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조물, 하나님은 창조주!(욥38:1-7, 34-41)
갈등
1. 작가 한강이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최초의 상이기도 해요. 어제와 오늘 뉴스는 온통 한강 작가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날로 자라고 있습니다. 노벨 평화상도 받고, 이제 문학상도 받았으니 앞으로 물리학상-화학상-생리, 의학상-경제학상도 받기를 기대합니다. 4반세기 만에 두 번째 노벨상을 탔으니 또 시간이 가면서 나머지 상들을 한국인들이 하나씩 받으리라고 봅니다. 불가능하게만 여겼던 일들이 하나씩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현실을 경험하는 시대를 사는 복을 저와 여러분이 오늘 누리고 있습니다. 한강의 작품은 제주 4.3 사건과 광주 5.18 등 이 땅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험악한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문체가 딱딱하고 어려워요. 일반인들이 읽기에 쉽지 않습니다. 문학은 허구일 경우가 많은데, 한강은 우리 민족이 겪은 현실적 고통을 문학으로 그대로 옮겨주었습니다. 한강 작가의 문학은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욥의 이야기도 고난과 고통 속에서의 인간의 한계를 그린 시문학입니다. 사람이 당하는 고난과 고통을 배경으로 기록한 문학-시나 소설, 수필 등-은 어렵습니다. 욥기는 시가입니다. 우리 말 번역은 산문체로 되었지만, 히브리어 원문은 시입니다. 성경에서 가장 탁월한 시문학입니다. 작가 한강이 영국과 프랑스, 이태리 등에서 상을 계속 받으며 그의 작품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밤에만 한강의 책이 10만 권이 넘게 주문이 되었답니다.
2. 욥기도 대중화되 시편과 잠언 등에 가려서 그 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다가, 신학이 발달하면서 성경 최고의 문학으로 인정받았어요. 인류의 역사 가운데 가장 신비한 것은 고난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깊은 경험은 고난과 고통에서 이뤄집니다. 오늘 고통 가운데 있는 한 분이,“들어 보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이 어마어마한 통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주께만 엎드립니다.”문자를 받고 저도 앞이 캄캄하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욥기는 1-2장 욥의 고난 이야기 서론을 시작으로 3-37장까지 길게 욥의 고난을 가지고 다섯 사람이 논쟁한 이야기입니다. 형식은 시문학으로 되었습니다.
욥을 비롯한 다섯 명의 논쟁은 욥이 갑자기 고난을 당한 이유가 무엇인가? 였습니다. 욥은 자기는 이런 고난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하였고, 네 명은 욥이 자기들이 모르는 죄를 욥이 범하였기에 하나님께서 징계를 내리신 것이다. 욥이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반박했어요.(신정론, 인과응보 사상) 욥은 끝까지 자신은 하나님 앞에 죄를 지은 것이 없다. 나의 고난은 내 죄와 상관이 없다고 노래했습니다. 이 노래가 3-37장에 다섯 명이 주고받으며 멈추고, 38-41장에 하나님께서 욥에게 임하셔서 말씀하신 이야기입니다. 이것도 역시 멋진 시문학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칠 줄 몰랐던 다섯 명의 논쟁이 멈추고, 하나님께서 이때 욥에게 나타나신 의미가 무엇일까요?
갈등 심화
3. 하나님께서 욥에게 임하셨습니다. 1-2절,“그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우 가운데에서 욥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그때는 욥과 친구들이 논쟁을 마쳐갈 즈음 하나님께서 임하신 때였어요. 하나님께서 폭풍우 가운데 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임하실 때 일어나는 징조를 표현합니다. 출애굽기 19장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임하실 때나, 왕상19장에 호렙산에서 엘리야에게 임하실 때도 천둥과 번개, 지진, 불이 나고, 바람이 지나가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 모든 경우에 중요한 것은 현상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현상은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기 전에 일어났어요. 하나님이 임하시니 준비하라는 sign이었어요. 하나님이 임하셔서 말씀하시니 곧 들으라는 신호였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듯이, 욥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무지한 말로 내 뜻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고 물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다섯 명의 논쟁을 다 듣고 계셨고, 다섯 명 다 틀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4절,“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4. 하나님은 욥과 친구들-인생이 누구인지 알기를 원하셨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누구이신지 알기를 원하셨어요. 욥아 지금부터 내 말을 들어야 하니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으라. 바짝 정신을 차리고 내 말을 듣고 답을 해보라. 내가 세상을 창조할 때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내가 창조할 때에 도량법(설계)-줄 치고 선을 긋고-주추(땅을 받치는 기둥)는 어디에 세우고-모퉁잇돌은 누가 놓았는지 아느냐? 7절,“그 때에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
그때는 창조의 때입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던 때에요. 자연창조 후 자연과 하나님의 아들들-천사들이 기뻐 소리를 질렀던 때입니다. 너는 그때 존재하지도 않았다. 8절-41:34에도 다양한 우주와 하나님의 섭리 이야기를 노래했어요. 34-41절에서는 번개-구름-먼지, 흙덩이-이런 자연의 움직임, 사자들의 먹이를 공급하는 것, 까마귀의 먹이를 마련하는 이야기를 하나님께서 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나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임하셔서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실마리
5. 욥과 네 사람이 욥이 당한 고난당한 일에 대해서 논쟁을 열심히 했습니다. 모두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다섯 명 모두 틀린 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나타나셔서 그것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너희들이 오랫동안 논쟁을 하고 있으나 모두 틀렸다. 너희는 모두 무지한 말로 내 뜻(counsel)을 가리었다. 이제부터 너희는 너희-인생이 누구이고, 내가 누구인지 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욥에게 너는 긴장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말을 듣고 대답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욥에게 말씀하시고 물으신 것은 욥이 한 마디도 대답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의도를 가지시고 욥에게 말씀하시고 질문하셨어요. 세상 누구에게든지 창조 이야기를 하고 물으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창조 때에 존재했던 사람이 누구도 없었습니다. 창조를 기록한 창세기 1장을 반복해서 읽으며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뿐이지만, 그때 일을 알 수 없습니다. 그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처럼 생방송을 하고 또 녹화화면을 볼 수도 없습니다. 요즘 스포츠 경기를 하면서 비디오 체크하는 것이 있어요. 심판에 불만이 있으면 영상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6. 욥은 자신이 답할 수 없는 이야기와 질문 앞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는 깨달았습니다. 자신은 피조물이고, 하나님은 창조주이심을요. 욥과 네 명의 논쟁은 피조물인 우리가 논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라는 말씀이셨어요.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욥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욥은 처음에 긴장도 하고 정신을 차리고 말씀을 들어도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41장까지 말씀이 이어지면서 차차 그가 깨닫고 그의 영적인 눈도 뜨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은 듣는다고 깨달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주셔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듣는 것도, 우리가 현상이나 기적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욥과 네 사람은 고난의 문제를 인과응보나 신정론의 입장에서만 이해했어요. 욥은 내가 죄를 지은 것이 없는데, 이렇게 심한 고난을 당한 것이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네 사람은 아니다. 그럴 리가 없지! 네가 잘못한 일이 없는데 이런 고난이 네게 일어날 수는 없다. 마치 경찰이나 검찰이 죄도 짓지 않은 사람에게 폭행하며 죄를 만들어 자백하게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많이 있어서 너무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7. 욥이나 네 사람은 하나님께서 죄 여부에 따라서만 고난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연단하기 위해서 고난을 주시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창조와 구속의 하나님을 믿는-외에서는 도무지 알지도 못하고 해석되지 않은 말이에요. 욥의 고난은 욥이 죄가 있어서 고난이 임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 가운데 욥과 이후 인류들이 고난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도록 가르치시기 위해 주신 고난이었습니다. 이것을 욥이 깨닫도록 욥이 자기의 한계-피조물로서-를 알게 하고 하나님의 무한하심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9장-나면서부터 맹인이 된 사람 이야기도 같다.
복음 제시
8. 인생에서 최고의 발견은 욥과 같이 피조물로서 자신의 한계성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무한하심을 깨닫는 것입니다. 나는 피조물이고, 하나님은 창조의 주이신 것을 아는 것입니다. 욥이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 속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어요. 자신이 연약한 피조물일 뿐만 아니라 죄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욥이 네 친구들 앞에서,‘나는 죄가 없다고. 나는 죄인이 아니라.’고 거듭해서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만나고 난 후에 그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서보니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또한 죄인인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42:5-6,“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르머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 회개하나이다.”욥이 복음을 경험했습니다. 내 스스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고 하나님께서 나를 잡아주셔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현대인의 성경 번역 6절,“내가 말한 모든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합니다.”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러 오셔서 선포하신 첫 번째 말씀은 막1:15,“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기대
9. 욥기를 읽으며 1-37장까지 읽을 때는 긴장감이 그렇게 들지 않는데, 38-41장을 읽노라면 제 가슴이 뜁니다. 욥에게 하나님이 임하셨고, 그에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너는 피조물이고 나는 창조주임을 알라고 친히 말씀하셨어요. 이 말씀을 들을 때, 성경통독을 두 달에 한 번씩 해나가며 또 욥기를 읽으면 언제나 38-41장이 기다려집니다. 이때는 긴장감과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듣습니다. 마침 금주에 욥기에 이어 시편을 읽고 있습니다. 내게 친히 임하셔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듣고 읽어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이것입니다. 우리는 피조물이고, 하나님은 창조주이심을 알 뿐만 아니라 범사에 인정하고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이것이 욥의 인생의 변화였어요. 욥의 거듭남이었습니다. 욥이 갑절의 복을 받은 것은, 이 경험을 한 후의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갑절의 복만 기다리지 말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교만함이나 자기 확신을 내려놓고 살아가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시다. 또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해나갑시다. 이 시간 기도합니다. 오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이 하나님 되게 하시고, 나는 피조물로서 또 하나님의 자녀로서 합당하게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