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마로 '오송' 지하차도에서 역대급 난리가 나 온 나라가 아비귀환입니다.
졸지에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빗길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보면 간혹 반대차가
가드레일을 넘어 내게 돌진해왔을 때 대처 요령 같은 걸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잽싸게 도로 끝으로 도망가는 일 빼고 다른 방법이 있나요?
-
'터널'이란 영화를 본 후 터널을 지날 때마다 터널이 확 무너지는 가상을 했고
소름 돋는 '상상 끔찍'에 치를 떨던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늘 불길한 상상은
현실로 나타나지 않나요? 전국사망자 50명 중에' 오성'터널 11명이 유난히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실종자 3명 그 이상이 살아있을 확률은 '0' 라고 봅니다.
-
결국 운명의 시간에 긴 터널(495m)을 통과한 차량은 전멸된 셈입니다.
제가 정확히 이곳의 위치를 알지 못하지만, 막내가 청주에 있을 때 한달 가까이
매일 들락거렸으니 '오성'을 통과했을 개연성이 아주 높습니다. 유디티가 같은
상황이었다고 해도 ‘탈출 불가’라고 봅니다. 자다가 차가 저수지에 풍덩 빠져
-
버린겁니다. 탈출할 수가 없어요. '도둑들'에서 김혜수가 봉고차와 함께 바다에
빠진 시퀀스가 나옵니다. 더군다나 수갑이 차에 채워진 채 말입니다. 영화니까
김윤석이 구해주긴 하지만 '오성'의 경우는 500m 터널 가운데 빠진 차 안이니
더 나쁜 상황입니다. '쓰나미' 때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는 것과 같아요.
-
터널 끝 차량 지붕 위 선루프에서 구조를 기다렸던 남자가 만약, 생존을 했다면
물이 차기 전에 빠져나왔을 것입니다. 잔나비! 일어났냐? 이 난리통에 죽지 않고
살아왔으니 됐다. 일어나면 밥 먹게 전화해라.
2023.7.16.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