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최귀선 다미아노 형제님의 장례미사에 참례하고 있습니다. 보통 일반 미사는 생미사, 연미사, 감사미사 등등 여러 지향을 받을 수 있지만 장례미사는 선종하신 한 사람만을 위한 지향으로 봉헌됩니다. 그래서 특별한 미사이고, 미사에 참례한 사람 모두가 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기 때문에 그 기도의 힘을 믿고 있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됩니다. 유가족분들도 이 기도의 힘을 믿고 주님의 위로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신 기증을 하셔서 고별식 없이 장례미사만 하게 됩니다. 저는 교우분이 선종하시면 유가족, 특별히 상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예식을 합니다. 어떤 분은 장례미사를 원하고 어떤 분은 사도예절만 원하시는 분도 있고 연도만 원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또는 가족들이 비신자가 많아 연도도 원치 않고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엊그제 시신이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해서 연도만 했는데, 부인 수산나 자매님께서 연도 끝나고 한참 뒤에 장례미사 해달라고 하셔서 교우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장례미사를 뒤늦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위령회장님께서는 상주와 제가 통화해서 결정할 수 있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일이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더 기도받고 보내드릴 수 있게 되니 다행입니다. 연옥에서의 시간 개념은 아무래도 이곳과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 중에 있게 되면 그 시간은 참 더디게 갑니다. 어떤 신부님이 교우분들과 식사자리 갔다가 동창 신부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사망미사를 하러 성당에 갔습니다. 친구끼리 나중에 누가 죽게 되면 바로 사망미사를 서로 해주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외출 중에 부고를 듣고 성당에 바로 미사하러 차를 타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교우분이 운전하시고 신부님은 뒷좌석에서 타고 가다가 잠깐 졸았습니다. 그런데 꿈에 이제 막 돌아가신 신부님이 나온 겁니다. 그래서 뭐라고 인사하려고 하는데 그 선종하신 신부님께서 막 화를 내시더랍니다. 며칠이 되도록 왜 미사 안 해주냐고 막 화를 내는 겁니다. 그래서 뭔소리냐고~ 나 너 부고 듣자마자 지금 사망미사하러 가는 길이라고 얘기하니, 연옥의 불이 너무 고통스러우니 한시바삐 자기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겁니다.
아쉽지만 우리 중에 직천당 갈 사람 없을 겁니다. 죄를 지었던 것, 그것이 용서받더라도 죄의 흔적, 즉 잠벌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것을 정화하러 연옥의 불로 단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순수한 하느님의 모상을 회복해서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본인의 선행, 기도, 봉사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이나 친구들, 교우분들이 기도해주고 전대사를 주는 것이 죽은 이에게 아주 큰 공로가 되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한데 모여 한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기도의 힘을 믿고, 기도의 끈을 잡고 최귀선 다미아노 형제님을 위해 정성을 다해 기도합시다. 우리만 믿고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다미아노 형제님도 믿고 희망의 끈을 맞잡고 있으니 정성을 다해 주님 나라로 끌어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최귀선 다미아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첫댓글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아멘 .
아멘...
주님.
죽은 모든이가 평화의 안식을 얻게하소서.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