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서점에 나가 수많은 책들을 구경했고 사고픈 책들도 너무 많더군요.
많은 책들을 사고싶었지만 너무 많아 이번엔 그냥 나오려 했을때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책 한권을 마딱뜨렵네요.
<전신 조훈현--나는 바둑을 상상한다 >
서서 30분 가가이 읽었습니다.
이 책은 안사도 조훈현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 있겠지 싶어서
가능한 흥미로운 부분만 읽고 싶었죠.
그런데...도저히 참을수가 없더군요.
보고픈 부분들이 너무 많았고 이렇게 좋은 책을 안사고 버틸 재간이 없었습니다.
밤을 새면서 보고 말았네요.
아, 난 인간 조훈현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바둑을 처음 배울때, 이미 그는 일인자였습니다.
대학선배들이 김인의 인품이나 바둑을 칭찬할때에도
전 조훈현 이외는 알지도 존경하지도 않았지요.
그는 너무도 강해서 거대한 우상이었음에도 한국바둑의 발전을 위해선 타도의 대상이기도 했지요.
저 역시 이창호와 유창혁의 등장을 진심으로 환영했고 그들을 응원하게 되었네요.
난 사실 조훈현을 여러모로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바둑 기풍만 빼고 말이죠.
그의 바둑은 재밌지만 난 그를 존경까지는 할 수 없었어요.
성격이나 인품만으론 이창호가 더 거인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바둑만은 오랫동안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의 책을 읽노라니 인간 조훈현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한없는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오더군요.
제가 많은 바둑책을 보았고, 또 앞으로도 볼 것이지만
이처럼 인상적인 좋은 책은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잡고 다른 일들은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날밤을 새며 책을 읽는 재미를 얻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그를 새롭게 발견하고 좋아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가 있네요.
역시, 개인적으로 나와 많이 닮았고 유사하다는 점.
책을 그토록 좋아하고 말이나 글도 참 좋다는 점.
바둑만 거인인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세계관도 거인이라는 점.
(그의 바둑은 그만의 상상력과 인감됨으로부터 나오더군요.
바둑의 거인은 인간적으로나 세계관으로도 거인이라는 생각. )
승부사로서 얼마나 힘든 고비와 고통들을 이겨내왔는지
인간적인 연민도 많이 생기더군요.
천재의 자질만이 그의 모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간 조훈현의 면모를 볼 수 있었기에 참으로 기뻤고 행복했네요.
유학시절 얘기, 아내 정미화와 가족 얘기, 그의 취미들 재밌고 인상적이었네요.
책 게임 등산 담배... 모두 깊은 인상으로 다가왔지요.
공감되는 부분이 참으로 많았고 저도 등산을 해보고 싶더군요.
외조카 김종서씨의 글들도 너무 좋더군요.
난 바둑기풍으로 이창호나 유창혁의 바둑이 더 매력적인게 아닐까도 싶었지요.
깊이와 심오함에서 그들에게 매력이 더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조훈현만의 자유지향은 다시 보기 힘든 소중한 기풍이라는 생각이 일더군요.
생각할수록 그만의 자유로움을 흉내낼 기사는 흔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제 기풍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보고 싶더군요.
자유와 창의성이야말로 바둑이 줄 수 있는 큰 가치라는 깨달음이 있었네요.
바둑을 즐기면서 창의성과 생동감을 안을 수 있다면 참으로 유익한 취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가 꿈꾸는 바둑계의 미래상이 많이 궁금했고 성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얼마전 타이젬에서 첫 바둑을 뒀습니다만, 이제 그 사이트를 애용할 것 같습니다.
<전신 조훈현> 잊을 수 없는 책이요, 잊을 수없는 인물 조훈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 강추드리고 싶습니다.
나도 바둑을 상상해보고 싶다 !
그리고 내 꿈과 내 희망, 내 미래를 상상해 보고 싶다 !
2004 10 23 토 밤 9:35
산책시간.
첫댓글 아직 안샀는데 꼭 사고싶네요..
저도 그 책 봤어요... 감명깊게 읽었어요... 담배 좀 덜피고 술 한잔 덜마시고 책을 읽음으로해서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잘 고르면... 참으로 유익할수도 있겠죠?
라밤바는....녹번동에 있는 단란주점 이름인뎅...
아 읽구 싶네여..
저두 봤는데요. 88년 응씨배떄 이야기가 감동적이더라구요.
저두 사서 봐야되겠넹 평소에 읽고 싶었는데...........
여러님들 반갑습니다. 전 실전 바둑이라 행마는 좀 하는데 사활이 약하죠. 다세포님이 사활쪽에 일가견이 있던 것 같더군요. 저도 중급자 공부방 들려 틈틈히 사활공부 해보고 싶습니다. 명색이 오로 5단이 사활책 한권 안보고 방내기를 했으니..^^ 폭풍님, 여러분들 반가웠어요--^^
바둑칼럼 쓸거리는 있는데 시간이 안나네요. 일주일부터 고민하고 있는데..언제쯤 써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