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00]孤雲선생 鄕樂雜詠1(향악잡영1)金丸(금환)
鄕樂雜詠1(향악잡영1)
金丸(금환)
-孤雲 崔致遠(최치원)
賄身掉臂弄金丸(회신도비농금환)
: 몸을 돌리고 팔뚝을 흔들며 방울로 노니
月轉星浮滿眠看(월전성부만면간)
: 달이 구르고 별이 떠다니듯 눈에 가득 보이네.
縱有宜僚那勝此(종유의료나승차)
: 초나라의 의료가 있다한들 어찌 이보다 더 나을까
定知鯨海息波瀾(정지경해식파란)
: 동해바다 거친 물결 반드시 잠잠해짐을 알겠노라.
賄身 회신= 몸을 돌리고, 賄 = 뇌물 회(다른 표현: 재물 회)
掉臂 도비= 팔뚝을 흔들며,1.활개를 젓다2.유유자적하다
掉=1.떨어지다2.뒤에 처지다3.빠뜨리다
弄=1.골목2.가지고 놀다3.하다
金丸(금환)= [민속] 신라 때, 오기(五伎)의 하나.
몸과 팔을 휘두르면서, 금칠을 한 공을 공중으로 놀리는 모양을
달과 별에 견주어 노래하며 노는 놀이.
원래 중국 선진 시대(先秦時代)에 서역에서 받아들인 것을
신라가 다시 받아들인 놀이이다.
月轉 월전= 달이 구르고,
星浮성부= 별이 떠다니듯
滿眠看(만면간)= 눈에 가득 보이네.
宜僚 의료= 초나라의 의료
那=어찌 나
鯨海 경해= 동해바다.
息= 쉴 식.
波瀾(파란)= 거친 물결
鄕樂雜詠1(향악잡영1)
金丸(금환)-崔致遠(최치원)
[제 1 수] : 金丸(금환) 금방울 놀이
賄身掉臂弄金丸(회신도비농금환) :
몸을 돌리고 팔뚝을 흔들며 방울로 노니
月轉星浮滿眠看(월전성부만면간) :
달이 구르고 별이 떠다니듯 눈에 가득 보이네.
縱有宜僚那勝此(종유의료나승차) :
초나라의 의료가 있다한들 어찌 이보다 더 나을까
定知鯨海息波瀾(정지경해식파란) :
동해바다 거친 물결 반드시 잠잠해짐을 알겠노라
鄕樂雜詠2(향악잡영2)
月顚-崔致遠(최치원)
[제 2 수] 月顚(월전) 다리꼭지춤
肩高項縮髮崔嵬(견고항축발최외) :
어깨는 솟고 목은 오므리고 가발은 우뚝세우고
攘臂群儒鬪酒杯(양비군유투주배) :
구경 나온 여러 선비들 팔뚝 걷으며 술을 건다.
聽得歌聲人盡笑(청득가성인진소) :
노랫소리 듣자 사람들 모두 웃어 제치며
夜頭旗幟曉頭催(야두기치효두최) :
초저녁에 올린 깃발 새벽까지 재촉한다
鄕樂雜詠3(향악잡영3)
大面-崔致遠(최치원)
[제 3 수] 大面(대면) 용탈춤
黃金面色是其人(황금면색시기인) :
누른 금빛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
手抱珠鞭役鬼神(수포주편역귀신) :
방울 채찍 손에 잡고 귀신을 부리는구나.
疾步徐趨呈雅舞(질보서추정아무) :
빠른 걸음 느린 가락 한바탕 춤을 추니
宛如丹鳳舞堯春(완여단봉무요춘) :
너울너울 봉황새 봄 춤을 추는 듯하여라
鄕樂雜詠4(향악잡영4)
束毒(속독)-崔致遠(최치원)
[제 4 수] 束毒(속독) 탈춤
蓬頭藍面異人問(봉두람면이인문) :
쑥대머리 파란 얼굴 저 사람이 누군가,
押隊來庭學舞鸞(압대래정학무란) :
꾼들을 거느리고 마당에 나와 난새춤 춘다.
打鼓冬冬風瑟瑟(타고동동풍슬슬) :
장고 소리 동동거리고 바람 소리 살랑거리는데
南奔北躍也無端(남분북약야무단) :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이 없구나
鄕樂雜詠5(향악잡영5)
狻猊(산예)-崔致遠(최치원)
[제 5 수] 狻猊(산예) 꼭둑가시춤
遠涉流沙萬里來(원섭류사만리래) :
사막을 건너 만 리 먼 곳으로 와서
毛衣破盡着塵埃(모의파진착진애) :
옷의 털은 다 빠지고 먼지만 묻었구나
搖頭掉尾馴仁德(요두도미순인덕) :
머리와 꼬리 흔들며 어진 마음과 덕망에 길들어
雄氣寧同百獸才(웅기녕동백수재) :
웅장한 기운이 온갖 짐승의 재주와 같구나
『장자(莊子)』에서 살필 수 있는 기예(技藝)
2017-01-20
이화진
고대 춘추시대에 살았던 공자(孔子)는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을 군
자(君子)가 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서는 예악(禮樂)을 통해 외면[文]과 내면[質]을
조화롭게 겸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공자는 특히 악(樂)은 사람의 성정(性情)을 다스리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겼기에,
형식과 음률에 거슬리지 않는 악을 듣고 다루는 것을 훌륭하게 생각하였다.
때문에 공자 스스로 악[琴]을 연주하기도 하였고
(『史記』 「孔子世家」:孔子學鼓琴於師襄),
음악을 평하기도 하였다
(『論語』 「八佾」:孔子 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는 내용 등은
여러 문헌에서 나타나듯이 공자의 예술을 대충 더듬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자 뒤에 살았던 장자(莊子) 시대의 예술적 기예(技藝)는 어떠했을까?
물론 『장자』에는 공자처럼 예술에 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장자』에도 그 시대 즐겼던
기예(技藝)적 행동이 있었다는 것을 어렵게 발견할 수 있다.
장자는 사람들이 인위(人爲)적으로 만든 법, 제도, 질서 등으로 인해
개인이 지닌 개성과 자유를 말살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각자는 그런 것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로운[遊] 삶을 지향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런 점을 주목하면 장자의 예술적 성향은 공자와 대별될 것으로 짐작된다.
즉 장자는 공자가 주장하듯이 “예술은 인간 성정에 꼭 들어맞아야 된다.”라거나,
“사람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예술은 멀리해야한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장자는 거침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예술을 박수치며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장자』에서는 장자가 실제적으로 거론한 예술적 형상은 나타나지 않지만,
그 시대에 기예적인 움직임을 어렴풋이 볼 수 있다.
가령 “초(楚)나라의 의료(宜僚)라는 사람이
농환(弄丸)이라는 공을 가지고 놀았는데
(『莊子』 「徐无鬼」: 巿南宜僚弄丸),
8개의 방울을 공중에 올려놓고 1개는 손바닥 안에 두고 기예를 잘했다.”1)는
내용이 있다.
<금환(金丸)/ 농환(弄丸)>2)
『장자』에서 나타나는 ‘의료’라는 사람이 여러 방울(작은 공)을
공중에서 돌리는 농환은
마치 오늘날의 저글링과 흡사해 보인다.
농환을 할 때면 공중에서 공을 몇 바퀴 돌려야만 된다는 정해진 형식도 없고,
손 움직임, 팔 움직임의 절도와 격식을 갖추면서 행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랜 수련을 통한 기(技)에서 도(道)에 도달한 신기(神技)로 인해
자유자재로 손이 바뀌면서 공은 저절로 공중에서 움직여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농환은 장자와 잘 어울리는 예술로 짝이 맞아 보인다.
우리 고대 통일신라시대에도 오기(五伎) 가운데 금환(金丸)이라는 기예가 있었다.
금환은 최치원(崔致遠)의 「향악잡영(鄕藥雜詠)」
에서 ‘宜僚’라는 인물이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곧 『장자』의 예인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금환을 희롱하니,
달이 구르고 별이 떠 다녀서 눈에 가득 차보이네.
의료(宜僚)가 한들 어찌 이보다 나을 손가!
이제야 큰 바다의 물결이 잠잠해진 이유를 알겠네.”
(『三國史記』 「卷第三十二雜志」:
廻身掉臂弄金丸,月轉星浮滿眼看,
縱有宜僚那勝此 定知鯨海息波瀾 )
이 글에 비추어 보면 우리 신라시대 금환의 예인(藝人)도
『장자』 농환의 예인 못지않게 기예가 출중하였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장자가 살았던 난세에는 기예를 즐길 만큼 평온한 세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자가 보기에 거침없이 자유자재로 농환을 부리는
예인(藝人)을 보면서, 자신의 맘에 꼭 맞아 떨어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공자와는 다른 평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1) 王克芬, 『中國舞踊史』, (서울: 교보문고, 1991, 47쪽 참조).
«鄕樂雜詠»
文昌候의 『鄕樂雜詠』 詩 五首를 보면
춤추던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金丸은 廻身掉臂弄金丸
月轉星浮滿眼看 縱有宜僚那勝此
定知鯨海息波瀾
몸을 돌리며 어깨를 흔들고
얼굴을 하늘로 향하였으므로 달과 별을 볼 수 있다。
만일 이 모양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아마 그것은 파도가 없는 잔잔한 큰 바다일 것이다。
이 金丸은 가면극의 일종으로서
쇠뭉치같은 것을 가지고 노는 기술의 하나이리라。
月顚은
肩高項縮髮崔嵬
壤臂群儒鬪酒盃
聽得歌聲人盡笑
夜頭旗幟曉頭催
어깨를 쑥 치켜 올리고
목을 움츠리며 머리털을 높이 올리고
여러 사람들과 술잔을 나누듯 한다。
노래 소리를 들으면 모두 웃으며
밤 깃발이 새벽에 보이듯 뚜렷이 보인다한다。
大面은
黃金面色是其人
手抱珠鞭役鬼神
疾步徐趨呈雅舞
宛如丹鳳舞堯春
황금색의 큰 가면을 한 사람이 손으로
珠鞭주편을 잡고 귀신을 부리는 것을 말한다。
빨리 갔다 천천히 갔다하며 춤을 추어
요임금 시대에 봉황새 춤추듯 태평하게 보인다고 하였다。
束毒은
蓬頭藍面異人間
押隊來庭學舞鸞
打鼓冬冬風瑟瑟
南奔北躍也無端
봉두남면한 괴상한 가면을 쓴 자들이 대를 지어
뜰에서 날새 춤추듯 휠휠 추는 것을 말한다。
북소리 둥둥 울리며 바람이 또한 살살 불어오니
남북으로 뛰는 끝이 없구나하였다。
狻猊는
遠涉流沙萬里來
毛衣破盡着塵埃
搖頭掉尾馴仁德
雄氣寧同百獸才
멀리 사막에서 온 사람같이 털옷이 다 헤져 먼지만 묻었네。
머리를 흔들고 꼬리를 저어 人德에 훈련된 듯 씩씩하게 뛰고
놀아 다른 짐승의 재주보다 나은 듯하네 했다。
이상 文獻에 나타난 다섯 가지의 假面舞에는 노래가 있었을 듯하다。
그러나 노래는 이미 없어져 무엇을 읊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三國遺事』에 鄕歌 一四首가 남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원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卷二十一 / 慶尙道,慶州府
○新羅又有鄕樂,金丸、月顚、大面、束毒、狻猊五技。
崔致遠《金丸》詩:
“回身掉臂弄金丸,月轉星浮滿眼看。
縱有宜僚那勝此?定知鯨海息波瀾。”
○《月顚》詩:
“肩高項縮髮崔嵬,攘臂群儒鬪酒盃。
聽得歌聲人盡笑,夜頭旗幟曉頭催。”
○《大面》詩:
“黃金面色是其人,手抱珠鞭役鬼神。
疾步徐趨呈雅舞,宛如丹鳳舞堯春。”
○《束毒》詩:
“蓬頭藍面異人間,押隊來庭學舞鸞。
打鼓鼕鼕風瑟瑟,南奔北躍也無端。”
○《狻猊》詩:
“遠涉流沙萬里來,毛衣破盡着塵埃。
搖頭掉尾馴仁德,雄氣寧同百獸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