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萬華鏡) 내가 자주 지나다니는 한적한 도로변에는 유리가게가 하나있다. 가게 앞까지 크고 작은 유리와 거울들이 세 워저 있는데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초등학교 때 만화경 을 만드느라 동네유리가게를 드나들던 기억이 불쑥 떠 오른다.그 당시만 해도 장난감가게가 별로 없어서 만화 경을 만들어 색종이를 넣고 빙글빙글 돌려 가면서 다양 한 무늬와 상(像)을 들여다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어느날은 눈에 대는쪽 반대편에 작은 유리구슬이 박혀 있고 망원경처럼 생긴 만화경으로 길에 지나가는 사람 들을 보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허공을 붙든다.딸이 보 이는것 같아서, 딸이 사라져버린 거리로 삼촌은 그렇게 매일 나간다. 형태가 바뀌고 변형되는 만화경속의 무늬 와 풍경을 위안 삼아서이다. 천변만화(千變萬化), 즉 “끝없이 변화하다”라는 뜻에서 붙여진 만화경(萬華鏡)생각을 며칠 동안하고 지낸 이유 가 있을 텐데,그저 옛날 생각이 나서 였을까 어쩌면 내 가 어떤 것을 만들고 지웠을 때,어떤 것을보았을 때 거 기에 잠시 아름다움 같은게 깃들어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지 모르겠다. 증식하다, 회전하다, 다채롭다, 변화하다, 비추다 는 동 사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걷는다. 봄이 오기 전에, 새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