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하루를 신세진 민박집
강문해변 바로 이웃에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는데
허난설헌의 아버지 초당 허엽(1517~1580)이 강릉 부사로 있을 때
관청 앞마당에 샘물이 있었는데 물맛 좋기로 이름나서 이 물로 두부를 만들고 바닷물로 간을 맞췄다
이렇게 만든 두부는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났고
허엽은 자신의 호를 붙여 초당 순두부라 이름 짓고 이 두부를 팔아 큰 돈을 벌었다
허엽은 관료로서 장사를 한다고 하여 탄핵을 받기도 하였으며 샘물이 있던 자리가 초당마을이다
그런연유로 강릉에는 짬뽕에 순두부를 넣은 '순두부짬뽕'이 유명하다
강문해변(江門海邊)의 일출
07:54 솔바람다리를 건너면서 39코스 후반부를 이어간다
강문(江門) 진또배기 성황당
08:09 경포호(鏡浦湖)
호숫물이 거울과 같이 맑다고 하여 경호(鏡湖)라고도 불린다
경포천 하구 일대가 사빈의 발달로 폐쇄되면서 형성된 석호(潟湖)로
본래 경포호는 경포천과 안현천을 유역으로 하였으나
유역에서 배출된 토사의 유입과 인위적인 매립으로 호수의 면적이 지속적으로 축소되어 왔다
1966년에 실시된 경포천 및 안현천의 유로 변경과 호안공사로 현재와 같은 호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해파랑길은 경포호를 따라 한바퀴 빙 돌게 설계되어 있다
경포호를 조금 돌다가 허난설헌 생가가 있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잠깐 둘렀다가 나온다
난설헌교
교각 위에는 홍길동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08:28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허난설헌의 생가인 강릉 초당동 고택
허난설헌은 생가에서 7살 때까지 살다가 8살부터는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2년 4월 강릉 가족여행 때 찾았던 추억의 장소다
그때 저 대청마루에 앉아 쉬면서 기념사진을 찍었었는데
고택 개방시각이 9시인데 아직 30여분이나 남아 담 너머로 사진만 찍는다
허씨5문장 시비
오른쪽부터 아버지 초당 허엽, 이조판서를 역임한 큰오빠 허성, 시인으로 유명한 둘째오빠 허봉,
그리고, 허난설헌과 동생 허균의 시비가 나란이 서 있다
아버지 초당 허엽의 시비
허씨 집안은 당시 당대를 대표하는 대문장가 집안이었다
문장뿐만 아니라 벼슬에서도 가장 번성한 벌족이기도 했는데
아버지 허엽은 동인의 영수이며 경상감사를 지낸 석학이었고, 어머니 김씨의 아버지는 예조판서를 지냈다
큰오빠 허성은 병조, 이조판서를 지냈으며 당시의 임금인 선조의 아들을 사위로 두었고
작은 오빠 허봉은 오부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문장가이며 석학이었는데
난설헌과 동생 허균에게 문학적 영향을 많이 끼쳤다
(수필가 이효준의 여행기 '나비타고 청산가세'에서 인용)
큰오빠 허성의 시비
둘째오빠 허봉의 시비
허난설헌 시비
나의 집은 강릉 땅 돌 쌓인 갯가로
문 앞의 강물에 비단 옷을 빨았어요
아침이면 한가롭게 목란배 매어 놓고
짝지어 나는 원앙새만 부럽게 보았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동생 허균(許筠 1569~1618)의 시비
허균은 39코스의 종착지인 사천진리의 애일당(愛日堂)에서 태어났다
사천진리의 조그만 야산인 교산(蛟山) 숲속에 애일당 터라 불리는 허균의 생가터가 있으며
허균의 호 교산도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동상
본명은 초희(楚姬)이며 난설헌은 호이고 자는 경번이다
당시 여자는 제대로 이름도 없을 시기에 호와 자까지 갖고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허난설헌은 문장가문에서 성장해 어릴 때에 오빠 봉과 동생 균의 틈바구니에서 어깨너머로 글을 배웠다
아름다운 용모에 문학적 자질까지 뛰어나
8세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梁文)」을 지어서 신동이라는 말을 들었고
사후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더 인정받았다
15세 무렵에 안동(安東) 김씨(金氏) 성립(誠立)과 혼인했으나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지 못했고
거기에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못하여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다
사랑하던 남매를 잃은 뒤에 설상가상으로 뱃속의 아이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으며
또한, 친정집에서 옥사(獄事)가 있었고, 동생 균마저 귀양 가는 비극이 연속되었다
삶의 의욕을 잃고 책과 한시로 슬픔을 달래며 불우하게 살다가 1589년 27세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경포호의 달을 상징하는 달 조형물
다시 경포호로 돌아와 호수를 따라 걷는다
경포호는 60년대에 농지로 매립하기 전에는 둘레가 16km에 달하였으나 지금은 4.35km다
경포호 건너편에 경포대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줌으로 당겨본 경포대 전경
송강은 관동별곡에서 경포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십 리나 뻗쳐 있는 얼음같이 흰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린 것 같은
맑고 잔잔한 호수물이 큰 소나무 숲으로 둘러싼 속에 한껏 펼쳐져 있다
물결도 잔잔하기도 잔잔하여 물 속 모래알까지도 헤아릴 만하구나
한 척의 배를 띄워 호수를 건너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가 거기로다
조용하구나 경포의 기상이여, 넓고 아득하구나 저 동해의 경계여
이곳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과연 고려 우왕 때 박신과 홍장의 사랑이 호사스런 풍류이기도 하구나"
경포호 주변에는 1967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선교장을 비롯하여
월파정,해운정·방해정·경호정·금란정 등 경포대를 포함하여 12개의 정자가 있다
이제 경포대로 간다
경포대와 언덕을 같이 쓰고 있는 충혼탑
09:06 경포대(鏡浦臺) / 보물 제2046호
관동팔경의 하나로 1326년(충숙왕 13)에
관동존무사(關東存撫使) 박숙정(朴淑貞)이 현재의 방해정(放海亭) 북쪽에 세웠는데
1508년(중종 3) 부사 한급(韓汲)이 현위치로 이건한 후 현재까지 7차에 걸쳐 중수하였다
보름달 밤에 경포대에 오르면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
밤하늘 달과 함께 멀리 동해바다에 비친 달, 경포호수에 비친 달, 술잔에 비친 달,
그리고 앞에 앉은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이다
제일강산 현판의 第一과 江山의 필체가 서로 다른것 같다
숙종(肅宗)의 어제시(御製詩)
내부에는 숙종(肅宗)의 어제시(御製詩)를 비롯하여
율곡(栗谷) 선생이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鏡浦臺賦)를 판각한 것과
여러 명사들의 기문과 시판(詩板)들이 걸려 있다
바로 아래의 도로에서 올려다 본 경포대
2012년 4월 가족여행 때 묵었던 펜션
지금은 경포대 밑으로 차가 다니는 도로가 되었지만, 옛날에는 경포대 아래까지 호수의 물이 출렁거렸다고 한다
세조는 이 경포호를 아래와 같이 노래했다
"강남에 비 개이고 저녁 안개 자욱한데
비단 같은 경포 호수 가이없이 펼쳐졌네
십리에 핀 해당화에 봄이 저물고 있는데
흰 갈매기 나지막이 소리 나게 지나갔네"
에디슨 과학박물관(좌)과 참소리 축음기박물관(우)
손성목 영화박물관
경호정(鏡湖亭)
금란정(金蘭亭)
조선시대 말기 이 고장의 선비인 김형진(金衡鎭)이 경포대 북쪽 시루봉 아래에 건물을 짓고
주변에는 매화를 심어 학과 더불어 노닐던 곳이라 하여 매학정(梅鶴亭)이라 불렀다
그 후 금란계원(金蘭契員)으로 주인이 바뀌었고 현 위치로 옮겨진 후 금란정(金蘭亭)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옛 인월사(印月寺) 터에 자리잡고 있는 방해정(放海亭)
철종 10년(1859년) 청안 현감과 통천 군수를 지낸 이봉구(李鳳九)가 관직을 물러난 후
강릉객사를 헐어버릴 때 자재 일부를 가져다가 이 별당 형식의 정자를 짓고 만년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방해정(放海亭)
경포대도 당초에는 이곳에 세웠다가
후에 좀 더 높고 전망이 더 좋은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홍장암과 박신*홍장 동상
홍장암(紅粧巖)은 고려 말 강원도 안찰사 박신과 기생 홍장의 사랑이야기가 얽힌 바위로
경포호 끄트머리에는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다양한 조각품들이 줄지어 서 있다
홍장암(紅粧巖)
홍장암 뒤 경포호 가운데에 보이는 새바위와 월파정
새바위(조암)에는 송시열(宋時烈)이 쓴 鳥巖(조암)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지만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줌인한 월파정(月波亭)
새들이 쉬어가는 호수 위의 조그만 암반 위에 지은 운치있는 정자인 월파정은
경포호에 비친 달빛이 물결에 흔들리는 것에 비유하여 이름을 지었다
경포호 끄트머리에는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다양한 조각품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고려 말 강원도 안찰사 박신과 기생 홍장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연작들이다
스카이 베이(SKY BAY) 호텔
10:02 경포해변(鏡浦海邊)
10:32 사근진(沙斤津)해변
사근진(沙斤津)은 예전에 이곳 나루에서 사기그릇을 파는 사람이 살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라 한다
10:43 순긋해변
요상한 형태의 카페 건물
11:06 사천(沙川)해변
강릉 박씨 삼가공파(三可公派) 쌍한정(雙閒亭)
11:22 사천진항(沙川津港)
11:36 사천진 해변공원
사천진 해변공원에서 39코스를 마감하고
잠시 쉬었다가 점심식사를 한 뒤 40코스를 계속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