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애의 말로는 삼국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극적이고 억울한 최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촉한을 멸망시킨 일등 공신이었으나, 동료의 시기와 황제의 의심을 받아 **자신의 군대 안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 1. 비극의 시작: 오만함과 불신
촉한 정벌 이후 등애는 스스로를 **'개국공신'**이라 여기며 지나치게 자만했습니다.
* **독단적인 행보:** 촉의 황제 유선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뒤, 조정의 허락도 없이 독단적으로 인사를 배치하고 정치를 행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촉 지역의 왕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비쳐졌습니다.
* **종회의 시기와 모함:** 등애의 공적을 시기하고 그를 라이벌로 여겼던 **종회**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종회는 위나라 조정(사마소)에 "등애가 촉 땅을 차지하고 반란을 꾀하려 한다"는 내용의 거짓 보고서를 올리고, 등애가 보낸 보고서의 문구를 조작해 사마소를 격분하게 만들었습니다.
### 2. 체포와 호송
* **사마소의 의심:** 사마소는 처음엔 믿지 않았으나 종회의 지속적인 모함과 등애의 독단적인 행동이 겹치자 결국 등애를 반역자로 규정했습니다.
* **체포:** 사마소는 종회에게 등애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등애는 아무런 의심 없이 명령을 받아들여 자신을 체포하러 온 감군(監軍) 위관에게 순순히 잡혔습니다. 촉 정벌의 영웅이 한순간에 죄인이 되어 사슬에 묶여 낙양으로 압송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 3. 참혹한 최후: 종회의 계략
등애가 낙양으로 끌려가던 도중, 이번에는 **종회 자신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죽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종회의 난).
* **억울한 죽음:** 이때 등애를 체포했던 위관은 종회의 난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을까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등애가 다시 복권되어 자신을 해칠까 두려워하여 **등애가 낙양에 도착하기 전에 그를 죽이기로 결정**합니다.
* **살해:** 위관은 부하들을 보내 압송 중이던 등애와 그의 아들 등충을 기습하여 살해했습니다.
### 4. 역사적 평가
* **토사구팽의 전형:** 등애는 위나라의 가장 큰 숙원인 촉 정벌을 성공시킨 영웅이었으나, 정치적 감각이 부족하여 권력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특히 종회의 교활함과 위관의 자기 보신적 판단이 맞물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입니다.
* **훗날의 복권:** 세월이 흐른 뒤, 사마염(사마소의 아들)이 진나라를 세우고 난 뒤에야 등애의 억울함이 인정되어 명예가 회복되었습니다.
등애는 **"천하를 통일하는 최고의 공을 세웠으나,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자신의 손으로 멸망시킨 나라의 땅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명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촉 정벌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세우고도 이런 말로를 맞이했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