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남종영 / 판형 142×215mm / 장정 무선 / 쪽수 308쪽 / 가격 21,000원
출간일 2026년 8월 20일 / 분야 인문학 > 교양 인문학 ISBN 979-11-93378-81-6 (03300)
'인류세'라는 벼랑 끝 영토
파국의 상처와 인간-지구의 삶이 뒤엉킨
세계의 균열을 탐사하다
■ 책 소개
닭뼈부터 플라스틱까지,
인간이 쌓아 올린 기묘한 표본들을 헤치며
이 시대의 존재론적 은유가 되어 온 ‘인류세’를 횡단하다
먼 훗날 누군가 오늘의 지층을 파헤친다면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전 세계에서 대량소비 되는 닭의 뼈와 좀처럼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우리가 살았던 시대를 증언하는 강력한 흔적이 될지 모른다.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치킨을 먹지만 살아 있는 닭이 어떻게 식탁 위에 오르게 되는지는 보지 못하고, 매일 플라스틱을 쓰고 버리면서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는 잊고 산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처럼 인간이 만들어 낸 흔적은 넘쳐 나지만 그 생산과 폐기의 과정은 감춰지는 오늘을 ‘범람과 은폐의 시대’라 부른다.
이 책은 닭뼈와 플라스틱이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흔적에서 출발해 인간 활동이 지구의 물리·화학·생물학 시스템 자체를 뒤흔드는 시대, ‘인류세(Anthropocene)’를 탐사한다. 인류세는 하나의 학문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 책 역시 인류세의 파국을 단순히 기후 위기의 다른 이름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인류세의 위기는 “‘온실가스’라는 한 명의 용의자가 저지른 단독 범행이 아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기도 하는, 이른바 ‘다차원적인 곤경(predicament)’이다. 지층과 닭뼈, 플라스틱과 자본주의, 기후 위기와 불평등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 한 명의 범인도, 단 하나의 해법도 없는 인류세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를 따로 떼어 놓는 오래된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 환경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새로운 지질시대의 흔적을 좇는 지질학과 지구시스템과학에서 출발해 생태학과 경제학, 법과 정치,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민주주의론까지 학문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인류세라는 벼랑 끝 영토를 탐사한다.
■ 추천사
“닭뼈와 플라스틱, 이 두 하찮은 사물이 어떻게 한 시대를 증언하는 지층의 표지가 되었는가.”
이 책은 그 물음에서 출발해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드러낸다. 1950년을 기점으로 한 거대한 가속을 통해 인류가 지구 시스템 전체를 뒤흔드는 존재가 되었음을 이 책은 촘촘히 추적한다. 비대해진 사육 닭의 뼈는 인류세 지층의 표지 화석이 되고, 플라스틱은 바다와 토양과 생명체 조직까지 스며든 문명의 잔해로 남았다. 성장은 그만큼의 자원과 에너지,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반드시 동반한다는 진실을 저자는 반복해서 환기시키며 우리 세대가 미래 세대의 몫을 앞당겨 쓰고 있다는 경고로 이어 간다. 지구의 내일을 걱정하는 모두가 반드시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조천호(대기과학자)
“인류라는 생물종과 지구라는 행성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저자는 시간과 공간,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긴 여정을 떠나며 인간과 지구,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값싼 낙관론이나 종말론적 비관 대신, 과학적 통찰과 철학의 깊이를 겸비한 시선으로 정책적 선언의 허와 실부터 풀뿌리 행동가들의 신념, 사라져 가는 동식물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살핀다. 인류세 최고의 입문서이다.
―박범순(KAIST 인류세연구센터장)
■ 저자 소개
글 남종영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성공회대 외래 교수. 영국 브리스틀대학교에서 인간-동물 관계를 공부했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한겨레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다. 북극과 남극, 적도를 오가며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인간과 동물을 기록한 ‘지구 종단 3부작’ 시리즈, 그리고 수족관에 갇혀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한 기사를 쓴 것을 인생 최고의 보람으로 여긴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동물권력』, 『다정한 거인』 등을 썼다. 2023년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저술상을 받았다.
■ 차례
머리말 | 범람과 은폐의 시대
프롤로그 | 인간, 지진을 만들다
1부 인류세, 시작되다
1장 인류세의 우연한 탄생?_새로운 시작 혹은 인류를 향한 경고
2장 거대한 가속_폭주 뒤에 만난 새로운 영토
3장 인류세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시각_① 플랜테이션과 ‘싸구려 자연’의 탄생
4장 인류세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시각_② 8,000년 전 시작된 ‘오래된 야만’
2부 인간의 일, 지구의 일
5장 가장 외로운 나무가 들려주는 말_잃어버린 빙하기와 신생대 최대의 온난화 사건
6장 흙의 착취, 생명의 연결은 어떻게 끊겼는가_농업과 기후 위기의 치킨게임
7장 흑두루미 고난과 개척의 역사_생물 다양성 감소와 인수공통감염병 그리고 제6의 파국
3부 닭뼈와 플라스틱
8장 인류세 부결 사건의 전말_왜 지질학자들은 반대표를 던졌나?
9장 Fake Plastic Tree_범람의 시대에 사라지지 않는 것
10장 내일의 치킨 행성_대가속 생물종이 점령하다
4부 우리에게는 행성적 관점이 필요하다
11장 우주선 지구호와 바이오스피어2_유한함 위에서 무한히 살아가기 위해
12장 가이아와 공생자 행성_생물이 공생하는 인류세의 뉴노멀
13장 행성적 경계와 도넛 경제학_안전한 작동 영역에 머물려면
5부 인류라는 말로 퉁칠 수 없는 것
14장 너무나도 중요한 0.47퍼센트의 책임_‘기후 소송’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15장 국제 기후 정치와 죄수의 딜레마_모두의 문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게임
16장 우리는 지구를 길들일 수 있는가?_가이아 2.0에서 만난 윤리적 난관
17장 사물의 의회가 개원했습니다_비인간을 위한 민주주의
에필로그 | 미래는 천국도 지옥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