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제 6회 금강문학상 금산고등학교 심사평
금강문학상은 이제 어느덧 일곱 해째에 이르고 있다.
논에 모를 낸지 한달이 지난 시간이다. 지금은 어중 7월, 모들이 땅내금을 맡았는지 시퍼렇게 논에서 자라고 있다. 밭에 심은 메주콩은 오늘 보니 한뼘 크기를 지나고 있다. 금산은 오래 동안 인삼으로 밥을 먹고 공부를 해온 땅이다. 앞집은 인삼 농사를 짓고, 뒷집은 백작소를 운영, 인삼 홍삼 가공을 하고 옆집들은 인삼판매업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인삼으로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온 세월처럼 인삼으로 밥을 먹고 한평생 인삼과 한평생 살겠습니까? 물론 그도 좋은 일이지요. 아름다운 삶이지요.
지금 여러분은 미래에 무엇이 하고 싶습니까? 지금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십시오. 문학을 통해서 인생을 꿈꾸십시오. 문학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사십시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인류역사의 변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금세기 100년이 인류 역사를 통째로 메꿀 수도 있습니다. 100년은 너무 길 수도 있습니다. 인류 문화의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는 셈이지요. 지금 전혀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발전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AI로부터 사회변혁이 급속도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삶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이미 살아온 기성세대의 삶으로 여러분들이 살아갈 미래의 삶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삶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이번 2024년 제 6회 금강문학상 백일장이 여러분에게 새로운 미래를 향한 증표가 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시대를 새롭고도 독창적인 삶으로 이끌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글을 읽다 보면 여러분의 미래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모습이기를 바랍니다. 항상 문학은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의 삶을 응원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매년 열리는 금강문학상은 문학강연과 더불어 시화전, 시극, 시낭송회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하여 금산청소년들의 문화구심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금산문인협회는 더 많은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금산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문학 활동을 학업과 병행하여 인문학의 범주를 더욱 크고 높게 가꾸고, 좀 더 다양한 세계를 만나 이를 새롭게 발견하고, 세계를 금산에 끌어들여 함께 호흡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세상을 읽어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미래 세계에 대한 우리들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성장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의 한 부분인 문학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관을 갖추며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선배문인들의 바람입니다. 이는 금강문학상을 매년 실시하는 금산문인협회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세계인의 한 사람으로서, 금산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문학을 통하여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인 것입니다. 문학은 읽기나 쓰기의 과정을 통하여 삶의 가치를 환기할 때 그 힘을 새롭게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금강문학상의 목적은 수상이 끝이 아니라 삶을 향한 새로운 항해의 첫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모쪼록 금강문학상 입상자들뿐만 아니라 응모자들 모두에게도 이러한 금강문학상 경연을 통하여 삶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금강문학상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설하고 그들의 작품을 살펴봅니다.
어느 해나 항상 심사를 하면서 느끼는 생각이지만 당선작과 낙선작의 우열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에 있어 제 스스로에게 정성스러움을 얼마나 보태고 있는가? 삶에 대하여 어떤 관심을 얼마나 기울이고 있는가?를 살피는 과정일 뿐입니다.
금산고등학교 학생들의 글이 얼마나 좋은가? 글의 완성도가 얼마나 이루어져 있는가?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갖는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와 자세가 얼마나 관심 있게, 깊이 있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살피는 자리임을 밝혀둡니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를 전혀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니 다른 오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이 점은 문예담당 선생님들의 노고를 들어 그 작품들의 완성도를 심사위원들이 믿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대한 소통은 가장 먼저 좋은 국어교육에서 그 힘을 얻는 것입니다.
올해 우리가 심사를 하면서 느낀 점에 있어 여느 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러 응모작들이 예년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꿈을 보여주고 있다는 특징입니다. 그것도 더욱 긍정적인 점은 아주 구체적으로 이들이 꿈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심사를 하면서도 그들 모두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들의 꿈은 틀림없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들은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인류 역사기 갖는 지혜를 살면서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각설하고 수상작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올해는 대상 작품이 산문에서 나왔다.
대상인 김태유(1년, 산문)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가족 이야기”는 그야말로 눈에 띄는 좋은 글쓰기 작품이다.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금산이야기이며 이 땅 금산이 빚어낸 가족사이다. 특히 마지막 결말 부분은 소리내어 읽고 싶을 정도로 잘 마무리 되고 있음을 본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쓰며 단련하면 훌륭한 금산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금상은 김성준(1년) “모험(운문)”과 김시안(2년) “나의 미래(산문)”가 뽑혔다.
김성준(1년) “모험(운문)” 작품은 시가 꿈을 보여주는 데에 있어서 발군이다. 그러나 시인의 처지를 보여주는 힘이 약하여 조금은 아쉽다. 시가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이기는 하나 시에 있어 너무 도식적인 감이 있다. 좀 더 자신에게 침잠하여 제 스스로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욱 뛰어난 시를 쓸 수 있으리라고 보여진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기를 바란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작품 성취도를 계속하여 지켜볼 것을 약속한다.
김시안(2년) “나의 미래(산문)”를 잘 읽었다. 비어있음도 이미 채운 것이다. 어제가 오늘을 만들었듯이 오늘 지금을 성실히 생활하면 내일도 성실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정신을 성숙하게 하고 미래를 구체화 하는 시기이다. 아무쪼록 금산에 힘이 되고 국가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미래비젼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김군의 앞에 해야 할 일이 어서 생겼으면 더 좋겠고, 이를 꼭 성취하기를 희망한다.
은상은 운문에 이민재(1년) “가장 따뜻한 곳”, 양재민(1년) “백지”, 산문에 이수인(2년) “꿈, 미래, 그리고 희망”, 김웅식(3년) “처음이자 마지막 꿈”이다.
이민재(1년) “가장 따뜻한 곳(운문)”은 인간 감정의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은 백 번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한 개의 사과를 건네는 것으로 충분하다. AI의 시대이다. 행복, 기쁨, 사랑을 인공지능은 알고 있을까? 이를 인공지능은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그렇다 아직까지 AI는 그저 결과물로서의 관념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더 발전하여 인간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를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간 인간이 쌓아온 감정과 노동의 결과만을 인공지능은 다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저 관념과 노동량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행위는 감정이 스며들어 있다. 이 감정을 잘 가꾸며 사는 일이 인간의 목적이자 지선이다. 인간의 생각도 노동도 인간의 감정을 빚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항상 가장 따뜻한 곳을 생활에서 찾아가는 실천을 그가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재민(1년) “백지”는 제 마음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우리들 미래는 지금이 빚어내는 마법이다. 어떤 것이 좋은 미래인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제 스스로 발견하고 제 스스로 책임지는 일이다. 이는 오직 눈물과 땀과 피로 이루어지 제 스스로의 결과물이다.
지금부터 좋은 삶을 선택하여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시에서 어두운 색과 밝은 색이 서로 대조되고 있는데 그 가치는 어느 것이 낫거나 나쁘거나 한 것이 아니라 서로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어둠도 빛도 제 자리가 있어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았으면 한다. 앞으로 좀 더 생각이 깊어지길 바란다. 그러면 시가 훨씬 더 좋아지리라고 여겨진다.
이수인(2년) “꿈, 미래, 그리고 희망(산문)”은 삶을 바라보는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방향이 변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인생을 바라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삶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스칼라가 아닌 벡터로 잘 설명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생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멋진 삶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김웅식(3년) “처음이자 마지막 꿈(산문)은 큰 욕심없이 쓰여진 글이다. 그러나 그 속에 성공한 작가의 모습이 들어 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금산출신의 위대한 작가가 쓴 위대한 작품이 그의 몸에서 탄생하기를 희망한다. 금산에도 훌륭한 선배 시인 작가들이 많이 있으니 그들을 먼저 읽고 배웠으면 싶다. 그런 다음에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에 빠져들어도 늦지 않다. 앞으로 성공한 작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삶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하라.
좋은 글은 먼곳에 있지 않다. 항상 자신의 곁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앞으로 성공한 작가를 금산에서 꼭 보여주기를 바란다. 멋진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다음은 동상 수상자들이다. 그들의 글도 한 편 한 편이 참 따뜻한 글들이다. 어느 글이나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짦은 단평이라도 붙여 남기는 것이 심사위원의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동상수상자들이 더욱 분발하여 미래에 더 좋은 글을 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세현(1년) “너머에(운문)” 삶은 언제나 그냥 설명하거나 보여주지 않는다. 어느 시대에도 역사는 덤비는 자의 몫이다. 어서 찾아나서라. 그게 실존하는 방법이다. 구르고 또 구르는 용기가 세계를 평화롭게 만든다. 가장 먼저 앞으로, 앞으로 나서라. 그게 미래이고 삶을 실천하는 길이다.
박훈민(1년) “새(운문)”, 나는 어떤 새인가? 이 땅 위의 새가 닭도 되고, 갈매기도 되고, 딱따구리가 되고, 꾀꼬리가 되고, 백조가 되어 이러한 모든 새가 바로 나다, 나라는 사람이다. 어서 빨리 나라는 사람을 정확하게 보여줄 방법을 찾으라.
조성용(1년) “꿈의 들판에서(운문)”,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내일의 나를 위해 나아가리라’ 그렇다. 삶은 들판으로부터 어느 한 점을 찾아가는 길이다.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지금 ‘희망의 씨를 가꾸고 보듬어야 하리라’ 지금을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이루어지리라. 큰 바위 얼굴처럼,
임예찬(2년) “가족(산문)”, 글쎄, 가족이란 것이 언제나 긍정적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 속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도 세상의 일인지라 밝음이 한 되 있으면 어둠도 한 되 있는 것이리라. 혹여 내가 기쁨을 얻었다면 어딘가에서 그만큼 슬픔을 거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들이 내게 쉽터가 되었다면 누군가는 땀 흘리며 이를 가꾸고 있는 것이리라.
이호운(2년) “꽃잔디(산문)”는 짧은 길이의 작품으로는 아주 뛰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순위가 밀린 것은 너무 아쉽기 짝이 없다. 작품이 단정하고 깔끔하나 새로움을 보이는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학생, 착한 학생임은 충분히 알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생은 좋고 착하기만 한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년에는 좀 더 용기를 내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라. 좀 더 날카롭고 끝이 뭉툭한 칼을 심사위원들에게 내밀어 보라. 내년에는 꼭 눈여겨 보겠다. 다시 만나자.
이정민(1년) “꿈길(산문)”, 모든 사람은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 되고 싶은 존재이다. 좋은 글은 모든 사람을 쓰는 게 아니라 나를 정확하게 써야 하는 것이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몸부림 치는 모습을 써야 하는 것이다. 지금을 실천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나를 구원하는 인생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글을 몰고 가는 힘이 좋다. 내년에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보여 주었으면 바람이 크다. 좋은 글로 만나자.
올해에는 이외에도 마지막까지 경합을 다툰 작품이 많이 있다. 어떤 한 점을 좀 높이면 또 다른 한 점이 작품을 낮추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심사위원들의 의견도 서로 맞추기가 어려웠다. 선에 들지 못한 작품들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년을 기대해보자. 내년에 좋은 작품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내년의 금강문학상이 기대된다. 심사위원들은 내년을 또 다시 기다리겠다.
내년에는 이번에 놓친 점들을 여러분들이 스스로 발견하여 좀 더 좋은 글들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년에는 모두들 일취월장, 불쑥 성장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심사위원들은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