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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문화 칼럼니스트 김승국]허구한 날 정쟁으로 국민은 마음 둘 곳이 없다
답답한 세상이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힘겹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도 국민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어려워진 경제를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머리를 맞대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국민을 둘로 나누고 허구한 날 싸움질에 몰두하고 있어 국민은 마음 둘 곳이 없이 헛헛해지고 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상처투성이의 우리 국민은 어디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야 할까. ‘죽을 놈은 죽고, 살 놈은 살아라.’라는 ‘각자도생’하라는 아주 무책임한 태도로 국민을 대하는 것이 아닌지 울화가 치밀어오른다.
얼마 전 심야시간대에 케이블 텔레비전을 통해 외화 ‘쇼생크 탈출’ 재방영을 보았다. ‘쇼생크 탈출’은 자기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에 갇힌 주인공 ‘앤디(Andy)’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끝내는 탈출하여 결국 자유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감동적인 장면과 대사로 가득한 명작 중의 명작이었다.
그 중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기지와 지혜로서 교도소장의 신임을 받은 주인공 ‘앤디’가 교도소 내 도서관 소장 도서를 늘리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여 마침내 주 의회로부터 마침내 소정의 지원금과 함께 중고도서와 음반을 받게 되는데, 음반을 정리하던 중 모차르트 작곡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는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The letter of Duet)’을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오페라가 교도소 전체에 울려 퍼지게 하자 모든 죄수는 물론 교도관들마저 온몸이 마비된 듯 모두 꼼작 않고 그 음악에 빠져들어 가던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에 이어진 동료 죄수 ‘레드’의 회상의 대사가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문화예술은 황폐한 삶을 기름지게 하고, 자유와 희망을 꿈꾸게 한다
“나는 지금도 그때 두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는 법이다. 노래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비천한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높고 먼 곳으로부터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우리가 갇혀 있는 삭막한 새장의 담벼락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 쇼생크에 있는 우리는 모두 자유를 느꼈다.”
교도소에 울려 퍼진 모차르트의 음악은 모두가 갈망하는 인간다움, 자유와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다. 예술의 아름다움이 절망적인 상황과 공간 속에서도 사람에게 자유와 희망을 꿈꾸게 한다는 것을 간명(簡明)하게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발발로 세계 경제 침체와 미국의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과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로 우리 경제도 침체가 깊어져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다. 정치지도자들은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품도록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절망적인 쇼생크 감옥 담장 안에 울려 퍼진 모차르트의 음악 같이 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꿈과 희망을 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치지도자들은 문화예술의 숨겨진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우리의 민요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시름과 한을 달래 주었고, 2002월드컵 때의 5박자 박수 장단과 촛불집회 때 가수 전인권의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가 우리를 하나 되게 하였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예술은 이렇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통합의 역할을 한다. 사회 통합의 역할을 하는 장르는 음악만이 아니다.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영화, 드라마, 만화 등도 음악 못지않은 큰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을 산업적인 측면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초예술 기반 구축에 힘쓰라
문화예술은 사회적 통합의 역할 뿐만 아니라 미적 향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과 고독함과 마음의 상처에 치유의 역할에도 큰 역할을 한다. 장기간 경제침체로 상처투성이가 된 국민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예술이다. 전 시대의 산업의 동력이 석탄, 석유, 전기, 지식이었지만 이 시대 산업의 동력은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예술적 감성이다. 미래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예술적 경험은 예술적 감성. 창의력, 그리고 인성 함양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게다가 K-Pop, K-클래식, K-무비, K-드라마 등 문화예술을 통한 한류의 확산에서 보았듯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게 ‘굴뚝 없는 공장’, 즉 산업적 기능을 갖는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K-콘텐츠를 지원, 활용하여 산업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화는 민간 차원에서 잘 해왔다. 앞으로도 잘해 나갈 것이니 국가는 지원만 하면 된다. 정부가 문화예술을 너무 산업적인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대신 K-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기초예술의 기반이 굳건히 구축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중앙 정부나 광역 및 기초 지자체는 문화예술이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 어가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국민의 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진흥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는 것은 밥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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