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비종파 Barbizon school 화가들
밭에서 일하던 가난한 농부와 아내는 저녁 종소리가 울리자 일손을 멈추고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합니다. 힘들고 고단한 하루를 마치며, 그래도 감사하다고 기도를 드리는 부부의 모습은 참 감동적입니다. 워낙 우리에게 익숙한 이 작품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농민 화가 밀레의 작품입니다. 농민의 삶과 애환을 화폭에 담은 밀레는 '바르비종파'의 대표 화가지요.

Jean-Francois Millet
Angelus
1859
'바르비종파' 는 19세기 중엽에 활동한 프랑스 화가의 집단입니다. 19세기, 복잡한 파리를 떠나 많은 화가들이 자연의 풍요로움이 살아있는 퐁텐블로 숲을 찾아 바르비종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고, 낭만적 풍격이나 통속성이 아닌,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풍경 그 자체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들은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자연을 그렸습니다. 밀레를 비롯해 루소, 뒤프레, 코로, 쿠르베 등이 바로 이 바르비종파 화가들이죠.
바르비종은 원래 파리 근교의 한 마을 이름입니다. 그곳은 퐁텐블로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죠. 1820년경 당시 밀레와 루소를 위시한 많은 화가들은 파리에서의 실패를 뒤로 하고 이 마을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파리에서 사라져버린 자연을 찾아 이곳에 모였죠. 한때 화가 180여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사실 지금도 이 마을에는 이들의 흔적을 찾아 수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어쨋든 이렇게 모인 화가들은 바르비종에서 예술을 이야기하고 자연을 찬앙하면서 자신들 나름의 독특한 화풍을 창조했습니다. 그럼 '바르비종파'들은 누가 있고,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 조금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Jean-Francois Millet
Shepherdess with Her Flock
1864
① 장 프랑수아 밀레 Jean-Francois Millet 1814~75
시적인 정감과 우수에 찬 분위기가 감도는 밀레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바르비종의 대표적 화가인 밀레는 자연풍경보다는 농민들의 생활 모습과 주변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밀레는 파리에서 화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했고, 거듭된 실패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렸습니다. 1849년 콜레라는 피해 바르비종으로 온 밀레는 이곳에서 '농민화가'로서의 자신의 화풍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과 그들의 땀을 먹고 자라는 대지의 산물들을 서정적으로, 경건함으로, 또 어딘지 모르는 종교적 숭고함으로 표현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가입니다.

Jean-Francois Millet
The Gleaners
1857

Jean-Francois Millet
Man with a hoe

Jean-Francois Millet
Peasants Bringing Home a Call Born in thr Fields
1864

Jean-Francois Millet
The Sower
1850
② 테오도르 루소 Theodore Rousseau 1812~1867
바르비종파의 지도자로 불리는 테오도르 루소는 퐁텐블로 숲의 자연의 위대함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자연을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루소는 퐁텐블로 숲 어귀의 풍경을 계절에 따른 빛의 변화와 그 변화에 따른 오묘한 색채를 섬세하면서도 정감있게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속의 주인공은 바로 '자연'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꾸미지 않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그의 풍경화는 살롱에서 번번히 낙선을 했고, 그는 '낙선 대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849년 살롱에 출품한 작품이 1등을 하면서 루소는 바르비종의 진정한 대가로 인정받았죠. 루소와 밀레는 바르비종에서 우정을 쌓았고, 그 둘은 현재 나란히 그곳에 묻혀있습니다. 참, 루소의 작업실은 현재 바르비종파의 미술관이 되어있다고 하네요.

Theodore Rousseau
Under the Birches
1843

Theodore Rousseau
The Village of Becquigny ( may refer to the following places in France)
1857-64

Theodore Rousseau
the Woods at Monts-Girard, Fontainebleau Forest
1852

Theodore Rousseau
③ 장 바스티스 카미유 코로 Jean Baptiste Camille Corot 1796~1875
은회색의 부드럽고 우아한 색조와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카미유 코로의 작품들, 그는 단순한 풍경에도 시와 음악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 위대한 풍경화가 입니다. '서정 시인'이라고 불리는 코로의 작품속에서 잿빛 풍경이 주는 오묘한 느낌, 그리고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은 그저 일부분일뿐입니다. 유복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가업을 이어가던 코로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리국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화가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는 풍경과 빛의 역할과 명암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색채의 명암을 내고자 양감이 풍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코로의 작품은 은빛이 감도는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단지 자연만을 그렸던 다른 바르비종의 화가들과는 달리 코로는 풍경속에 '신화'를 그려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집니다. 저도 모르게 그 풍경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네요.

Jean Baptiste Camille Corot
Memory of Mortefontaine

Jean Baptiste Camille Corot
Orpheus Leading Eurydice from the Underworld
1861

Jean Baptiste Camille Corot
Landscape with Three Figures
1850-1860

Jean Baptiste Camille Corot
paturage dans les marais small
④ 콩스탕 트루아용 Constant Troyon & 샤를 에밀 자크 Charles Emile Jacque
바르비종파에서 동물 그림을 많이 그리기로 유명한 화가는 콩스탕 트루아용과 샤를 에밀 자크입니다. 트루아용은 당시 파리의 인기 사업종목이었던 도자기 공장의 아들로 태어나 넘치는 부유함 속에서 자랐죠. 네덜란드 여행 후, 동물 그림에 심취한 그는 결국 19세기 최고의 동물화가로 자리잡을만큼 동물 묘사는 물론 구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1849년에는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아, 바르비종파 화가 중에서 가장 빨리 출세한 화가로 남아 있죠. 샤를 에밀 자크는 삽화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나, 1840년 밀레를 알게 되었고, 1849년 바르비종으로 이주하여 밀레와 이웃으로 지내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양' 그리기에 몰두하여 '양치는 자크', '양의 라파엘로' 라는 별명으로 불리웠죠.

Constant Troyon
On the Way to the Market
1850

Charles Emile Jacque
Spring time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