하였으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필자는 현지로 내려가 폐차장을 방문하여 현장조사를 하였다. 사업장 대표자, 재해자의 직속상사, 동료들과 면담하면서 재해자의 근무상황과 관련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등을 파악하였다.
면담하였던 사람들은 대체로 재해자의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에 대하여 그다지 과중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말들을 하였다. 유가족들이 알고 있는 재해자의 과로와 고충의 정도와는 다른 의견들이었다.
 필자는 재해자가 운전하였던 지게차로 폐차작업을 하는 현장을 둘러보면서 작업의 강도, 작업량, 작업시간 등을 파악하였다. 또한 최근에 퇴사한 동료 근로자를 만나 최근 몇 개월동안의 재해자의 근무상황과 근로환경에 대하여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사업장으로부터 재해자의 작업일지를 받아내어 기간별로 재해자가 폐차작업하였던 차량의 차종, 차량대수 등을 파악하였다. 재해자가 폐차작업을 할 때 담당하였던 지게차작업은 폐차업무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각 작업과정을 연결하고 주도하는 역할로서 핵심적인 작업이었다.
 폐차하려는 승용차, 승합차 등을 7.5톤 대형지게차의 포크에 올려놓은 다음 차량바닥이 위를 향하게 완전히 뒤집는 작업, 엔진과 차량축 및 각종 부품을 떼어낸 후에 지게차로 운반하여 엔진은 운반을 위하여 지게차의 포크에 매단 채로 들어올려 트럭에 싣고 차량축과 각종 부품은 지게차의 포크에 싣고 사업장내 부품별 적재장소로 운반하여 적재하는 작업, 각종 부품을 떼어낸 차체를 지게차에 싣고 압축기계실로 운반하여 압축기계안에 4~5대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납작하게 압축하는 작업, 압축된 차체를 지게차에 싣고 적재장소로 운반하여 적재하는 작업을 하면서 재해자는 사업장내 여러 장소를 계속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해온 것이었다.
 재해자는 폐차작업을 총괄하였고 동료근로자를 독려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지게차의 크락손 고장으로 후진할 때 경보음을 낼 수 없었고, 후진을 위한 백미러와 후진 깜박이등이 없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근무하였다.
 12월의 혹한이 몰아치는 중에 추위를 많이 타는 재해자는 상체와 하체를 벌벌 떨면서 작업 하느라 심장혈관과 심장기능이 위축되었으리라 추정되었다.
 이러한 조사내용을 근거로 하여 재해자의 근무상황확인서를 작성하여 사업주를 면담하였다. 사업주를 설득하여 사업주확인의 날인을 받아내어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서를 작성하고 MRI촬영내용과 진료기록사본증명서, 일반 건강검진 결과통보서 등을 첨부하여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사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관할지사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재해자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과중부하를 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하면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유가족은 이에 대하여 심사청구서를 작성하여 이의제기를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 구체적인 입증자료를 꾸준히 수집하면서 재해자의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의 과중함을 증명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재해자의 사고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받아 재해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유가족이 유족보상을 받게 되기를 필자는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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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세계신문 제288호 2013년 3월 12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