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TV가 화면이 시꺼멓게 됐다가 또 어떤 때는 제대로 나왔다가를
반복했다. 나는 TV를 거의 보는 경우가 없지만 집사람은 9시뉴스도 보고
명화극장 등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나는 종이 신문이나 인터넷으로 여러가지 신문 뉴스를 볼 수 있으니 구태여
TV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고장난 TV도 같은 테니스클럽회원이 자기 아들이 세것으로 교체해 주더라고
버리는 것을 얻어야 한 5년간이나 잘 사용해온 것이다.
나 혼자 같으면 차라리 TV 없이 사는 게 좋겠다 싶었으나 안 사람의 유일한 낙이
영화보는 것이라니 입김을 무시할 수 없어 새것을 사게 되었다.
고장난 TV를 내다 버리는 데도 처리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폐가전제품 수거업체가 있어 연락하면 약속된 날짜에 가져 간다고 했다.
페가전제품 수거업체에서는 수거하여 그 속에서 금을 빼 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TV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배를 타면서 미국에 가면 '2nd hand store'(중고품가계)에 가서 헌 TV를 사왔다.
한국에 입항하여 통관해서 팔면 술값이 나왔다.
일본 가면 가정에서 헌 TV를 집앞에 버릴려고 내어 놓은 걸 주인에게 버리는 것이냐고 물어보고
버리는 것이라면 치워주겠다고 하고 배에 싣고 와서 우리나라에서 팔았다.
월남전이 한창 일 때 군인들이 월남에서 TV를 제일 많이 사왔었다.
나중에는 티켙을 갖고 와서 한국에서 교환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일찍 TV가 제일 많이 보급된 지역이 진해였다.
당시 인기 드라마 '여로'를 방영할 시간에는 TV 판매 대리점 앞에 구경꾼들이 줄을 서서 보기도 했었다.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들은 이웃에서 버리는 오래된 냉장고를 얻어와
냉장고를 두 대씩 두고 한 대는 김치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김치냉장고가 나오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김치 냉장고가 따로 필요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아마 일본에서 사용하던 재일교포들의 생활방식에서 힌트를
얻어오지 않았을까 싶다.
폐가전수거업체도 연락만 주면 공짜로 치워주고 자기들은 그 속에서 금을 캐는 산업이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멀쩡한 것들도 버리는 세상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