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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마엔 백작가의 호위기사단중 한명인 헤보만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머리의 고통과, 또한 자신이 어린 소녀에게 장렬히 패했다는
치욕감과 황당함에 칙칙한 회색의 개인침실에 처박혀 하루하루를 지끈지끈한 고통과 함께 보내고 있었다. 이틀전의 그 사건 이후로
다시는 검을 훔치러 가지 않은 헤보만과 그의 친구 보레반은 이미 장식품이 되어버린 여덟자루의 청동검과 3벌의 갑옷이 전재산이
었다. 시루니엘궁의 경비원전용 검은 황궁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만 시종들에게 관리되기 때문에 헤보만이나 보레반같은 양
아치들이 시종들을 협박해서 훔쳐오기도 한다. 그렇게 모은 검들과 갑옷들은 팔아버리는데 소장하다가 걸리면 그날로 목이 썰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동갑옷과 검은 시루니엘궁의 경비병들만이 착용할수 있는 것이라서 쉽게 발각되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도록
상점에 조금씩 팔아넘겨 한몫 보는게 좋다. 여느때처럼 그때도 어두운 뒷건물에 가 소년시종 두명을 협박하고 있었는데, 저기 멀리
시루니엘궁쪽 정원에서 인영이 하나 보였다. 들킨것같아 심장이 철렁거리는것을 느끼며 인영이 일렁이는 곳을 돌아보았는데,
그곳엔 어린 소녀가 있었다. 안심하고 조금 놀아줄려고 다가가니 눈빛에 흉흉한 살기 비슷한것을 품고 있었다. 어린 소녀가 이런
살기를 내뿜을수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지만 허세라고 생각하고 그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에게 다가가보니 머릿결이 은은한
백금색이었다. 비행소년, 소녀들이 도도하고 아름다운 리나 시루니엘 헬베카 황녀의 머릿결을 따라하는것은 시루니엘 궁 안의
시녀들에게 많이 있는 일이기에 별로 놀라진 않았다. 이제야 겨우 16에서 17살정도 되보이는 소녀는 상당히 작은 체구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 선도 상당히 갸름한게 꽤 미소녀일것 같았다. 천천히 다가가니 무서웠는지 굳은 몸에 꿈쩍도 하지 않는
소녀. 조금 귀여워서 한번 피식 웃어보인 후 몇번 말을 건게 화근이었다. 어느순간 멱살이 잡히더니 그대로 석회석 벽에 박혀버렸다.
머리부터 처박혀서 그런지 서서히 찾아오는 고통, 그리고 아득해지는 정신. 빨간 물체가 눈에 적셔들었다. 눈에서 느껴지는
따끔따끔한 기운과 함께 눈을 감았다.
눈을 떠보니 느껴지는건 머릿쪽에서 느껴지는 정신이 아득해질만한 고통과 피에 젖은 벽돌 산책로였다. 예상보다 피가 별로 나질
않아서, 엄청난 고통만 있을뿐 그다지 쇼크는 먹지 않았다. 자신의 동료 보레반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한번 돌아보았다.
... 처참했다.
갑옷은 전부 뜯겨 분해되었고, 배의 중앙엔 시퍼렇다못해 검은색같아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멍이 보였다. 어찌 보면 헤보만의
부상이 덜하다고 할 수 있었다.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본능적으로 그의 손을 잡고 질질 끌었다. 아직도 띵한 머리가 들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질질 끌다가 갈색 머리칼의 소년들에게 말을 걸고 있던 그 문제의 소녀가 살기 가득 담긴 은빛 눈동자로 돌아보았다.
한번 더 맞을것만 같아 오금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결국은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소녀는 잠시 살기어린 은빛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한참동안 그곳에서 그렇게 멍하게 앉아있다가, 소녀가 간것을 깨닫고 재빨리 보레반을 개인
침실 안으로 옮겼다. 한참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은색 눈동자는 리나 황녀에게만 있는 눈동자 색이었다. 하지만 이제와 한탄
해봤자 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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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귀여워라 "
막상 아이들을 씻겨놓고 나니 흰 피부와 똘망똘망한 눈이 정말 인형같이 귀여웠다. 한입 베어물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이목구비가 나의 모성본능을 자극하고 있었다. 내 눈빛이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눈웃음을 살짝 지어보이는것도, 볼을 타고 붉어지는
홍조도 모조리 사랑스러웠다. 결국 여자의 본능 [?] 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들을 큰소리로 껴안아 버렸다.
" 꺄아아악 - 너무 귀엽잖아! "
" 흐억 "
" 켁 "
하지만 지금 아이들의 신음소리따위가 들릴리가 없었다. 너무나도 귀여운걸 어쩌란 말인가! 아무래도 이녀석들, 내 인형이 되어
줘야 겠다.
" 이봐들! "
" 케엑... 네...? "
" 네? "
나를 호기심에 찬 눈길로 바라보는것도 어찌나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그 갈색 눈동자를 뽑아다가 [!!] 보석상자안에 넣어서 [!!!]
하루하루 깨끗이 닦으면서 [!!!!] 전시해 주고 싶었다! [!!!!!] ... 아, 이건 좀 잔인하군.
" 너희들, 내 보좌관이 되라! "
" ...네? "
" ... "
아이고, 조금 놀랐나보네. 아예 말을 못하는 녀석도 있으니... 뭐, 많이 놀란건가. 하긴 시종에서 황녀의 보좌로 신분 급상승을 하니,
아주 놀랐겠지... 후후...
" 지...진심이에요? "
" 와... "
아무렴. 진심이 아니면 뭐겠니.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자 조금씩 올라가는 입꼬리가 상당히 귀여웠다. 곧있어 살인적인 눈웃음-
" 헤헤... "
" 와... "
그렇게 좋니. 하여튼 이 아이들의 순수함이란 정말 옥의 티도 없이 깔끔했다. 정말 내 보좌관들로 삼는다면 나중에 정말 심심할일
없을것 같았다. 일단, 나이부터 알아야겠지?
" 얘들아, 나이가 몇이야? "
" 응... 10살! "
" 11살! "
아, 나이가 다르구나. 새삼스레 깨달은 또다른 사실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이들에 볼에 있는 따스한 홍조가 맘에 들었다. 순수한
갈색 눈동자도 마음에 들었다. 정말 마음에 쏘옥 - 들었다. 아이고, 이 귀여운 자식들. 나중에 크면 여심을 불태우며 다니겠는걸.
" 응, 이름같은거 있어? "
황궁 내에서 자란 시종들은 이름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름을 불러주는 귀족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시종들이나 메이드들
사이에서 가명을 만들어 쓰곤 한다. 이 아이들도 그런 부류인지 이름이 있냐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슬픈 눈동자를 지어보였다.
왠지 조금 안쓰러워보여서 이름을 지어주기로 결정했다. 음... 어떤 이름이 좋을까나?
" 그럼, 이 누나가 이름을 지어주지 "
" ...? "
" ...! "
충격을 받은듯 오묘한 표정을 짓는 두 아이들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응? 이름을 지어준다는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다가 조금씩 올라가는 아이들의 입꼬리에 '그럼그렇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을뿐...
" 우왕!! 우리 황녀 누나 생겼어!! "
" 황녀님이 누나래!! 우와!! "
아... 얘들에게는 누나라는 호칭이 더 감격스러웠나보다. 새삼스레 신분제도의 차이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좋아하던
아이들은 조금 지쳤는지 웃는 얼굴로 바닥에 털썩 앉았다. 귀여워보여서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있었는데,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조-은 이름.
" 아테룬 어때? 햇빛이라는 뜻의 고대어 "
" ... 아테룬? "
내가 이름을 말하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귀엽게 고민하는 아이들 - 아아 - 귀여워라. 정말 한번 깨물어버리고 싶어 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녀석들은 인간. 인형이 아니다. 참자, 참자...
" 좋아요! "
" 좋아요 누나! "
아... 누나라는 호칭이 이때는 이렇게 좋은줄도 모르고.. 오늘 여러번 천국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나였다.
" 그.... 그래? 좋다니 다행이네. 그러면... 너는... 음... "
같이 찾았으니 비슷한 이름을 지어주는게 좋을것 같아서 꽤 남성적인 이름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또다
른 이름.
" 휴미넨! "
꽤 괜찮은 이름 같았는데 이번엔 조금 성에 안찬다는듯한 얼굴을 하는 아이들. 조금 당황해서 왜그러냐고 물어보자 10살이라던
소년이 말했다.
" 조금 남자같잖아요 "
" 왜...? 싫어? " 남자가 남자같은 이름을 가져야지, 암.
" 당연하죠! 여자가 남자같은 이름을 가지면 얼마나 이상한데! 전 여자같은 이름이 좋아요! "
... 뭐라고? 조금 황당해서 [사실은 뭔말인지 몰라서] 11살의 아테룬을 보자 맞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테룬이었다. 더 황당
해져서 아이의 얼굴을 살살 뜯어보니, 정말 군데군데 여자같은 골격이나 각선미가 있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가슴이 없고, 게다가
남자 옷을 입고 있었으니 헷갈리는것도 당연하지. 새로 안 충격적인 [?] 사실에 멋쩍은 웃음만 날리던 나는 다시 여성적인... 이름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음....뭐가 있을까...
" 아! "
다시 손가락을 튕기며 뭔가가 생각났다는듯 말하자 아이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후훗... 기대하시라...
" 루나...? 달빛이라는 뜻의 루나. 어때? "
아이들은 조금 생각하는가 싶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 좋아요! 아자! 내이름은 루나! "
" 내이름은 아테룬!! "
" 누나, 고마워요! "
" 네, 누나! "
... 조금 황당하네. 아까까지 여자라고 하던 놈... 아니 년이 왜 이제와 누나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아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 저기, 루나. 여자라면서 왜 나한테 누나라고 그래? "
" 원래 그러는거 아니었어요? "
" 맞아 "
졸지에 더 황당해진 나는 먼산을 바라보며 어찌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았다. 결국 일단 해보고 보자.... 결론은 그거였다.
" 음, 루나는 나한테 언니라고 해야 해. 알겠지? "
" 네! 알겠어요, 언니! "
아이고, 이 귀여운 것들. 보들보들한 귓볼을 살살 문질러주자 볼에 홍조를 띄우며 좋다고 웃는 아이들. 아아- 순수하다. 순수해.
" 그럼, 말놔 "
" 응! 알겠어! "
" 알겠어 누나! "
그... 그렇다고 바로 놓다니. 하지만 이 아이들 덕에 신분의 벽이 조금은 허물어진듯한 느낌이었다.
" 그럼 우리 귀염둥이들... 언니랑 놀자! "
" 엑, 언니가 아니라 누나... 아악! "
" 꺄아아악~! "
언니가 아니라 누나라고 수줍은 반박을 하려던 아테룬은 나의 간지럼 공격에 눈물까지 흘리며 항복을 선언했고, 얼마 가지 않아
루나도 항복 선언을 했다. 정말 즐거운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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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지난 뒤, 한참을 놀던 나는 결국 지쳐서, 뿌듯해보이는 유모에게 따뜻한 음료수 3잔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뒤, 아이들을
침대에 뉘었다. 침대가 편한지 안에서 꼬물거리며 졸린 눈을 껌벅이는게 정말 귀여웠다. 참지 못하고 아테룬의 귀를 살짝 깨물자
예민했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루나에게도 같은걸 했으나, 별로 예민하지 않은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쇄골과 목 사이를 살짝
터치해 주었다. 금방 부르르 떨었다. 이제 둘의 성감대를 알았으니 더 재밌게 놀릴수 있겠지. 실험의 결과[?]에 만족하며 유모가
가져다준 음료수 세잔과 과자를 받고 [이때 루나와 아테룬은 고맙다고 인사했다] 맛있게 먹은 뒤 침대 속에 들어갔다. 벌써 7시가
넘어가고있었다. 아이들은 아까 놀아서 피곤한지 연신 하품을 해댔다. 아이들을 품에 끌어안으니 금방 고른 숨소리가 들리며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었다. 이때 유모가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 아... 황제폐하께서 연회에 초대를 하셨습니다. 뒤늦게 초대장이 왔는데... 내일 가야 해서... "
유모의 말에 나는 적잖게 놀랄수 밖에 없었다. 초대라니? 하긴, 이미 완쾌된건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내일이라,
기다릴 필요도 없겠다. 알겠다고 간단히 대답한 뒤 유모가 나가자 한 30분쯤을 기다렸다. 유모가 유모전용 침실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을 잘 두고 이불을 덮어준 뒤 이마에 살짝 키스를 해주었다. 바로 침대에서 나와 조금 쓸쓸해진 몸을 가다듬고
두꺼운 흰색 로브로 갈아입었다. 보온이 잘 돼서 그런지 상당히 따뜻했다. 그리고 창문에서 나와서 창문을 닫은 후 바로 점프했다.
커튼이 밤바람에 잠깐 휘날렸다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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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쪽은 M!
첫댓글 M 오옷!! 빛이 판타지 이름도 잘 쓰는걸~ 잘봤어!!
후훗 내가 한이름 하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빛이 오타?ㅋㅋㅋㅋㅋ
오...오타일걸... 아마... [고개돌리기]
ㅎㅎㅎㅎ 잘보고가요~~~^^
네~ 잘보고 가셨다니 다행이네요